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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Black swan’(2020)

★★★★ 미국의 현대 무용수 마사 그레이엄의 말처럼 방탄소년단도 자신들의 음악이 외면 받고 무대에 서지 못할 때가 오겠지만 ‘Not today’, 지금은 아니다.

평가: 4/5

다섯 음계로 시작하는 도입부 기타는 가야금 소리처럼 들리고 이어지는 이모 힙합의 비트 위에 유유히 흐르는 슈가와 알엠의 래핑은 곡 전체를 진지하게 끌어당기고 어둡게 채색한다. 동양의 고전과 서양의 최신 유행이라는 전혀 다른 두 요소가 양립하고 뒤엉켜 커져버린 위치에서 벗어나 깃털처럼 훨훨 날고 싶어 하는 내면을 형상화한다. 이와 함께 음악과 무대는 자유고 이것을 못하게 되는 것이 곧 죽음이라 읊조린다. ‘Black swan’은 트랩 힙합 스타일이었던 ‘Fake love’의 연장선이고 슈가의 솔로 프로젝트 ‘Shadow’는 ‘Black swan’에 대한 암시였다.

2019년에 공개한 < MAP Of THE SOUL : PERSONA >에서 밝고 가벼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첫 싱글로 발표한 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무겁고 철학적인 ‘Black swan’을 선택해 균형자를 맞춘다.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성장한 비틀즈처럼 방탄소년단도 이 곡을 통해 고통스런 성장과 성숙을 마주한 채 내년에 열릴 그래미를 미리 겨냥한다. 

미국의 현대 무용수 마사 그레이엄의 말처럼 방탄소년단도 자신들의 음악이 외면 받고 무대에 서지 못할 때가 오겠지만 ‘Not today’, 지금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