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와 함께 2010년대 초반 일렉트로닉 팝의 한 축을 담당했던 케샤는 기대에 못 미친 소포모어 이후 긴 시간 휴식기를 가지며 숨을 골랐다. 참았던 호흡을 터뜨리듯 발매한 3집 < Rainbow >를 통해 케샤는 화려한 글리터로 치장한 팝스타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아티스트로 변화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임팩트를 이어가지 못한 4집 < High Road >가 다시 흥행에 실패하며 그는 계속해서 엇갈리는 세간의 평가를 감내해야 했다.
‘Tik tok’과 ‘We r who we r’을 함께 작업한 닥터 루크 무고 사건과 맞물려 커리어가 파도를 타고 있음에도 진화의 몸부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Fine line’과 함께 발매한 싱글 ‘Eat the acid’는 팝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이전에 비해 대중성을 비껴간 구성과 사운드로 온전히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나간다. 강한 보컬 이펙트와 장르 본연의 매력에 집중한 전자음은 거듭 단점으로 이야기되어 왔던 가창력 부재라는 단점을 덮고 청각적 쾌감을 더해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새로운 시도를 비교적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최근의 팝 시장에서 취할 수 있는 영리한 생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