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 힙합의 선구자 크루셜 스타는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 ‘감성’을 뗀 한 해를 보냈다. 연초에는 ‘백 마디 말보다 100 bars’로 꾸준한 성찰과 뚝심 있는 랩 정진을 다짐했고, 그 각오대로 하반기 < 쇼미더머니 >에 재도전해 책임감과 묵직한 래핑 실력을 증명했다. 더 큰 무대는 후배들에게 내어준 뒤, 연말에 발매한 ‘Tourist’는 열정과 꿈으로 채운 2022년을 정리하고 그가 다시금 부드러운 아티스트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도한다.
스스로 다져놓은 작법을 능숙하게 따라간다. 잔잔한 기타 선율 위에 올라탄 랩이 부드러운 청취를 이끌고 노래로 연결되는 후렴구가 자연스럽게 편안한 감상을 이어받는다. 긴 경력만큼 싱잉 랩의 조화가 안정적이지만, 밋밋한 톤을 뒤집을만한 멜로디 라인과 킬링 포인트는 부재하다. 여행지로 나열한 각운은 평이하고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보컬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년 동안 ‘열일’한 방랑자가 잠시 친숙한 휴양지에 들러 몸을 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