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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이치원(pH-1) ‘Nerdy love (Feat. 백예린)'(2020)

평가: 3/5

랩 소절이 한차례 지나가면 초빙된 객원 보컬이 훅을 하는, 매드 클라운과 산이가 5년 전쯤 차트 겨냥을 위해 남용하던 이 패턴은 하이톤의 래핑과 보컬의 온도 부조화, 진부한 사랑 이야기, 그리고 단순한 전개 방식의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하이어뮤직 소속의 피에이치원(pH-1)의 ‘Nerdy love’는 이 포맷을 당당히 차용한다. 선배들이 극복하지 못한 부분을 본인의 장점으로 능숙히 해결하는 모습과 함께 말이다.

작정하고 승부처를 내건 곡이 아님에도 차트에 이름을 올린 힙합 노래 중 가장 트렌디하고 대중 친화적이다. 백예린의 훅과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싱잉 랩이나 곡 전반에 묻어나는 긍정 분위기, 그리고 < HALO >의 ‘Like me’부터 꾸준히 밀어 온 신선한 ‘너드미’ 콘셉트가 그 이유다. 독자적 입지를 다지면서도 보기 드문 포용력으로 대중성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드니, 어쩌면 고착화된 힙합 신에 대중이 설 위치를 마련할 적임자가 드디어 등장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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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리 ‘우는 법을 잊어버렸나요’(2019)

평가: 2.5/5

한국 발라드 공식의 대표적 요소인 작위적인 전조, 반복적인 이별 가사, 폭발하는 고음 파트의 비율이 확연히 줄었다. 대신 한껏 힘을 뺀 이해리의 목소리가 노래의 처음과 끝을 이끌어가며 보편적인 위로를 전한다. 양산형 발라드 딱지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보이나, 이런 노력이 되려 이해리라는 보컬리스트의 장점과 특색을 감춰 노래의 위치가 애매해졌다. 오히려 다음 트랙인 팬송 ‘이 노래’가 이해리에게 어울리는 좋은 발라드곡의 예시다. ‘우는 법을 잊어버렸나요’는 시장의 눈치를 너무 본 나머지 가수마저 지워버리고 만 것. 한국 발라드의 반대급부가 무색무취의 무해한 CCM은 아닐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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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희 ‘독백’(2020)

평가: 1.5/5

‘독백’은 보컬 뽐내기에 역점을 둔 곡이다. 신현희와김루트 시절을 연상케 했던 첫 번째 솔로 싱글 ‘무드매’와는 기조가 다르다. 시종일관 울분을 토하듯 내지르는 고음이 아티스트의 의지를 대변한다. 의도와는 달리 고음 일색의 구성은 듣는 이의 피로 누적으로 이어진다. 일관된 높은음은 답답하게만 들린다.

직접 만든 노래 자체의 매력도 크지 않다. 코드 진행과 멜로디는 지극히 상투적이다. 후렴에선 언뜻 김나영이 부른 정키의 ‘홀로'(2012)가 떠오르기도 한다. 주제와 비교해 평범하고 단순한 노랫말에는 저장하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구절이 없다. 의욕은 충만하나 창작과 표현의 역량은 설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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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Black swan’(2020)

평가: 4/5

다섯 음계로 시작하는 도입부 기타는 가야금 소리처럼 들리고 이어지는 이모 힙합의 비트 위에 유유히 흐르는 슈가와 알엠의 래핑은 곡 전체를 진지하게 끌어당기고 어둡게 채색한다. 동양의 고전과 서양의 최신 유행이라는 전혀 다른 두 요소가 양립하고 뒤엉켜 커져버린 위치에서 벗어나 깃털처럼 훨훨 날고 싶어 하는 내면을 형상화한다. 이와 함께 음악과 무대는 자유고 이것을 못하게 되는 것이 곧 죽음이라 읊조린다. ‘Black swan’은 트랩 힙합 스타일이었던 ‘Fake love’의 연장선이고 슈가의 솔로 프로젝트 ‘Shadow’는 ‘Black swan’에 대한 암시였다.

2019년에 공개한 < MAP Of THE SOUL : PERSONA >에서 밝고 가벼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첫 싱글로 발표한 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무겁고 철학적인 ‘Black swan’을 선택해 균형자를 맞춘다.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성장한 비틀즈처럼 방탄소년단도 이 곡을 통해 고통스런 성장과 성숙을 마주한 채 내년에 열릴 그래미를 미리 겨냥한다. 

미국의 현대 무용수 마사 그레이엄의 말처럼 방탄소년단도 자신들의 음악이 외면 받고 무대에 서지 못할 때가 오겠지만 ‘Not today’,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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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킴 & 청하 ‘Loveship'(2020)

평가: 2.5/5

최고의 인기 남녀 보컬리스트가 함께했다는 이유로도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기에는 충분하다. 매력적인 음색의 이 남녀 듀엣은 절절한 멜로디 안에서 서로 그리는 연인이 된다. 대중의 인식에 쉽게 안착하기 위한 머니코드를 철저하게 따른 곡이다. 나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두고두고 들을만한 곡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