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음악] 이태원 : #2 케이크샵(Cakeshop)

2020년 7월, 코로나19 사태와 킹 클럽 확산 사건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아직 이태원 거리 곳곳은 한적했고 예전만큼의 생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IZM은 코로나 사태 이후 달라진 이태원의 모습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그 두 번째 주인공은 케이크샵 (Cakeshop)이다.

로컬 디제이들과 함께 이태원을 지켜온 이 클럽은 오는 9월, 오픈 8주년을 맞는다. 오프라인에서 한국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한 축을 지켜온 케이크샵의 총괄 디렉터 사무엘(Samuel)과 아트 디렉터 가브리엘(Gabriel)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케이크샵의 프로젝트에는 유독 로컬 디제이들의 활동이 유독 두드러진다.
우리 크루는 모두 이태원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재 함께 일하는 이들 역시 케이크샵 이전부터 교류해온 친구들이다. 우리에겐 커뮤니티가 전부다. 로컬 신, 지역 아티스트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케이크샵은 그저 벽 4개로 둘러싸인 방에 불과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 위기 시국을 맞이하며 이태원이라는 지역의 지지가 너무나도 중요해졌다.

현재 케이크샵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 있는가.
지금은 새 웹페이지, 웹샵을 통한, 그리고 새로운 머천다이즈 라인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년간 쌓인 아티스트들의 자필 사인이 들어간 포스터 셀렉션도 판매할 예정이고, 여러 브랜드와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제품들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케이크샵의 활동 양상에 변화를 주었나.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업계 전체에 큰 타격을 줬다. 지금의 시간은 케이크샵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중소규모 음악, 아트 등을 포함한 문화를 기반으로 손님들과 직접 소통해온 자영업자들에게 겸손함을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다. 이로 인해 고객층과 관계를 유지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여러모로 우리 팀의 결속력을 더 강화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될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사태의 심각성을 바로 실감했나?
3월 초부터 전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에 휩쓸렸다.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한국은 초기 대응을 잘 하고 있었기에 사태가 길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5월 6일‘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사태가 터졌고, 서울시에서 시내 클럽, 룸살롱, 감성주점, 콜라텍 등 기타 유흥시설 영업을 정지했다. 

암울했다. 아무도예측할 수 없는 사태였고, 꽤나 놀랍고 모두에게 처음 겪는 이상한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우린 이 사태를 함께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항상 그래왔듯손님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관련 권고들을 따를 것이다.

서울시는 5월 9일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등에 내린 집합금지명령을 8월 4일을 기해 ‘조건부 집합제한’ 조치로 완화했다. ‘클럽 투어’와 같은 업소 연계 운영이 금지되고 이용자는 1일 1업소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전자출입명부, 마스크 비치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지만 일단 숨통이 트였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케이크샵은 5월 9일 이전 3월 22일부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약 15일간 영업을 중지하고, 그 이후도 몇 개월 간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정말 힘들었다. 힘듦 이상의 경험이었다. 하지만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이해했다. 대중의 안전을 위해 지시를 따랐다.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 술집, 룸살롱, 식당, 카페등 우리보다 큰 영업점들은 그대로 영업을 하고, 유흥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어떠한 지원도 없었기에 불공평하다고 느끼긴 했다. 무엇보다 이런 차별은 클럽 문화와 업계에 큰 낙인을 찍었다.

언더그라운드 클럽 문화는 근본적으로 온갖 다른 배경과 생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 (safe space)을 제공하는 곳으로 파티 그 이상의 존재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특성들을 뭉떵그려 술과 춤으로 일축해 방탕함으로 비판하고 불편해한다. 하지만 이런 언더그라운드 문화는 원래 어느 정도 나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의 의견도 폭넓게 수용되어야 하며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임을 인정한다는 차원에서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업을 다시 재개하고 여러 노력을 통해 다시 일어서려 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 진행중인, 더 나아가 기획중인 프로젝트들을 소개해달라.
올해의 프라이드 행사가 기대된다. 특히 올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게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9월에는 우리의 8주년 기념 행사를 기획하고 있고, 동시에 로컬과 해외 아티스트들의 특별 컴필레이션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케이크샵의 음반 레이블도 출범할 예정이다. 들뜬 마음이 있다.

코로나 이전 계획해 둔 행사나 공연, 프로젝트들의 현황은 어떤가.
카브엠트 (Cav Empt)나 키코 코스타디노브 (Kiko Kostadinov)같은 브랜드, 조이 오비슨 (Joy Orbison)이나 디제이 파이썬 (DJ Python), 사마 (Sama), 미싱노 (MssingNo) 같은 해외 게스트들과의 행사들을 오랜 시간동안 준비했지만 모두 무기한 연기됐다. 로컬 프로모터 행사들도 전부 취소됐지만 다시 일정을 잡고있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간을 로컬 신에 조명을 비추고 즐기는데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

6월 27일에는 서울커뮤니티라디오(SCR)와 함께 포스터 전시회를 열었다. 그간 해오던 프로젝트와 어떤 차이가 있고 이런 아이디어를 기획하게 된 의의나 목적에 대해 궁금하다.
‘아트 오브 더 포스터’ 라는 이름으로 마치 갤러리처럼 큐레이션을 진행했다. 8년 동안 수천명의 아티스트와 디제이들을 우리 부스에 초대해 사람들과 연 파티의 포스터와 기록이 모두 담겨있다. 6월 27일만큼은 케이크샵의 역사를 기념하고, 이태원에 클럽문화가 미치는 문화적 영향을 만끽하며, 우리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추억과 교감해 그 물리적인 조각을 집에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반응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술 한 잔, 기억 한조각을 나누며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행사를 열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준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 (Seoul Community Radio, SCR)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다. 

향후 레이브 신이 어떻게 변할 것이라 예상하나.
클럽문화는 불확실과 혼돈의 시기에 오히려 잘 자라곤 한다. 커뮤니티들이 불확실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훌륭한 예술과 음악,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켜봐달라.

마지막으로 코로나 사태로 힘든 시간을 겪은 이태원의 사람들, 그리고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케이크샵을 포함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이 시기를 견뎌낼 수 있는 것은 꾸준히 우리를 지지해주는 팬들의 성원 덕분이다. 마음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세계 각지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든 생존을 보장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언더그라운드 문화는 그 도시와 국가에게 고유의 특색과 정체성을 부여한다. 우린 이 사태를 이겨내고 언더그라운드의 생명을 지켜낼 것이다.

인터뷰 : 김도헌, 황인호, 장준환
사진 : Cakeshop
정리 : 황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