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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앨리스(Wolf Alice) ‘Blue Weekend'(2021)

평가: 4/5

울프 앨리스의 사운드트랙은 다채로운 연출로 가득하다. 2010년에 결성한 이래 초기 소재는 포크풍의 팝이었지만 영국 밴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데뷔작 < My Love Is Cool >과 2018년 머큐리상을 수상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에 이르기까지 드림 팝, 슈게이징, 그런지 등 빈티지한 인디 록 사운드를 탁월하게 배합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매력은 이번 음반에서도 효력을 발휘한다. ‘Safe from heartbreak’와 ‘No hard feelings’의 포크적인 질감은 부드러운 멜로디를 편성해 어쿠스틱의 뿌리를 드러냈고 중간에 배열된 야성적인 펑크 록 넘버 ‘Play the greatest hits’는 전작 ‘Yuk foo’의 전술을 차용했다. 과거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유지하되 확고한 자신감을 선보인 셈이다.

매혹적인 오르간 선율로 관능적인 슈게이징 텍스처를 그려낸 ‘Feeling myself’와 그런지 사운드를 날카롭게 구현한 ‘Smile’은 1990년대 초반 유행했던 록 음악을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낸다. 그 숨은 주역은 마커스 드라바스의 프로듀싱. 아케이드 파이어, 플로렌스 앤 더 머신 등 굵직한 밴드들과 작업했던 그의 정교함이 이들의 음악을 풍부한 음향으로 세밀하게 가공했다.

모호한 은유 뒤에 감췄던 프론트우먼 엘리 로셀의 개인적인 감정들은 < Blue Weekend >의 가사로 해방된다. LA에서의 경험에 빗댄 ‘Delicious things’는 혼란스러운 쾌락주의를, 어긋난 관계를 한탄하는 ‘How can I make it ok?’에서는 씁쓸함을 몽환적인 보컬과 함께 자세하게 읊어낸다. 실생활에서의 불안을 작사로 옮겨 담았던 그의 작법이 밴드 특유의 차가운 카리스마를 더욱 견고하게 다듬으며 뚜렷한 음영을 갖춘 매혹적인 무드를 형성한다.

앞선 두 번의 시험대에서 끌어낸 평단의 호평이 울프 앨리스를 촉망받는 유망주의 궤도에 올려놓았다면 이번 세 번째 앨범은 이들이 취한 강점을 증폭시켰다. 변화무쌍한 사운드의 향연 속에서 완성도와 깊이를 확보한 < Blue Weekend >는 10여 년의 시간 쌓아 올린 도약대 위에서 만개한 역량을 입증했다. 영국이 대대로 자랑해온 ‘기타 중심의 록’을 실현했던 울프 앨리스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대형 밴드 반열에 바짝 다가선다.

-수록곡-

  1. The beach
  2. Delicious things
  3. Lipstick on the glass
  4. Smile
  5. Safe from heartbreak (if you never fall in love)
  6. How can I ok?
  7. Play the greatest hits
  8. Feeling myself
  9. The man on earth
  10.  No hard feelings
  11.  The beach 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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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시갈라, 리타 오라(Sigala, Rita Ora) ‘You for me'(2021)

평가: 3/5

데뷔 싱글 ‘Easy love’와 2018년 발매한 첫 번째 정규작 < Brighter Days >의 흥행으로 단숨에 트로피컬 하우스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은 시갈라의 신보다. 찰리 XCX가 공동 작곡으로 참여한 곡은 앞서 아비치, 카이고 등 다양한 EDM 프로듀서들과 빼어난 호흡을 선보인 ‘히트 메이커’ 리타 오라의 보컬로 대중성과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청량감이 물씬 묻어난 트로피컬 비트와 합을 이룬 시원한 음색이 푸른 하늘을 그려낸다. 팝 아이콘들과의 조화 속에 안정적인 구성을 취한 기분 좋은 댄스 팝으로 또 한번 여름이 왔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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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Feature

MZ세대의 음악 레전드 특집

음악은 저항 정신을 표현하는 매개체이자 자유를 실현하는 수단이다. 수십 통용되던 젊음의 코드가 낯설기만 MZ세대는 무엇이 당대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했는지, 기성세대에게서 간간이 들었던 ‘영광의 시절’의 주역에는 누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귀가 가는 밴드가 있다. 강렬한 밴드 사운드,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힙합과 아이돌 음악에 익숙한 이들에게 록과의 접점을 마련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스타들인 포스트 말론(Post Malone) 다베이비(DaBaby) 공히 노래한 곡이 스타.

