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하와 얼굴들을 졸업한 장기하는 고민에 빠졌다. 음악적 방향성에 관해 많은 생각이 오갔을 것이다. 밴드 편성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그간 장얼이 줬던 신선함의 선도를 유지할지에 관한 고심. 에세이< 상관없는 거 아닌가? >를 거친 휴지기 끝에 내놓은 ‘부럽지가 않어’ 속 어리둥절한 사운드는 절차탁마의 정체성을 재확인했다.
‘부럽지가 않어’가 담긴 EP < 공중부양 > 이후 약 1년 만에 내놓은 싱글 ‘해’는 밴드 음악으로 회귀했다. 영미권 펑크(Punk)와 포스트 펑크에 1970년대 한국 사이키델릭 록을 섞은, 영향을 밝혀온 장르들을 향한 오마주와 같다. 템포 변화에 기타와 키보드의 유니즌 등 곳곳에 포인트를 준 편곡은 밴드 포맷의 강점이다.
‘해봤어?’, ‘할래?’의 리듬감과 언어유희는 장얼 시절 ‘ㅋ’와 ‘그건 네 생각이고’를 상기하고, 자유로운 상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핀포인트 하나로 곡을 꾸려나가는 장기하의 스토리텔링은 함께 발표된 직선적 펑크 록 ‘할건지 말건지’와 연결된다. 장얼 때 해왔던 음악의 연장선상이지만 곡 자체는 여전히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