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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페노메코(PENOMECO) ‘Shy (eh o)’ (2021)

평가: 3/5

오토튠을 깔아놓은 듯한 독특한 음색을 트레이드 마크로 타이트한 랩, 보컬, 프로듀싱 등 여러 분야에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온 힙합 뮤지션 페노메코가 ‘나이지리안 팝’이라는 생소한 장르로 이색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끈적한 그루브와 속도감 있는 드럼 비트, 흥겨운 트럼펫 연주가 라틴 팝의 분위기를 띠고 있어 나플라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싱글 ‘Senorita’가 떠오르기도 한다.

특유의 웅얼거리는 듯한 싱잉 랩과 오토튠의 조합이 나이지리아어를 사용한 가사와 만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이와 상반된 ‘뭣이 중한데’ 같은 한국적인 가사가 언밸런스한 매력을 만든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커리어상 변곡점이 될 만큼 신선하진 않다. 미니멀한 사운드에 빈티지한 악기를 사용해 힘을 덜어내는 식으로 변화를 주었지만 근래 계속 고수하고 있는 부드럽고 멜로디컬한 싱잉 랩 스타일의 연장선에 놓여있을 뿐이다. 오히려 진한 아프로팝 사운드에 양동근의 묵직한 음색을 가미한 수록곡 ‘Bolo’가 매혹적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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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POP Album

로드 ‘Solar Power’ (2021)

평가: 2.5/5

틴에이저의 당찬 자기표현과 솔직한 사랑 서사를 독보적인 색깔의 음악과 함께 거침없이 드러냈던 로드에게는 팝스타로서의 혼란과 차기작에 대한 부담, 슬픈 개인사가 연달아 찾아왔고 그는 4년간 자취를 감추었다. 긴 공백기는 남극 탐사를 다녀오는 등 대자연에서의 심적 치유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어 주었으며 마침내 태양의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 Solar Power >로 활동의 기지개를 켠다. 단출한 포크 사운드와 편안한 보컬은 앨범의 자연주의적 메시지와 상통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괴롭혀 온 팝 스타덤에 대한 결별 선언작이다.

은둔의 시간을 보냈던 로드는 리드 싱글 ‘Solar power’에 담긴 밝고 산뜻한 에너지로 어둡게 드리웠던 그림자를 걷어내고 따스한 여름의 햇빛과 함께 재도약의 신호를 내비쳤다. 리드미컬한 퍼커션 리듬, 축제를 연상시키는 백 보컬과 브라스 연주로 채운 멜로디는 풍요롭기까지 하다. 몽환적인 도입부와 광야를 달리듯 거칠게 질주하는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인상적인 ‘Mood ring’과 리드미컬한 드럼 비트와 함께 엄숙한 도입부를 환기하며 로드의 친숙한 색깔을 꺼내든 ‘The path’는 은근한 경쾌함으로 열기를 조금씩 끌어올린다.

그러나 단조로운 포크 사운드가 연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앨범은 곧바로 힘을 잃는다. 전작부터 이어져 온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와의 협업이 테일러 스위프트, 라나 델 레이의 곡들을 떠올리는 방향으로 이뤄진 탓에 시너지를 이뤄내지 못한 영향이 크다. ‘Stoned at the nail salon’은 라나 델 레이의 ‘Wild heart’와 구조적으로 닮았으며 ‘The man with the axe’와 ‘Big star’ 등의 미니멀한 곡들은 짧은 호흡의 전개에도 지루한 감상만을 남긴다. 통통 튀는 비트의 ‘Dominoes’ 또한 시종일관 아기자기한 세션 연주에 갇혀 평이한 멜로디만을 맴돈다.

사운드의 미약함 내에서도 앨범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또 하나의 메시지, 환경을 다룬 가사만큼은 유의미하다. 기후 변화를 떨어진 과일에 비유하여 경고성 의미를 담은 ‘Fallen fruit’는 비장한 기타 선율과 어둡게 깔린 백보컬을 통해 경각심을 유발한다. 환경이 파괴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Leader of a new regime’과 그의 고향인 뉴질랜드에서의 삶을 전한 ‘Oceanic feeling’의 잔잔한 스트링 선율과 은근한 신시사이저 음들은 자연과 맞닿아 있는 듯하다.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높은 완성도의 < Melodrama > 이후 긴 공백이 초래한 간극을 메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복귀작에 담긴 명확한 주제의식은 음악과 합치되지 못한 채 부유할 뿐이며 두 장의 앨범을 통해 주체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곡에 녹여냈던 로드의 색깔은 흐릿하다. 앨범 전면에 내세운 여름의 정취가 무색하게 < Solar Power >는 강렬한 에너지의 열기와 더위를 식혀줄 청량함 둘 중 그 무엇 하나도 전하지 못한다. 작렬하는 태양빛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뮤지션으로서 순탄하게 걷던 길에 뿌연 안개를 흩뿌렸다.