이 리스트는 1950년대 태동한 이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록 음악에 주목한다. 달라진 환경과 흘러간 시간만큼 록과 멀어진 현세대에게도 시대를 막론하고 통하는 록 밴드에는 누가 있는지, 지금 젊음의 시선에서 ‘그래도 이 밴드만은 챙겨야 한다’고 공감할 수 있는 레전드 10팀을 선정했다.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
핑크 플로이드가 1973년 발표한 < The Dark Side of The Moon >이 위대한 앨범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주변에 록 음악을 좀 듣는다고 하는 광(狂)들의 추천 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 찬사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이 거룩한 밴드는 실험적 요소들을 음악에 대거 투입해 곡의 구성과 연주 방식의 범위를 넓혔다.

실제로 이들 음악은 기존의 일반적인 록과 달리 웅장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장엄한 아방가르드 록 사운드가 주는 장대한 분위기의 핑크 플로이드 음악은 청취를 거듭할수록 다채로운 감상이 가능하다. 유행하는 대중음악보다 진중하고 진취적인 체험을 원한다면 핑크 플로이드가 그 음악의 스펙트럼을 확장해줄 것이다. 특히 대표곡 ‘Comfortably numb’ 속 심금을 울리는 데이비드 길모어의 기타 솔로는 록연주가 선사할 수 있는 감동의 극치다.
추천곡:’Us and them’, ‘Wish you were here’, ‘Another brick in the wall, pt.2’, ‘Comfortably numb’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레드 제플린은 MZ세대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록 밴드의 형상을 지녔다. 긴 머리카락과 타이트한 바지, 그리고 단추를 풀어 헤친 화려한 셔츠를 입은 패션은 젊은 세대가 가장 먼저 형상화하는 록 밴드 이미지의 전형이다. 높은 음역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로버트 플랜트의 록 보컬 스타일, 기타리스트들의 영원한 로망인 지미 페이지의 연주도 역시 마찬가지다.

레드 제플린은 밴드 구성원 모두가 해당 포지션에서 전설적인 위치를 점하며 8개의 앨범 을 발매했다. 헤비메탈, 블루스, 사이키델릭, 레게 그리고 월드뮤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내재한 그들의 유산은 록 음악의 교본으로서 회자된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록 밴드의 최고 명곡에 대한 의견은 저마다 분분하지만 밀도 높은 커리어 속 굳이 하나를 택한다면 ‘Rock and roll’에 표를 던지고 싶다. 대단한 연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제목이 나타내듯 레드 제플린이 로큰롤 그 자체이기 때문.
추천곡:’Heartbreaker’, ‘Rock and roll’, ‘D’yer mak’er’, ‘Fool in the rain’

벨벳 언더그라운드 (The Velvet Underground)
현대 미술의 거장이자 숱한 명작들을 남긴 팝 아티스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은 현재까지도 위용을 떨치고 있다. 당대 뉴욕 문화의 상징이었던 그는 비단 시각주의 예술뿐만 아니라 음악 분야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흰 배경에 덩그러니 놓인 큰 바나나 하나와 ‘Sunday morning’, ‘Femme fatale’ 등으로 잘 알려진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1집 커버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외부의 입김과는 별개로 이 앨범에 담아낸 루 리드와 존 케일의 천재성은 새바람을 몰고 왔다. 전위적 성격의 사운드를 강조하며 당시 만연하던 히피즘에 대적하는 도발적인 주제를 다뤘던 이들의 음악은 가까운 미래 펑크(Punk) 록과 뉴 웨이브 음악에 막대한 영향력을 선사했고 나아가 얼터너티브 록의 기원으로도 여겨진다. 활동 당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실현한 단순하고 아름다운 록은 뉴욕 언더그라운드 신의 활로를 개척했다. 따라 하기 쉽고 매력적이다. 출시된 지 수십년이 지난 후에도 그들 음악이 유독 세련되게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천곡:’I’m waiting for the man’, ‘Ride into the sun’, ‘Sweet Jane’, ‘Who loves the sun’

