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운 건 노래가 아니다’. 모 음원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이 노래의 베스트 댓글이다. 이 한 문장에 임창정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인식이 함축되어있다. 익숙한 발라드 겉모양과 단순한 멜로디, 거기에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고음을 장착하면 노래방에서 가창력을 뽐내기에 좋은 곡이 될 필수 요건을 충족하는 셈이다. 임창정의 음악도 그 지점을 파고들어 좋은 청취감만큼이나 사람들의 그러한 모방성에 뜻을 강하게 둔다.
그 역시 하나의 소구점이 될 수는 있겠으나, 문제는 그렇게 만든 노래가 정작 들을 때의 감동은 옅다는 것이다.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에는 도입부터 끝까지 ‘또 다시 사랑’이나 ‘내가 저지른 사랑’만큼의 감도 높은 선율을 찾아보기 어렵다. 프리 코러스(Pre-chorus)의 빌드업을 거쳐 등장하는 갑작스러운 후렴의 초고음은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차트에서 패배했던 작년 정규작과 달리 순위권에 진입하며 성적에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이러한 진부한 작법이 지속되는 탓에 발라드 음악에 등을 돌리는 사람도 많아졌다. 지금 가요계에는 과잉 없는, 세련된 사랑 노래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