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엑소의 일원에서, 8년 만에 내 이름을 건 솔로 작을 냈다. 그간의 기다림을 양껏 펼치기엔 다소 적은 수록곡의 EP를 들고 왔지만 예열로는 충분. 사랑을 중심으로 써 내려간 다양한 스토리가 매끄러운 완급조절을 만나 준수하게 다듬어졌다.
타이틀 ‘음’의 가장 큰 승리는 안정적이라는 데에서 온다. 밀고 당기는 간결한 사운드 아래 이렇다 할 효과음도 없다. 곡 자체가 어렵지 않고 쉬운, 그럼에도 귀에 잘 감기는 선율을 갖고 있고 이게 무엇보다 카이의 중저음 보컬과 잘 섞인다. 뮤직비디오의 하늘색 상의, 빨간 바지 등 흔히 여성복으로 여겨지는 옷들과 절제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퍼포먼스에서 언뜻 같은 소속사의 태민이 스치기도 한다. 연상됨은 연상됨일 뿐. 곡은 홀로서기를 시작한 그의 탄탄한 스타트라인이다. 소화력과 표현력의 조화, 그리하여 안정적인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