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린 계절의 옷을 자주 입었던 그가 청량함을 머금은 여름 기운과 함께 돌아왔다. 기교가 없어 편안한 톤은 안정감을 주고 이전보다 밀도가 더 높아졌다. 무게감이 생긴 보컬은 멜로디와 조화를 이루며 보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그러나 정승환의 노래가 아니라 김동률의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 문제. 피아노 선율 위 스트링이 더해지고 보컬에 살을 붙여 나가는 구성과 점차 쌓아 올리다가 코러스로 터뜨려 웅장함을 선사하는 멜로디에는 정승환이 없다. 방향키를 돌린 것은 좋은 시도이나 의외의 요소로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