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력적인 합작이다. 레트로 무드를 연출하는 신시사이저 라인과 듣는 이의 귀를 잡아끄는 보컬 라인의 조화가 특별하다.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치밀한 사운드 디자인, 몽환적 음향에 걸맞은 우효의 섬세한 가창이 완벽히 합을 이뤘다.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상승효과까지 끌어낸 영리한 컬래버레이션. 합동 작업은 이래야 한다.
매력적인 합작이다. 레트로 무드를 연출하는 신시사이저 라인과 듣는 이의 귀를 잡아끄는 보컬 라인의 조화가 특별하다.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치밀한 사운드 디자인, 몽환적 음향에 걸맞은 우효의 섬세한 가창이 완벽히 합을 이뤘다.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상승효과까지 끌어낸 영리한 컬래버레이션. 합동 작업은 이래야 한다.
작년 ‘Maniac’과 ‘Heather’로 이름을 알린 코난 그레이의 컴백곡. 소박하고 나긋했던 초기의 곡들과 달리 드라이브감이 강조된 화려한 편곡, 내뱉듯 거칠게 다루는 보컬이 출세곡 ‘Maniac’을 연상케 한다. 주로 혼자서 곡을 쓰던 그가 토바이어스 제소 주니어(Tobias Jesso Jr.), 몬스터스 앤 스트레인저즈(The Monsters & Strangerz) 등 히트메이커와 만나 좀 더 매끈하고 과감해졌다. 치기 어린 노랫말과 쉽게 잘 들어오는 선율도 그럴듯하다. 차세대 팝 유망주에 걸맞은 곡이다.
어느 면에서도 창의적이지 않다. 정동하의 최근 싱글 ‘Fly Away’, ‘LOVE’가 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면, ‘추억은 만남보다 이별에 남아’는 그가 부활에서 노래하던 때를 떠오르게 한다. 곡의 구성과 진행은 익히 들어온 패턴이고, 노랫말은 지루하기만 하다. 정동하는 이 뻔한 노래를 탁월한 가창력으로 포장했다. 그마저도 부활 시절을 연상케 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곡을 그럴듯하게 만든 건 결국 보컬 플레이뿐이다.
대개 게스트 보컬을 기용할 때는 그에 걸맞은 당위가 따른다. 처음부터 특정 가수를 생각하고 만든 곡이라든가, 원곡자보다 곡에 담긴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수라는 식의 이유다. 반면 정준일이 만들고 SOLE(쏠)이 부른 ‘첫사랑’에선 듣는 이가 납득할 만한 명분이 보이지 않는다. 곡의 구성과 전개 방식은 전형적인 정준일의 작법이고, 공기를 머금고 진성과 가성을 일정하게 오가는 쏠의 보컬은 단조롭게만 들린다. 노래의 선율과 가사가 심심한 가창을 압도할 만큼 특별한 것도 아니다. 성공적인 합작이라고 보긴 어렵다.
4년 만의 팝 싱글이다. 그웬 스테파니의 최근 작업은 캐럴과 컨트리에 몰렸다. 신곡은 기존의 팝 디바 계열도, 솔로 초창기 키치 스타일도 아니다. ‘Let me reintroduce myself’는 ‘내 소개를 다시 할게’란 제목처럼 그웬 스테파니의 뿌리, 밴드 노 다웃에 닿아있다. “이건 컴백이 아냐, 날 재활용 하는 거지”란 가사가 곡의 의도를 대변한다.
노래 곳곳에서 지난날의 흔적이 포착된다. 라디오 주파수를 찾는 듯 잡음 섞인 도입부터 복고를 천명한다. 스카 리듬에 춤을 추는 플라멩코 기타, 소리의 부피를 키우는 오르간과 트롬본이 1990년대 노 다웃을 소환하고, 그웬 스테파니는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천연하게 박자를 탄다. 솔로 히트곡 ‘Hollaback girl'(2004)의 키워드 중 하나였던 ‘바나나’를 인용하는 재치도 눈에 띈다. 그의 말대로 새로운 것 없는 재활용 곡이지만, 특유의 매력만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