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후반부터 드라마 OST와 솔로 앨범 < 백합은 순수를 잃었다 >를 비롯해 보컬과 프로듀싱 분야에서 꾸준히 작업물을 선보였던 김태환의 프로젝트 밴드 글렌이 4년 만에 복귀를 알린다. 20년 전 녹음했던 데모를 새롭게 편곡한 신곡은 최신 가상악기 스트링 소스와 멜로트론을 가미해 세월의 간극을 최소화했다. 웅장한 분위기의 아트 록적인 면모를 갖추고 향수를 자극하는 록 발라드의 전형은 온전히 유지한다.
콘셉트에 몰두한 곡명과 가사에서 드러나듯 글렌이 지향해온 ‘시네마틱 록’의 방향성만큼은 여실히 묻어난다. 그럼에도 애절한 보컬 스타일과 화려한 기타 솔로에서 느껴지는 과거의 잔향들은 현시점에서 진부하게 다가오는 전개와 구성이다. 분명 재녹음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거친 곡이지만 시대를 역행하는 어두운 메탈 음악이 그리운 사람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