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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IZM이즘x문화도시 부평] #1 비와이

“이제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어요.”

인천 부평구 문화재단(대표이사 이영훈)은 대중음악평론 웹진 이즘(IZM)과 한국 대중음악 역사와 함께한 인천·부평 아티스트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 MEETS 시리즈 >라는 타이틀의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 MEETS 시리즈 >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는 인천·부평을 대표함은 물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대의 아티스트를 선정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힙합 서바이벌 예능 < 쇼미더머니 >로 이름을 알린 힙합 뮤지션 비와이다.

지난해 비와이는 정규 2집 < The Movie Star >를 통해 독특하고도 과감한 확장된 음악 세계를 선보였다. < The Blind Star >의 자아 성찰을 넘어 한국 힙합 시장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주체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입체적 시각을 영화 사운드트랙처럼 웅장한 소리에 실어냈다. 

신실한 교인,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되묻고 고뇌하는 모습은 본인뿐 아니라 힙합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는 6월 15일 래퍼 심바자와디와 함께한 새 앨범 < NEO CHRISTIAN >을 공개 예정인 비와이를 만났다.

상대적으로 비와이는 ‘어른들도 아는 래퍼’의 이미지가 있다.

제가 사랑받기 좋은 캐릭터를 갖추고 있는 것 같아요. 힙합 팬 말고 대중 분들께서 ‘비와이는 이래서 좋다’라고 말씀하실 때 주로 나오는 내용이 ‘욕이 없다’, ‘돈 이야기가 없다’, ‘여자 이야기가 없어서 좋다’ 등이거든요. 어른 분들께서는 아무래도 앨범 대신 싱글 단위로 많이 들으시니까, ’Forever’, ‘The time goes on’, ‘Day day’ 등 희망적인 내용의 노래들이 많이 어필했다고 봅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클린’한 이미지는 아무래도 교회 영향도 있고요.

6월 15일 발표되는 새 앨범의 이름 역시 < Neo Christian Flow >다. 본인이 생각하는 ‘Neo Christian Flow’란 무엇인가.

‘네오 크리스천’이라는 본질적인 개념이 있는 것이지 따로 ‘네오 크리스천 플로우’가 있는 건 아니에요. 저희는 힙합 하는 사람들이지, 찬양에 사용되는 소리나 성경에 나오는 단어를 굳이 가져와 사용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에요. 비와이, 그리고 이번 앨범을 함께한 심바자와디가 ‘네오 크리스천’이라는 주제 아래 힙합으로 이야기하는 앨범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금 더 찬양에 가깝고, < The Movie Star >만큼은 아니지만 무게감 있는 작품이에요.

비와이의 랩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많죠. 카니예 웨스트, 켄드릭 라마, 프로듀서 마이크 딘 등… 한국에서는 버벌진트죠. 저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한국 힙합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 The Movie Star >에서도 드러나듯 비와이의 음악 세계는 카니예 웨스트처럼 큰 규모와 실험적인 시도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그 앨범은 그런 결이 있었죠. 클래식의 요소도 가져왔고, 올드 스쿨적인 요소, 테크노, 하우스, 트랩 등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했어요. 그게 힙합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하나에 정체되기보단 여러 가지를 가져와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재창조의 매력이랄까요.

켄드릭 라마를 언급한 데는 본인이 힙합의 주요한 메시지 중 하나, 저항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는 뜻일까.

물론 고민하고 있죠. 음악적으로도 전통을 깨고 싶고 완전히 새로운 걸 찾죠. 하지만 어떤 부분에선 그런 게 저희 윗 세대가 힙합을 바라보는 일종의 클리셰라 생각되기도 해요. ‘나라가 이런데 래퍼는 뭐하냐!’, 평소 기부 활동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기부 안 하냐’, 나름 사회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왜 저항 안 하냐’… 이해는 하지만 조금은 구시대적인 개념 같아요.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비와이가 생각하는 비와이의 힙합, 비와이 랩의 핵심을 묻고 싶다.

