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M 독자들이 소개하는 ‘내 인생의 10곡’ – 5주차

[IZM 필자들이 소개하는 ‘내 인생의 음악 10곡’] 독자 투고에 많은 분들께서 삶을 대표하는 10곡을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IZM에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난 2주간 보내주신 많은 사연 중 선정된 두 독자분의 사연을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 IZM 독자 투고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webzineizm@gmail.com 으로 보내주신 사연을 검토하여, 매주 두 분의 인생 10곡을 소개합니다.

김태완 씨의 인생 10곡을 소개합니다.

이마트 로고송 (원곡 : Juanita Hall – Happy Talk)
내 인생의 10곡에 이마트송이라니… 하지만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 내가 가장 많이, 오랫동안 들은 곡은 단연코 이 노래다. 한 번 들으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 기억이 안 날 수 없는 쉬운 멜로디, 거기에 입에 착 달라붙는 가사까지, 따라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최고의 노래다. 원곡도 좋지만 2배속을 한 sake L의 버전도 자주 듣는다.

카피추 ‘아기상어라지만’
어른이 무슨 얘들 동요를 듣냐는 말을 들을까 무서워 상어 가족을 몰래 들었다. 하지만 “뚜루루뚜루, 뚜루루뚜루”를 주술처럼 외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아기 상어를 카피한 ‘아기상어라지만’은 나처럼 몰래 동요를 부르는 어른들을 위한 노래 같다. 이제는 대놓고 부를 수 있다. 원곡을 뛰어넘는 중독성, 자꾸 작살질을 하게 된다. “뚤루루뚜두루루!”

나폴리 가곡 ‘오 솔레미오(O sole mio)’
유튜브에 한 고등학생이 수행평가로 오솔레미오를 열창하는 모습을 보니 어쩜 이리 나와 똑같이 부를 수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 시절 괜히 친구들을 웃게 해보려고 일부러 악쓰며 불렀던 노래. 물론 그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다시 부르라고 해도 또 악쓰며 부를 것이다.

토큰스(The Tokens) ‘The lion sleeps tonight’
고등학교 수행평가로 팀을 짜서 대중가요를 아카펠라로 부르는 과제가 주어졌었다. 우리 팀은 나 때문에 과제를 망쳐버렸다. 자괴감에 괴로워할 때, 음악 선생님이 ‘쩔었다’라는 좀처럼 선생님 입에서 나오기 힘든 말로 극찬을 하면서 옆 반 친구 팀의 영상을 보여줬다. ‘이~이~이~이’로 시작되는 친구의 강렬한 목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원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다. 나의 비참한 실력과 대비되는 친구의 노래 실력을 보니 실로 경이로웠다. 고등학생들이 단순히 수행평가를 보는 건 데 이렇게나 잘할 일이야?

돌카스 ‘나는 감자튀김을 좋아해(감자튀김송)’
2000년대, 한창 인터넷이 학생들의 놀이에 중요한 영역이 되어갈 때 즘 해킹송, 고추참치송 같은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유머러스한 가사가 결합된 엽기적이고 중독적인 노래들이 유행했었다. 그 중 나는 이 노래에 꽂혔다. 왜냐하면 그 때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롯데리아를 갔기 때문이다. 물론 노래 속 화자처럼 감자튀김만 먹지는 않았지만 어찌됐든 감자튀김이 없이 햄버거를 먹을 수는 없다. 붕어빵에 팥을 빼고 먹는 꼴이다.

철권 3(Tekken 3) OST ‘Jin kazama (Playstation theme)’
초등학생 시절 수업이 끝난 후 항상 문방구 앞 오락기 주변에 있었다.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일 때 즘 본격적인 놀이의 시작은 항상 철권이었다. 난 게임을 하면 항상 진을 골랐다. 진이 주인공이고 제일 멋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멋있었던 것은 진이 나오면 등장하는 배경음악이었다. 이 음악을 들으면서 게임을 하면 마치 내가 진처럼 강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친구들에게 얻어 터지기 일쑤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진은 어린이들이 쓰기 힘든 ‘초풍’이라는 고난이도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캐릭터였다.

투 더 문(To The Moon) OST ‘Once upon a memory’
다 큰 어른이 게임을 하고 울다니… 하지만 눈물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날 울게 만든 데는 투 더 문의 슬프고 감동적인 스토리도 있지만 음악의 영향이 더 컸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흐르는 잔잔한 피아노 연주가 자꾸 눈물이 나게 만들었다. 게임을 끝내고 난 후에도 한동안 여운에 시달려야 했다.

퀸(Queen) ‘Bohemian rhapsody’
이 노래를 ‘제대로’ 듣기 몇 년 전, 맨 처음이 아닌 중간 발라드 부분을 얼핏 들었었다.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이 노래가 뭐가 최고라는 거야?’ 그렇게 기억 속에 잊힌 곡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몇 년 뒤 우연히 친구 mp3에서 이 노래를 또 만나게 되었다. 처음 아카펠라 도입부를 듣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무아지경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어떤 소용돌이에 휩쓸린 것만 같았다. 나중에 그 경험이 ‘음악적 황홀경’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노래를 듣고 난 뒤 본격적으로 소름 돋게 만드는 음악들을 찾아 듣게 되었다.

미카(Mika) ‘Happy ending ‘
퀸의 음악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미카의 음악도 듣게 되는 것 같다. 프레디 머큐리와 미카의 목소리가 비슷하게 아름다우니까. 혼자 듣기가 아까워서 친구들에게 소개도하고 노래방에서 같이 불렀던 기억도 난다. 안되는 고음을 억지로 내면서 열창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옆에 있었던 친구가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던 것 같다.