에이씨디씨 (AC/DC)
일관적으로 추구한 8비트 로큰롤에 타협이란 없었다. 한결같이 직진한 쓰리 코드의 포효는 전 세계 록 시장을 강타하며 약 5,000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하드 록 최고의 걸작 < Back In Black >을 배출해낸다. 최근엔 마블 영화 < 아이언맨 > 시리즈와의 인연으로 더 친숙하다. 극 중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화려한 등장 신에 어김없이 이들의 음악이 흐르는데 스크린을 뚫고 뿜어져 나오는 맹렬한 에너지까지도 모두 8비트 로큰롤이다.

때로는 단순한 게 귀에 맴돈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8비트 드럼 위 얹어지는 강렬한 리프, 그리고 폭발하는 고속 질주까지, 스트레스를 날리기엔 이만 한 게 없다. 복잡한 머릿속을 말끔히 정리해주는 에이씨디씨의 음악은 아마 지금을 살아가는 MZ세대들에게 일종의 진통제가 될 것이다.
추천곡:’T.N.T’, ‘Whole lotta Rosie’, ‘Highway to hell’, ‘You shook me all night long’

레너드 스키너드 (Lynyrd Skynyrd)
발음하기 어려운 밴드다. 레너드 스키너드는 멤버들의 학창 시절 고등학교 교사 이름을 익살스럽게 변형해 그룹명으로 삼았다. 올맨 브라더스와 미국 남부 블루스, 컨트리의 융합인 서던 록(Southern rock)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해온 그들은 1970년대 3대 록 클래식으로 꼽히는 ‘Free bird’를 비롯해 ‘Tuesday’s gone’, ‘Simple man’ 등을 수록한 1집 외에도 수많은 록 고전들을 쏟아냈다.

리드 기타리스트가 셋이나 되는 레너드 스키너드의 풍성한 사운드는 미국 남부를 떠올리게 한다. 개러지와 블루스, 그리고 하드 록을 결합한 토속적인 질감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앨라배마를 달콤한 내음이 가득한 고향으로 둔갑시킨다. 1977년 갑작스러운 비행기 사고로 3명의 멤버를 잃기 전까지 그들은 서던 록의 대표 주자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광대한 하모니를 그려냈던 대가들의 애달픈 결말은 먹먹한 그리움을 남긴다.
추천곡:’Free bird’, ‘Tuesday’s gone’, ‘Give me three steps’, ‘Sweet home Alabama’

클래시 (The Clash)
얼마 전 개봉한 디즈니 영화 < 크루엘라 > 사운드트랙에 클래시의 대표곡 ‘Should I stay or should I go’가 포함되었다. 펑크(Punk) 록의 원조 격인 그들은 작품 속 배경과 마찬가지로 1970년대 런던 젊은이들을 대변했다. 당시 갖은 사회 문제들로 혼란스러운 형국에 직면한 영국의 심장부에서 섹스 피스톨즈의 불꽃을 이어받은 이 4인조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응축된 분노를 눌러 담은 노랫말이 곧 시위 문구가 되어 거리에 울려 퍼졌고, 그들이 고취시킨 저항 정신은 후배 펑크 뮤지션들의 귀감이 되었다.

