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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피알 이안(DPR IAN) ‘Peanut butter & tears’ (2023)

★★★☆
그의 음악엔 판타지와 드라마가 있다.

평가: 3.5/5

그의 음악엔 판타지와 드라마가 있다. 비주얼 디렉터로 닦은 감각이 음악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연출과 기획, 편집에도 능통하다. 잘 짜여진 각본에 아름다운 미장센마저 돋보인다.

‘Peanut butter & tears’는 달달한 멜로나 로맨스가 아닌 오히려 스릴러에 가까운 성장영화다. 이 노래는 달콤한 버터가 눈물로 변해가는 과정, 그러니까 성장통을 담았다. 뮤직비디오에선 두려움에 떨던 소년이 청년으로 자라고, 노랫말로 몇 년동안 계속 ‘이’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그리고 배경은 사춘기처럼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며 “I can’t control all of my fears (나의 모든 두려움을 통제할 수 없다)”고 괴로워한다. 음악은 참기 어려운 고통을 노래하고, 아티스트는 그 괴로움을 그대로 사운드로 뽑아냈다.

그동안의 작업이 압도적인 블록버스터였다면 이번 신작은 조금 더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전작에 비해 스케일은 작아졌지만, 밀도는 높아져 몰입도가 커졌다. 성장통은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지만 당사자에게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이 노래를 듣는 동안에는 잊고 지냈던 고통이 지끈지끈 찾아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