보이즈 라이크 걸즈(Boys Like Girls) ‘The great escape’
중학생때 TV광고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것 같다. 무슨 노래인지 알고 싶었지만 가사가 영어라 찾는데 실패했다. 고등학생 때 이 노래를 듣던 친구 덕분에 제목을 알게 됐다. 그 때 난 기숙사 생활을 해서 무척이나 답답했는데 이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그 때의 전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음악 감상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나 보다. 가끔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데 같이 불렀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미국에 거주하시는 김태용 씨의 인생 10곡을 소개합니다.

에미넴(Eminem) ‘When I’m gone’
초등학교 3,4 학년 쯤이었나? 난 형을 따라 에미넴을 들으며 힙합을 배웠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어린 나이였지만, 멋 모르고 따라 듣고 있는 내 모습은 꽤나 우스꽝스러웠을듯 하다. 하지만 그저 옆에서 고개를 끄덕 거리던 내가, 어느 순간 CD 워크맨 으로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서 인터넷에 가사를 쳐보면서 따라 랩을 하고 있었다. 에미넴이라는 단어 마술사를 통해서 내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그중에 ‘When I’m gone’은 스토리텔링 랩으로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에픽 하이(Epik High) ‘알고보니’
미국 랩을 에미넴 을 배웠다면, 한국 랩은 에픽하이를 통해 배웠다. 아직도 한국 힙합의 최고의 음반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그들의 4집인 < Remapping the Human Soul >을 뽑겠다. 어찌보면 한국에서 힙합을 오버그라운드로 끌어올린 개국공신들 중 하나인 에픽하이의 아이덴티티를 제일 잘 나타내는 앨범이라 볼수도 있다. 주류 힙합과 비주류 힙합의 완벽한 하이브리드화, 그리고 또 타블로의 소름끼치는 작문 실력은 나를 매료하기에 충분했다. 그중에 사춘기로 넘어갈때쯤 나에게 많은 사색을 하게 해준 곡은 앨범의 세번째 트랙인 ‘알고 보니’였다.

메탈리카 ‘Master of puppets’
중학생때쯤, 힙합 만 주구장창 듣던 나에게 갑자기 메탈리카 에 빠져있던 시기가 있었다. 아마도 시작은 ‘One’과 ‘Fade To Black’ 끝부분에 있던 엄청 빠른 기타 솔로 소리에 빠졌던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히트곡들을 찾아보던중, 아는 형의 추천으로 접했던 ‘Master of Puppets’는 나에게 있어서 메탈 그 자체다.

빅뱅 ‘붉은 노을’
지금은 애증의 그룹이 되었지만, 사춘기 시절에 나에게 빅뱅은 말 그대로 아이돌이었다. 그들의 음악, 패션, 행동, 말투 그 모든것을 따라하며, 동경 했었다. ‘붉은 노을’으로 친구들과 장기자랑 무대를 섰고, 내 인생 처음으로 안무를 배워보며, 사람들 앞에서 랩을 해보았다. 이제는 악명 뿐인 이름이지만, 그 시절 나에겐 빅뱅은 최고였다.

김현식 ‘내 사랑 내 곁에’
가끔 그냥 술 좀 홀짝 거리면서 추억에 잠기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꼭 이 노래를 틀고 흥얼거린다. 첫 실연의 아픔을 이 노래를 들으며 보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재 감성을 이보다 자극하는 곡이 과연 존재할까?

제이지(Jay-Z) ‘Empire State of mind (Feat. Alicia Keys)’
거의 10년째 내 버킷리스트에 머물고 있는 해야 할 것. 이 노래를 헤드폰에 빵빵 터지게 틀어놓고 뉴욕 거리를 걷는 것이다. 알리샤 키즈의 강력한 샤우팅과 제이지의 뉴욕에 대한 소소한 풍경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 오르는 걸 느낀다. 4분 36초 동안은 세상 모든걸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콜드플레이(Coldplay) ‘Fix you’
가슴이 아프거나 먹먹할때 마다 찾아듣는 노래. 마치 아세트아미노펜 처럼 내 저기압을 위한 종합 감기약 같은 노래. 잔잔한 반주 위에 읊는 크리스 마틴의 아프딘 아픈 가사들은 위로 하기보단 공감을 해준다. 고조되는 브리지는 다시 힘을 복돋아 주어서, 나에게 참 감사한 노래다.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Touch the sky’
감히 힙합 역사상 최고의 샘플링이라고 해본다. 이 노래에 꽃혀서 여태까지 나온 칸예의 전집을 찾아들었지만 그래도 나에겐 이 곡이 최고다. 모든 면에서 취향을 저격하는 곡이다: 1970년대 펑키 히트곡의 샘플 + 아직은 정상적이었던 칸예의 랩과 루페 피아스코의 톡톡튀는 랩 + 간지나는 훅, 완벽하다.

다프트 펑크(Daft Punk) ‘Around the world /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
아직까지 다프트 펑크라는 팀의 신비로운 매력에 끌렸던 건지, 그들의 음악에 끌렸던 건지 모르겠다. 유치하고 진부하지 않게 로봇 컨셉을 지켜가면서 레트로와 전자 음악을 섞어가는 그들의 세계관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보코더 사운드 조차 멋있게 만드니 말 다 했다. 그들의 정규 앨범들 보다 자주 들은 라이브 앨범인 중에서도 이곡 만큼은 죽기 전에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OST ‘A call to arms’
아마 내 리스트에 있는 곡중에 제일 생소한 곡이라고 생각하실테다. 그럴만도 한게,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나오는 곡이다. 내 인생에서 게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이고, 거기에 큰 지분은 블리자드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다. 웅장함 그 자체인 이 곡은 들을때마다 내 덕력을 폭주시켜 버린다. 하지만 더 이상 블리자드가 예전에 블리자드가 아닌지라 조금의 슬픈감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