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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Blackswan) ‘Cat & mouse’ (2023)

평가: 4/5

현재 라인업으로 처음 발표한 미니앨범 < That Karma >의 첫 싱글 ‘Karma’와는 완전히 다르다. 블랙스완은 카리스마 넘치고 웅장한 ‘Karma’와 달리 ‘Cat & mouse’를 통해 귀엽고 애교 있는 댄스 팝 트랙도 완벽하게 다루고 소화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갑작스런 변신에 적응이 쉽지 않을 정도다.

신시사이저 베이스로 비트를 강조한 ‘Cat & mouse’는 1980년대 후반의 댄스 팝처럼 말쑥하고 정갈하며 멤버들은 경쾌한 분위기에 맞춰 힘을 빼고 가볍게 노래한다. 알토 톤으로 랩을 난사하는 파투조차 가비, 앤비, 스리야처럼 명주실처럼 가늘고 고운 음색을 뽑아냈고 모든 멤버들은 이 통일된 목소리로 인상적인 코러스를 완수했다. 치열하게 노력한 발음교정 덕분에 영어 버전보다 한국어 버전이 더 자연스럽고 가사도 잘 들리며 안무도 앙증맞다. 블랙스완은 자랑스러운 K-팝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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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라잇(LIMELIGHT) ‘Madeleine’ (2023)

평가: 4/5

전작 ‘Honestly’, ‘Starlight’, ‘Eye to eye’, ‘Blanc noir’ 등을 작곡한 김승수와 다시 손을 잡은 ‘Madeleine’은 가볍고 투명한 댄스팝이다. 서머 시즌을 겨냥한 이번 싱글은 ‘Starlight’, ‘Blanc noir’, ‘Crystal’과 달리 힘을 빼 멤버들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가져간다.

현재의 음악 트렌드 대신 1980년대의 댄스팝에 2010년대의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와 트로피컬 하우스를 투과한 이 노래는 현재의 유행을 따르지 않아도 자신감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브릿지 이후에는 수혜와 미유의 고음, 귀여운 안무, 코러스 등 화력을 집중해 클라이맥스로 이끌고 톤이 낮은 가은은 미유와 수혜의 가는 음색과 대비되며 곡의 중심을 잡는다. ‘Madeleine’은 2023년 여름에 나온 걸그룹 노래 중 가장 자연스럽고 대중적이며 듣기에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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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믹스(NMIXX) ‘Roller coaster’ (2023)

평가: 1.5/5

엔믹스는 가수의 인기도와 음악의 완성도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그룹이다. 팀 이름도 알려졌고 각 멤버들의 인지도도 좋지만 이들의 노래들은 휘발성이다. 기억에 오래 남지도 않고 흥얼거리게 되지도 않는다. 믹스팝이라는 신조어에 함몰된 음악적인 실험 안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같은 그룹이다.

다행히 ‘Roller coaster’는 믹스팝이라는 허울에서 살짝 벗어나 있지만 빈약한 멜로디는 여전하다. 이것을 감추기 위해 리듬을 강조했고 여러 소리로 채웠으며 멤버들은 그 구간을 커버하려고 여섯 명의 똑같은 음색으로 보컬을 중첩한다. 그래서 어수선하고 피곤하다. 뛰어난 사운드 믹싱, 세련된 리듬, 들을만한 후크도 다듬지 않으면 듣기 불편하다. 대중이라는 뜻은 대다수의 사람이고 대중음악은 그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다. 대중음악은 대중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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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원하모니(P1Harmony) ‘Jump’ (2023)

평가: 3/5

최근 K-팝은 8비트 풍년이다. 관능적이면서 여유로운 그 박자 안에서 많은 아이돌 그룹들은 선율과 리듬, 가사로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펼친다. 피원하모니도 지난 3년을 일단락 짓는 미니 6집의 타이틀곡으로 8비트를 유기적으로 활용한 ‘Jump’를 낙점했다.

(여자)아이들 같은 도입부와 프리코러스에서 드롭 구간까지 연결되는 부분은 작위적이지만 이것은 멋진 후크를 강조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인기를 얻은 이탈리아의 일렉트로니카 그룹 에펠 65와 프랑스의 댄스홀 가수 제시 마타도어의 음악이 오버랩되는 ‘Jump’는 심장을 뛰게 하지만 운율을 위해 억지로 끼워 맞춘 가사는 고민이 더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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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현씨밴드 ‘노래나 부를까’ (2023)

평가: 1.5/5

아이돌 그룹 노래처럼 3분대의 길지 않은 시간 속에서 봄과 낭만, 여유, 나른함을 만난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나 뜨거운 감자의 ‘봄바람 따라간 여인’처럼 맑은 봄날에 걸으면서 듣기에 나쁘지 않다.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활동했던 미국과 영국의 모던록 사운드로 중심을 이동한 것은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팝펑크와의 접점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여기에 이전의 다른 곡들과 거리를 두면서 멜로디 감각을 뽐내려고 했지만 선율 감각은 의지에 미치지 못하고 보컬리스트 ‘나상현씨’의 음정은 둘째치고라도 가사 전달력이 약해 노랫말이 들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생계로 노래를 불러야만 하는 사람에게 누가 되는 제목부터 거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