– 수록곡 –
1. The path
2. Solar power
3. California
4. Stoned at the nail salon
5. Fallen fruit
6. Secrets from a girl (Who’s seen it all)
7. The man with the axe
8. Dominoes
9. Big star
10. Leader of a new regime
11. Mood ring
12. Oceanic fe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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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레드벨벳 ‘Queendom’ (2021)

평가: 2.5/5

오랜 기다림이었다. 레드벨벳은 2019년 연말 ‘Psycho’로 최고의 히트곡을 만들어냈으나 거듭된 난항을 겪으며 1년 8개월이라는 긴 공백을 보냈다. 하지만 본디 그들의 계절이라 할 수 있는 여름을 복귀 시점으로 택하며 ‘빨간 맛’, ‘Power up’, ‘음파음파’로 이어져 왔던 흥행 가도를 잇고자 한다. < Queendom >은 어느덧 데뷔 7주년을 맞은 레드벨벳의 컴백을 화려하게 알리는 축제의 의미를 표현함과 동시에 타이틀곡을 중심으로 여름의 향취를 품으며 익숙한 반가움을 더했다.

‘레드’와 ‘벨벳’으로 구분되는 변화무쌍한 콘셉트와 독특한 사운드의 흐름이 지금까지의 레드벨벳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었다면 ‘Queendom’은 철저하게 곡이 함의하는 메시지와 감성에 초점을 둔다. ‘다시 한번 시작해볼까’ 같은 식의 가사는 현재의 레드벨벳이 맞이한 국면과 동일한 맥락을 취하며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웬디의 시원한 고음 코러스를 필두로 멤버들의 하모니가 벅차오르는 감성을 더하며 곡의 감정선을 풍부하게 만든다.

가사에 담긴 의미와 음악의 매력적인 요인은 별개로 작용한다. 늦여름과 어울리는 무난한 댄스 팝 장르의 곡이지만 레드벨벳이 7년간 시도해 온 다채로운 사운드와 과감한 실험들과는 가장 동떨어져 있다. 그룹 특유의 청량함과 ‘Ladida-do Ba-badida’라는 주문을 외는 캐치한 후렴구로 강조점을 두었지만 모호한 콘셉트의 곡과 시너지를 이루지 않고, 멜로디 전반에 깔린 밋밋한 인상 또한 상쇄시키지 못한다.

유니크한 콘셉트와 그에 적합한 수록곡들로 탄탄한 유기성을 구현했던 기존 앨범들에 반해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은 무난한 만듦새를 취했으나 인상적인 트랙이 부재하다. 저물어가는 여름날의 잔상을 흩뿌린 발라드 ‘다시, 여름’과 톡톡 튀는 신시사이저 리듬이 돋보인 ‘Knock on wood’는 그룹의 익숙한 스타일과 맞닿아 있어 새롭게 들리지 않는다. 에스닉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다이내믹한 변주를 그린 ‘Pose’, 아이린과 슬기의 유닛을 떠올리게 하며 매혹을 떨군 ‘Better be’만이 임팩트를 남기며 아쉬움을 달랜다.

< Queendom >은 약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레드벨벳을 그리워했을 대중에게 반갑게 다가가는 음반으로서는 성공적이나 어떠한 콘셉트를 소화하더라도 늘 주체적인 개성을 발휘하던 그룹의 기량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상실케 한다. 모두가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앞세워 힘찬 응원가의 분위기를 형성했지만 정작 앨범의 주인공이어야 할 이들의 정체성은 흐릿하다. 무던한 완성도와 안전함을 추구한 작품은 레드벨벳이 공고히 쌓아온 독특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사운드를 모두 담기 벅차다.

– 수록곡 –
1. Queendom
2. Pose
3. Knock on wood
4. Better be
5. Pushin’ n pullin’
6. 다시, 여름 (Hello, sun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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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효연 ‘Second (Feat. 비비)’ (2021)

평가: 2.5/5

소녀시대가 긴 휴식기에 돌입한 이후 DJ Hyo로 활동명을 변경하며 DJ로서의 행보를 걸어온 효연이 청량한 댄스 팝 넘버 ‘Second’로 변화를 꾀한다. ‘Sober’, ‘Dessert’ 등 지난 2년간 발매해 온 강렬한 클럽튠 사운드의 곡들과 달리 사운드의 무게감을 덜어냈으며 보컬의 톤 또한 가볍고 부드러워졌다. 호른과 카우벨을 활용한 통통 튀는 연주로 경쾌함을 더했고 단순한 멜로디의 후렴구와 반복적인 구성으로 이지리스닝의 형태를 취한다.

