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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엽 ‘Drive (Feat. Leellamarz)’ (2021)

평가: 3.5/5

지난 4월 발매한 따뜻한 질감의 로맨틱 싱글 ‘Waltz for you’에 이은 두 번째 싱글 에디션이다. 앞선 이야기가 늦은 겨울과 봄의 낭만을 그려냈다면 속편은 청량감 가득한 여름 분위기를 자아내며 서사를 연결한다. 정엽 특유의 간질대는 음색과 래퍼 릴러말즈의 담백한 랩이 의외의 조화를 이루며 설렘이라는 공통된 감정을 섬세하게 건드린다.

펑크(Funk) 리듬의 기타 리프가 곡의 중심을 지탱해 복고풍 사운드를 유연하게 구축하고 그 위에 얹은 다채로운 신시사이저 라인이 편안한 멜로디를 완성한다. 지속된 레트로 열풍은 정엽에게 익숙한 분야다. 시기적절한 시류 속 성행하는 히트곡 공식을 두루 갖춘 웰메이드 드라이브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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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훼이(YUNHWAY) ‘Goodbye Boy’ (2021)

평가: 3/5

매력적인 음색의 힙합 뮤지션 윤훼이가 선보이는 시티팝 넘버. 엠넷의 경연 프로그램 < 쇼 미 더 머니 8 >과 < 굿 걸 >에 연달아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 그는 한결 가벼워진 사운드로 친근감을 장착했다. 트렌디한 피비알앤비(PBR&B) 장르를 중심으로 무거운 질감의 음악에 주력했던 활동 초기의 곡들과 달리 ‘Goodbye boy’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구사하며 상반된 분위기를 취한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광안리101’, ‘One more night’의 여름밤 감성을 다시 한번 이어가는 곡이다. 해 질 녘 계절의 분위기를 지닌 시티팝과 멈블이 가미된 윤훼이의 매혹적인 보컬은 안정적인 합을 이룬다. 살짝 무겁게 깔린 베이스 연주와 은은하게 울리는 신시사이저 소리의 청량감은 적당한 계절감을 어필한다. 힙합의 색채를 완전히 걷어내 래퍼로서의 정체성은 옅어졌지만 음색의 강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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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피(Huckleberry P) ‘라 데시마 (Feat. 한요한)’ (2021)

평가: 3/5

트로피에 새긴 글귀처럼 돈보단 공연에 진심이다. 스페인어로 ‘열 번째’라는 뜻의 ‘라 데시마’는 프리스타일의 강자 허클베리 피가 꾸준히 선보이는 콘서트 < 분신 >을 축구 경기에 빗대며 온몸을 불사르는 힙합 페스티벌의 서막을 알린다.

록 스타일의 일렉트릭 기타 위에서도 완급 조절이 탁월한 랩 드리블은 거칠게 긁는 한요한의 목소리와 함께 달려간다. 물론 전자음으로 찍어낸 함성이 심금을 휘젓지는 못하지만 이 허술함 마저도 의도적 기획이다. 수천 명이 한꺼번에 뛰어놀 그날의 경기는 분명 누군가에게 ‘난생처음 보는 광경’일 수 있다. 축제의 재미를 아는 아티스트는 소중한 순간을 경험할 관중들을 위해 그들 스스로가 소화해야 할 파트를 남겨둔다. 직접 공연장을 방문할 관객들을 위한 작은 배려와 팬 서비스는 다가올 무대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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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노프(jeebanoff) ‘I mean I mean’ (2021)

평가: 2.5/5

이별 휴우증을 남몰래 읊조리듯 자기 고백적 노래를 속삭이던 지바노프. < Talking Book >에서 두텁게 깔린 사운드 뒤에 서서 차분히 이야기를 펼쳤던 그가 이전과 꽤 다른 분위기의 곡을 선보인다. 여름을 겨냥한 신보는 한층 가벼운 옷을 걸쳤다.

시원함을 머금은 베이스 위 경쾌하게 두드리는 신시사이저 패드와 드럼이 무게감을 덜고 보컬이 치고 나와 앞장선다. 그가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이지만 팝에 가까운 사운드와 내지르는 보컬이 데이식스의 것이 떠오르기에 신선하지 않고 이를 배제하더라도 계절감을 담아낸 정도에 머무른다. 3분이 안 되는 길이에다 끝맺음이 흐지부지하여 개운하지 않은 것 또한 아쉬울 따름. 부담감은 없으나 인상적이지도 않은, 딱 쉬어가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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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끈보이즈(SGBOYZ) ‘궁금해 (Prod. GRAY)’ (2021)

평가: 2.5/5

딩고 프리스타일이 또 한 번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일회성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은어를 내세운 이름과 90년대 컨템포러리 알앤비 그룹의 기믹을 모티프 삼은 의도적인 B급 코드의 4인조 힙합 그룹 ‘쌔끈보이즈’가 그렇다. 이는 ‘아마두’와 ‘트로트랩’의 선례에 이어 어느덧 ‘반전 이미지’ 전략이 힙합 신의 주요 셀링 포인트로 정착했음을 말해준다. 래퍼의 이미지 간극을 깊게 조명하여 무해함과 유머러스함을 강조하는 방식은 어느덧 대중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레이의 감각적인 비트 메이킹과 박재범의 그루비한 초반 도입은 우수한 합을 보이며 기획 의도의 태생적인 가벼움을 상당수 능가한다. 해학적이다시피 늘어트린 보컬조차 오히려 부담을 줄여 재미와 질적 성취를 일궈낸 셈. 다만 던밀스를 비롯해 차례로 등장하는 로꼬와 넉살 파트는 의아함이 앞선다. 그간 장점으로 평가받은 선명한 딕션은 작풍과 엇갈리는 탓에 내내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로 둔갑하기 시작한다. 검증된 랩 실력이나 이들의 매체 적응력과는 별개로 구성원 자체의 특색과 조합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다. 결국 모임에 의의를 둘 뿐인 휘발적인 곡은 외적 콘텐츠의 성장을 위한 수단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