흠…. 평소에 많이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굳이 한마디를 담자면 ‘저에 대한 연민’? ‘Day day’의 경우 나답게 살지 못했던 어린 시절 콤플렉스를 털어놓는 곡이고, < The Movie Star >의 경우도 무작정 미국 힙합이 멋있다고 생각하며 따라 했던 과거 제 모습을 연민하는 감정이 어느 정도 있죠.

비와이를 대중에게 소개한 계기로 2016년 엠넷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 쇼미더머니 >를 빼놓을 수 없다. 시즌 4에 처음 등장했던 비와이는 이듬해 시즌 5에서 ‘Forever’, ‘Day day’를 통해 자신을 알리며 경연 우승을 거머쥐었다. < 쇼미더머니 >에 나간 계기를 묻자 비와이는 “나의 음악이 너무 좋아서 나만 듣기 아쉬웠다.”라 대답하며, 경연 프로그램 출연이 자신에게 가져다준 것들과 그로 인해 변화를 맞은 삶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The Time Goes On > 앨범을 발표한 후 < 쇼미더머니 >에 출연했다.

시즌 4 나갔을 때는 어색했어요. 그때는 ‘잘못된 겸손’을 갖고 있어서 제가 봐도 멋이 없었어요.

‘잘못된 겸손’이라는 개념이 궁금하다.

그때의 제게 있어서 겸손함은 사람들 앞에서 고개 숙이고 우러러보는 게 아니라 제가 경외하는 존재에 대한 섬김이었어요. 하나님에 대한 겸손이죠. 때문에 제가 자신감 있는 게 겸손함이었죠. 자신감이 없다는 건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하나님만 무서워야 했는데 < 쇼미더머니 시즌 4 >에선 사람을 무서워하려니까, 멋이 없었죠. 그런 의미에서 ‘잘못된 겸손’이었어요.

그리고 그다음 해 시즌 5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고 실제로 정상에 올랐다. 예감이 들었나.

‘믿는다’와 ‘믿긴다’를 구분해야 한다고 봐요. 제 자신이 ‘이번 시즌 우승을 믿는다’는 생각에 속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에 저는 < 쇼미더머니 시즌 5 > 우승이 너무 ‘믿겨졌’어요. 마치 하나님이 ‘믿기는’ 것처럼요. 물론 이게 제가 우월해서, 제가 대단해서라는 뜻은 아니에요.

당시 2016년 IZM 올해의 싱글로 선정된 ‘Day day’가 화제였다. 현재 빠른 랩 스타일과 비교하면 리드미컬한 느낌이 두드러지는데.

저도 그런 스타일을 하고 싶은데 더 깊이 공부하고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 하는 랩 스타일의 경우 일단 디자인하고 808 드럼으로 강렬한 비트를 더하면 완성이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Forever’도 물론 멋진 곡이지만 저는 ‘Day day’에 더 많은 게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일단 비와이가 있었고, 그 당시 유행하던 트랩 비트가 있었고, 펑크(Funk), 오케스트라적인 요소도 있었을 뿐 아니라 많은 분들께 사랑도 받았으니까요.

쇼미더머니 > 이후 비와이의 결과물을 듣는 팬들은 ‘의도적으로 과거 스타일을 배제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일부러 그런 랩 스타일을 추구하는 건가?라는 오해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아무래도 비와이라는 캐릭터가 빡세고, 웅장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니까요. 그런 스타일을 극대화해서 만든 앨범이 바로 < The Movie Star >죠.

힙합이 세대 음악을 벗어나 전 대중을 아우르는 ‘팝 뮤직’의 영역을 넘보는 지금 비와이와 같은 아티스트들은 경연 프로그램과 크리스천 이미지를 통해 기성세대로의 접근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와이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소통의 영역에 대한 고민을 내비쳤다. 동시에 “래퍼들은 다 이렇다는 일반화를 벗고 들어 보면 현재 힙합 신에도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번거로울 수 있지만, 한 번쯤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라며 힙합 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The Movie Star >의 배경이 궁금하다.

