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과 함께 돌아온 노르웨이 출신 듀오가 어느 때보다 반갑다. 12년 만에 네 번째 정규 앨범 < Peace Or Love >의 발매를 예고했고 잔잔한 포크 발라드로 기다림에 목말랐던 팬들의 갈증을 달랜다. 거뭇하게 자리한 턱수염이 공백기의 흔적을 느끼게 하지만 두 중년 남성의 간드러지는 하모니는 여전히 포근하다.
명확한 후렴구는 없지만 이 역시 ‘편리 왕’ 특유의 문체. 커피 광고 속 나른한 오후의 풍광을 그려냈던 ‘Mrs. cold’처럼 그들의 음악엔 항상 여유가 흐른다. 우쿨렐레가 이끄는 따스한 선율 위에서 바이올린과 비브라폰은 경쾌함을 더하고 기타를 따라 오르내리며 속삭이는 보컬은 40대 후반의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감미롭다. 미니멀하게 구성한 북유럽 감성의 힐링 트랙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