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라드계의 적자(嫡子)도 때로는 청량해지고 싶다. 시린 겨울로 대표되는 정승환이지만 이번 싱글 ‘에필로그’는 분명히 봄 혹은 여름이다. 애절하기보단 애틋하다. 청춘의 사랑이라는 소재의 영향도 있겠으나 주요한 것은 역시 이전과 같은 발라드곡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우리(優里/Yuuri), 아이묭 등 얼터너티브 록 계열의 J팝 형식을 차용하며 기존의 발라드 문법에서 벗어나지만 크게 어색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장르 특유의 서정성과 전진성이 정승환의 뚜렷하고 안정적인 보컬에 어우러지며 나름의 설득력을 갖추는 모습이다. 20대를 마무리지으며 스스로의 청춘에 보내는 송가. 군 입대 전 마지막 곡이기에 더욱 아련하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