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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쿨러 ‘제임스’ (2023)

★★★★
유행의 최후방에서 영원히 울려 퍼질 송가.

평가: 4/5

유행의 최후방에서 영원히 울려 퍼질 송가. 대중음악 최근 트렌드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수익적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러닝 타임은 길고, 스페드 업(sped up) 버전의 인기와는 멀리 떨어져 템포는 느리다. 찌를듯한 고음이나 신파적 요소가 없는 것도 그렇다. 펑키(funky)한 그루브의 리듬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며, 굳이 스타일을 정의하자면 기타 중심의 잔잔한 록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잔잔하고 차분하다. 듣는 이의 마음을 노래와 똑같은 상태로 만드는 음악의 힘을 온전히 발휘한다. 전기 기타 한 대와 우수에 젖은 목소리로 시작해 기타, 드럼, 코러스 보컬, 등이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다. 곡 자체는 요소를 한 층씩 쌓아가는 점진적 구조다. 신기한 점은 사운드가 점점 차오름에도 터진 감정을 꾹꾹 눌러 담듯 그 이상의 확장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절제된 기타 솔로처럼 말이다. 청자의 감정을 고양하지만, 그러지 못하게 막는다. 우리는 그렇게 더욱 애가 탄 채로 이 노래의 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