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관록이란 수식이 몸에 뱄다. 곡 진행 내내 코드를 읊어가는 밴드의 함성은 공연 한가운데로 청자를 들여와 몰입도 높은 현장감을 선사하며, 마디마다 호흡을 끊거나 후반부에 스트링 세션이 가담하는 악곡 구성은 경쾌한 리듬감까지 부여한다. 풍성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수놓은 5분의 정면 승부다.
진심을 써 내린 멤버들의 노랫말 또한 진취적인 울림을 퍼뜨린다. 꿋꿋하고 슬기롭게 자신의 길을 헤쳐 가자는 외침은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찬 용기를 북돋우고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룹을 지탱해 온 서로를 다독인다. 각지에서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지금, 에프티 아일랜드의 오랜 과거와 찬란한 미래를 동시에 쟁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