메시지 측면에서 혁명과 노동 계급에 집중한 동시에 음악적, 장르적 모험도 서슴지 않았다. 스카, 레게의 요소를 접목한 곡들은 클래시의 새로운 면모를 부각하면서 쓰리 코드의 단순함 아니면 소음으로 치부된 펑크 록에 고(高) 퀄리티를 부여했다. 기억해야 할 클래시의 본질은 < London Calling > 앨범 표지 속 베이시스트 폴 사이모넌이 기타를 내리꽂는 모습으로 단번에 압축된다. 그들이 보여준 용기와 투쟁 정신은 모든 게 위축된 MZ세대에게 진정 록 스피릿이 무엇인지 일깨워줄 것이다.
추천곡:’White riot’, ‘I’m so bored with the U.S.A’, ‘London calling’, ‘Rock the casbah’

토킹 헤즈 (Talking Heads)
‘혁신’이라는 키워드는 현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덕목이다. 토킹 헤즈가 구축한 혁신적인 음악 세계는 창의성과 독창성을 갈망하는 MZ세대의 니즈와 맞닿아 있다. 뉴욕의 CBGB 클럽에서 라몬즈(Ramones)의 오프닝 공연을 맡으며 커리어를 시작한 그들은 1977년 데뷔작 < Talking Heads’77 >로 지적 매력을 한껏 드러내며 단숨에 참신한 그룹으로 발돋움한다. 이후 브라이언 이노가 프로듀서로 가세하면서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해 미국 뉴 웨이브 신의 수작을 연이어 발표하며 주가를 올렸다.

독특한 음악관과 더불어 토킹 헤즈가 대중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까닭은 프론트 맨 제임스 번의 지분이 압도적이다. 훤칠한 키와 번듯한 외모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펼치는 기행에 가까운 라이브 퍼포먼스가 주된 요인이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격렬한 춤사위는 그들 음악의 일부이자 상징이 된 지 오래. 그가 보여준 쇼맨십도, 딴 프론트맨에 비해 다소 엉성한 가창법을 구사하는 것도 다 신선하다. 매직 밴드!
추천곡:’Psycho killer’, ‘Life during wartime’, ‘Once in a lifetime’, ‘Road to nowhere’

표준화된 록의 시대에 폴리스는 영국 뉴 웨이브 신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다. 펑크 록에서 곧장 장르를 확대하여 레게, 재즈 등을 뒤섞은 사운드를 건설했고 매 앨범 선보인 변신술은 정체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며 미 대륙까지 뻗어갔다. 이러한 ‘뉴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주역에는 이미 우리에게 관능적인 영국식 발음과 함께 대표곡 ‘Englishman in New York’, ‘Shape of my heart’ 하면 바로 떠오르는 가수 스팅(Sting)이 있다.

밴드 시절 스팅의 모습은 솔로 시절과는 상반된 반전 매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기타리스트 앤디 서머스, 드러머 스튜어트 코플랜드와 완벽한 합을 이루며 짧은 활동 기간 발매한 5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선구적인 프로젝트로 만들어냈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득한 주요인은 삼각 편대의 팽팽한 균형이다. 감미로운 보컬, 파워풀한 드럼과 어우러지는 앤디 서머스 특유의 ‘쫀득한’ 기타 리프는 매번 놀라움을 안겨준다.
추천곡 : ‘Can’t stand losing you’, ‘Message in a bottle’, ‘Every little thing she does is magic’, ‘Every breath you take’

뉴 오더 (New Order)
클럽 음악의 형태는 현재 힙합과 EDM으로 정형화되었지만 1980년대 영국 클럽 신에 울려 퍼진 음악은 지금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일렉트로닉 록 요소와 신스팝을 가미한 뉴 웨이브 음악들이 맨체스터를 기반으로 흘러나왔고 그 중심에는 비극을 정면으로 돌파한 뉴 오더의 신화가 있었다.