우선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특히 스케일이 큰 영화를 보며 받는 압도적인 느낌을 좋아하는데 이걸 음악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메시지로는 영화에서 주인공, 그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의 삶에 대해 생각한 내용을 담았고요.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나.

영화 < 아이언맨 >을 예로 들어볼게요. 우선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를 연기하는 배우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죠. 지금 그 사람은 대본을 읽고 연기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 아이언맨 >이라는 작품 안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토니 스타크라는 존재로 살고 있어요. ‘주연’이라는 트랙에 이 개념이 더 잘 설명되어 있어요. 주연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인공은 토니 스타크인 거죠.

저는 지금까지 힙합 신에서 ‘주연’의 삶을 살았어요. 해외 래퍼들, 미국 힙합을 들으며 그 문화와 요소 모두를 동경하고 그들처럼 행동하고 말을 뱉어야 진짜 멋진 힙합 스타가 될 줄 알았죠. ‘주연’을 맡아서 그들을 연기한 거예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멋없는 행동이었어요. 따라쟁이였던 거죠. 그래서 이제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어요.

인스타그램 독자 @s2s2_y_kiki 님의 질문 : 앨범을 제작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개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새로움’입니다. ‘이것은 새로운가?’를 항상 제 자신에게 물어봐요. 새로운 게 없으면 그걸 들을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낸 작품들이 엄청나게 혁신적이고 새로운 작품은 아니지만, 항상 새 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 편이에요.

실제로 굉장히 변화무쌍하고 독특하며 과감한 작품이라 본다. 앨범을 셀프 프로듀싱했는데, 이것도 ‘새로움’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이었나.

그렇기도 하지만 우선 셀프 프로듀싱이 제 생각을 구현하는 데 가장 빠른 방법이었어요. < The Movie Star >의 경우 사운드는 괜찮았는데 텍스트, 특히 가사를 정리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의 어려움인지?

애매모호한 부분이 걸렸죠. 일부러 모호함을 의도하기도 했지만 명확히 텍스트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믹싱 과정에서도 제가 최대한 내고 싶은 소리를 내려니 쉽지 않았고요.

쇼미더머니 > 출연 이후 방황하다 구원을 받고 앞으로 전진하는 < The blind star>와 공통적으로 < The Movie Star > 역시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다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극복의 서사가 중심이다. 흥미로운 공통분모인데.

1집은 말씀하신 대로 의도된 이야기였어요. 어떻게 보면 정말 제 삶의 이야기니까요. < The Movie Star >도 비슷한 결을 가져가려 했고요. ‘꼭 이렇게 해야겠다!’라 생각한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모두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The Movie Star >의 타이틀 싱글 ‘가라사대’ 역시 2019년 IZM 올해의 가요 싱글로 선정되었다. ‘Day day’와 ‘Forever’의 중간을 의도한 것으로 들린다.

정확한 표현이에요. < The Movie Star >가 ‘Forever’의 확장판이었다면, 다음 앨범은 ‘Day day’의 확장판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비와이가 꼽는 ‘내 인생의 영화’가 있다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 인셉션 >,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 세븐 >을 꼽겠습니다.

인천 출신 힙합 아티스트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대전에서 태어나 인천으로 이사를 온 비와이, 그리고 그의 고등학교 친구 씨잼(C Jamm)은 현재 한국 힙합을 이끄는 젊은 신성이다. 이들이 재학했던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의 선배가 3인조 힙합 그룹 리듬파워, 그리고 후배가 지난해 < 오리엔테이션 > 앨범으로 주목받은 래퍼 최엘비다. 부평구 문화재단의 프로젝트 <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 MEETS 시리즈 >의 첫 주자로 선발된 비와이에게 인천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인천이라는 도시에 대한 생각은.

건강하고 멋진 도시가 되었으면 해요. 아무래도 학창 시절엔 어두운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인천이 서울 바로 옆에 있어서 규모도 점점 커지고 사람들도 많아지는데 모두 서울로 가지 인천에 모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도시, 서울로 가지 않아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

진행 : 임진모, 김도헌
정리 : 김도헌, 이홍현
사진 : 임동엽
기획 : 부평구문화재단 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