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꾸준한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준 < The World EP. 1 : Movement >는 에이티즈에게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데뷔 초부터 사용했던 하드스타일 기반의 강렬한 전자음을 매끄럽게 운용하며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고, 이어 발매한 리믹스 앨범 < Spin Off : From The Witness > 역시 오랫동안 합을 맞춰 온 프로듀서 이든을 포함해 글렌 체크(Glen Check)의 준 원(June One), 이디오테이프(IDIOTAPE)등 국내 유수의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를 동원하며 방향성을 재확인했다.
‘Bouncy’는 이러한 기조를 유지한다. 완성도는 유지하되 전작보다 날렵하고 가벼워진 무드를 취하고, 리듬감을 강화해 대중성을 보충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을 인용한 노랫말과 지난 앨범에 수록한 ‘Cyberpunk’를 계승하듯 펑크(Punk) 록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이름을 인용한 부제로 악동스러운 이미지를 취하는 것 역시 성공적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듯 꾸준한 완성도지만 굳이 ‘K’라는 수식어와 ‘청양고추’ 등을 가사에 사용하며 한국적인 마케팅에 집착하는 것은 당황스럽다. 더욱이 소속을 내세우지 않고도 해외 각국에서 사랑받는 케이팝 시장이 보편화된 시점에 구시대적 접근에 동조하기는 어렵다. 불필요한 꾸밈 없이 에이티즈만의 멋을 앞세워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