조이 디비전의 그늘에서 출발한 뉴 오더는 전신 멤버 버나드 섬너, 피터 훅, 스티븐 모리슨을 주축으로 재결성했다. 댄서블한 록 사운드를 정직한 배열 아래 흡인력 있는 멜로디로 구사한 감각적인 문법으로 그들은 서서히 조이 디비전의 잔향을 지워갔고 훗날 ‘록+댄스’의 미친 맨체스터, 이른바 매드체스터라는 새로운 음악 형태의 근원이 된다. 물론 이 드라마틱한 서사는 멤버들의 역량이 탁월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중 단연 최고는 ‘인간 메트로놈’ 드러머 스티븐 모리슨. 자유자재로 리듬을 잘게 쪼개고 붙이는 그의 시그니처 연주는 언제 들어도 일품이다.
추천곡:’Age of consent’, ‘Love vigilantes’, ‘Bizarre love triangle’, ‘Round & round’

큐어 (The Cure)
큐어는 1970년대 말 태동한 고딕 록이라는 하위문화를 대표했다. 고스 족의 특징인 창백한 피부, 두꺼운 아이라인, 그리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기괴한 화장법을 선보인 채 내면의 분노를 음울한 감성으로 담아 표출한 로버트 스미스는 고딕 록의 효시가 된 조이 디비전의 뒤를 이었다. 결성 초기 발매한 고딕 3부작을 대표적으로 작품들 속엔 사회의 어두운 측면과 허무주의가 만연하게 드러난다. 현재까지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고딕 문화에 입문하기에 제격이다.

큐어는 꾸준함과 장수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데뷔 이래 다양한 장르에 일가견을 보이며 고딕 록, 얼터너티브 록 이외에 주류 팝 분야까지도 좋은 성적표를 거두었다. 로버트 스미스의 음산한 무드와 전형적인 기타 팝 감각이 의외의 시너지를 발휘한 것. 지금까지 대중에게 유명세를 치른 곡들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 울분을 토하는 보컬과 서정적인 멜로디가 교차하는 아이러니의 매력, 이게 큐어다.
추천곡:’Cold’, ‘Just like heaven’, ‘In between days’,’Friday I’m in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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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정엽 ‘Drive (Feat. Leellamarz)’ (2021)

평가: 3.5/5

지난 4월 발매한 따뜻한 질감의 로맨틱 싱글 ‘Waltz for you’에 이은 두 번째 싱글 에디션이다. 앞선 이야기가 늦은 겨울과 봄의 낭만을 그려냈다면 속편은 청량감 가득한 여름 분위기를 자아내며 서사를 연결한다. 정엽 특유의 간질대는 음색과 래퍼 릴러말즈의 담백한 랩이 의외의 조화를 이루며 설렘이라는 공통된 감정을 섬세하게 건드린다.

펑크(Funk) 리듬의 기타 리프가 곡의 중심을 지탱해 복고풍 사운드를 유연하게 구축하고 그 위에 얹은 다채로운 신시사이저 라인이 편안한 멜로디를 완성한다. 지속된 레트로 열풍은 정엽에게 익숙한 분야다. 시기적절한 시류 속 성행하는 히트곡 공식을 두루 갖춘 웰메이드 드라이브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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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Feature

매거진의 가치를 돌아보다, the Issue :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Magazine Collection

매거진 시장은 디지털화의 피해를 고스란히 안았다.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시대 종이 매체의 쇠퇴는 당연한 절차였고 전통을 자랑하던 유명 매거진들의 폐간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반면 요즘은 얘기가 다르다. 무분별한 정보들을 쏟아내는 온라인 미디어에 피로를 느낀 나머지 독자들은 매거진과 같은 에디터의 전문성이 담겨있는 콘텐츠를 원한다. 게다가 최근 트렌드와 맞닿은 종이 매체라는 아날로그 감성과 직접 수집하는 재미까지, 매거진 시장에 다시 한번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을 예견이라도 한 듯 만반의 준비를 기울여 왔다. 201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돌며 비용과 노력을 집중한 결과 9,000권에 달하는 11종 매거진의 발행본 전체를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이태원에 위치한 현대카드 스토리지(Storage)에서는 매거진 전권 콜렉션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the Issue: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Magazine Collection 展’은 < 라이프 >, < 플레이보이 >, < 내셔널 지오그래픽 >, < 롤링스톤 >, < 도무스 >를 소재로 대중성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각 영역 최고 권위의 5개 매거진을 전시에 담았다.