묵직한 비트와 전자음만으로 코러스를 채웠던 EDM의 작법에서 벗어나 멜로디컬한 후렴구로 기존보다 보컬의 비중을 높였다. 효연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과 정직한 창법이 산뜻한 사운드와 매끄럽게 어우러지지 않아 곡의 전개를 단조롭게 만들지만 후반부에서 이를 시원하게 반전시키는 비비의 싱잉 랩이 몽롱한 톤으로 템포의 전환을 이끌어내며 피처링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가사 속 ‘Take a second’의 의미처럼 격렬한 일렉트로닉 비트 위를 내달리던 효연의 기세만큼은 잠시 휴식을 취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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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잔나비 ‘환상의 나라’ (2021)

평가: 4/5

잔나비의 시작을 알린 < Monkey Hotel >(2016)은 청춘들의 씁쓸한 현실과 복잡한 감정을 익살과 함께 풀어낸 ‘놀이터’와도 같았다. 레트로 음악의 아날로그적 정취를 품으며 1970-1980년대 전설들의 음악을 레퍼런스 삼았던 소포모어 < 전설 >(2019)은 매니아틱한 그룹사운드에게 대중적인 히트곡을 만들어주었고 몇 번의 성공을 통한 안정감을 기반으로 이들은 그동안 꿈꾸었던 장대하고 화려한 형태의 음악 세계, < 환상의 나라 >로 향했다. 야심이 깃든 기획에 따라 재기발랄하게 뛰어놀던 시작을 지나 장엄한 관현악 연주와 판타지적 장치, 시적인 가사를 통해 다이내믹하고 세밀한 짜임새를 가진 시공간으로 규모를 확장한다.

도입부와 피날레를 명확히 구분했던 데뷔작과 같이 이번 음반 또한 여러 장의 막으로 이뤄진 한 편의 뮤지컬을 떠올리게 하는 뚜렷한 기승전결의 구조를 취한다. 1분 남짓의 인트로 곡 ‘환상의 나라’는 동화 같은 분위기의 현악기 연주와 함께 서막을 열며 지저귀는 새소리와 산뜻한 컨트리 풍의 멜로디로 흐름을 이어가는 ‘용맹한 발걸음이여’가 앨범의 주제의식을 내포한 내레이션과 함께 본격적인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잔나비가 꿈꾸었던 거대한 세계는 비틀즈의 영향을 받았던 이들의 초심으로 돌아가 완성된다. ‘지오르보 대장과 구닥다리 영웅들’라는 부제를 덧붙이며 가상의 세계를 설정한 것은 1967년 비틀즈가 발매한 명작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를 떠오르게 하며 전설의 이름들을 외친 수록곡 ‘비틀 파워!’는 그들에 의한 영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재지한 멜로디의 연주를 이어가다 후반부에 빨리 감기의 형태로 템포를 극단적으로 전환하는 ‘로맨스의 왕’은 비슷한 구조를 가진 비틀즈의 ‘A day in the life’와 닮아 있다.

‘환상의 나라’라는 주제에 걸맞게 변화무쌍한 사운드와 톡톡 튀는 실험적인 아이디어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페어웰 투 암스! + 요람 송가’는 힘찬 드럼 연주가 이끄는 행진곡의 멜로디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용감한 발걸음이여’의 내레이션을 왜곡한 중반부, 그리고 경건한 송가의 형태로 마무리되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택한다. 왈츠풍의 단조로운 멜로디 위에 웅장한 마칭 밴드의 연주가 겹겹이 쌓이며 무게감을 더하는 ‘고백극장’은 외로움이라는 주제의 본질을 우스꽝스럽게 풀어내며 재미를 더한다.

쉴 새 없이 부딪히는 악기들과 개성 넘치는 곡들의 변주가 혼을 쏙 빼놓지만 < 전설 >로 확립했던 잔나비의 대중적인 색깔 또한 놓치지 않는다. 타이틀곡 ‘외딴섬 로맨틱’은 대중이 가장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가사의 청량한 발라드 곡이며 강한 여운을 가진 최정훈의 보컬을 통해 촌스럽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청춘의 사랑, 꿈을 향한 아름다운 열정과 같은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대중적인 히트를 기록한 밴드는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쉽게 실현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장중한 서사를 가진 콘셉트 앨범을 기획하며 한 걸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멋스럽게 구축한다. 특정 싱글에 임팩트를 부여하기보다는 내러티브의 유기적인 흐름을 견고하게 형성하며 싱글 단위로 곡을 소비하는 스트리밍의 시대에 한숨에 즐길 수 있는 앨범 단위의 청취를 제안했다. 요새 음악에서 쉬이 찾아볼 수 없는 낯선 문법을 취하면서도 아티스트와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대중친화적인 음들의 향연도 놓치지 않으며 잔나비가 지휘하는 쇼의 무대로 대중을 끌어들인다.

– 수록곡 –
1. 환상의 나라
2. 용맹한 발걸음이여
3. 비틀 파워!
4. 고백극장
5. 로맨스의 왕
6. 페어웰 투 암스! + 요람 송가
7. 소년 클레이 피전
8. 누구를 위한 노래였던가
9. 밤의 공원
10. 외딴섬 로맨틱
11. 블루버드, 스프레드 유어 윙스!
12. 굿바이 환상의 나라
13. 컴백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