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디스토피아’마저 쇠락하고 사회를 지탱하는 모든 것이 무너진 종말의 세계, ‘아포칼립스’ 3부작에 돌입한 드림캐쳐의 최근 핵심 악기는 바로 기타다. 문명의 상징인 전자음의 비중을 줄이고 인간미를 대동한 강렬한 록 사운드로 재건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강한 디스토션 효과와 메탈 풍의 ‘Maison’과 ‘Vision’이 그 현장을 묘사했다면, 서사의 마무리를 장식하고 희망찬 미래를 그리는 ‘Bonvoyage’의 걸음은 한결 가볍다. 쨍한 선율과 잔잔한 어쿠스틱 연출은 본래 어둡던 작풍에 따스한 햇빛을 쬐고, ‘Sleep-walking’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공격적인 브레이크비트는 기존의 용법과 달리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코어적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통해 신선함과 대중성을 부여했다.
하이라이트 전후로 등장하는 보컬 배분이 그렇다. 지유가 쏘아 올린 사뿐하고 밝은 토스를 유현이 부드럽게 받고, 뒤이어 메인보컬 시연의 폭발적인 성량이 스파이크를 날리는 콤보는 충분히 편안하면서도 분명한 인상을 남긴다. 그룹에 순풍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