전시장 입구에 자리한 대형 연표에는 5개 매거진 콜렉션의 연대기와 1930년대를 시작점으로 세계사에 기록된 주요 사건들이 펼쳐져 있다. 각 사건과 해당 매거진의 연관 관계를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포토 저널리즘 시대를 이끌었던 < 라이프 > 섹션은 반가움이 앞섰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비롯해 리더로 대표되는 인물들의 과거 모습과 제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 사진같은 익숙한 장면들도 마주했다. 보도사진 분야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운동, 흑인 인권, 우주개발, 그리고 ‘이 시국’에 어울리는 바이러스 분야까지 다뤘던 < 라이프 >의 기록들은 붉은 로고의 상징성이 여전히 숨 쉬고 있는 듯했다.

< 플레이보이 >는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과 가족주의에 저항한 성 해방을 이끌었다는 대립한 의견들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 플레이보이 >는 단순한 성인 잡지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의 시대상과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분야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선사했던 사실은 상대적으로 간과됐다. ‘Playboy Club’은 매거진으로부터 투사된 판타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1960년대 유흥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그 외에도 ‘일러스트레이션 해방 운동’을 주도했던 도전적인 태도와 데이비드 보위, 살바도르 달리와 같은 예술계 저명인사들을 다룬 인터뷰는 격조 높은 매거진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는 지점이다.

지금은 어패럴과 다큐멘터리 채널로 더 친숙한 < 내셔널 지오그래픽 >의 노란 테두리는 변화를 거듭했다. 본래 학술지의 성격으로 시작했던 <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 교양지 이상의 것으로 성장하게 된 흔적은 커버의 변천사를 통해 전시되었다.

입장 전부터 제일 관심을 끈 건 단연 < 롤링 스톤 >이다. < 롤링 스톤 >은 대중음악 매거진으로는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으며 사회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매체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반문화를 표명한 음악적 현상을 생생히 기록했던 콜렉션과 빈번히 커버 샷을 장식했던 존 레논의 추억을 되짚어 본 후 전시장 가운데 마련된 청음 존에서 그 유명한 < 롤링 스톤 > 선정 명반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바이닐 앤 플라스틱처럼 레코드판의 가치와 음악 큐레이션 작업을 끊임없이 시행해온 현대카드의 특색이 드러난 구성이었다.

건축과 디자인 산업에서 국제적 트렌드를 주도하는 월간지< 도무스 >는 마지막 매거진이다.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도입한 편집 전략 ‘10x10x10’을 통해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를 편집장으로 선임하는 등 신선한 도약을 앞두고 있었다.

전시장 계단을 내려가다 보이는 2층 높이의 대형 서가 존에는 매거진들이 빼곡히 진열되어있다. 실로 압도되는 광경이다. 가볍게 한두 개 정도를 소장하는 것과 완전한 수집을 이뤄낸 것은 단순한 개수 차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나 희소성과 오랜 역사를 지닌 5개 매거진 전권 콜렉션이라면 더욱 가치는 특별해진다. 낱권이라는 단편의 조각을 차곡히 쌓은 결과 마침내 역사의 흐름은 연결 지어졌다. 문화에 진심이었던 현대카드가 방대한 아카이브와 함께 또 한번 진심이라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김성욱)

사진제공 = 현대카드

  1. 라이프 (Life)

    보도사진의 선구자 < 라이프 > 지는 영화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로 대중에게 친숙하다. 1936년 헨리 루스가 이 잡지를 창간하며 “삶을 그리고 세상을 보자. 엄청난 일들의 증인이 되자”라고 선언했던 것에 따라 비틀즈, 아인슈타인, 루즈벨트 대통령, 흑인 인권 운동, 제2차 세계대전 등 인류의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기록했다. 1940~1960년 전성기를 누리던 잡지는 2007년에 완전히 폐간되었지만 이들이 남긴 사진은 여전히 그 순간들을 생생히 증언하고 반추한다.


  2. 플레이보이(Playboy)

    < 플레이보이 > 지라고 하면 바니걸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1953년 휴 헤프너의 창간 이래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여온 댄디한 남성을 위한 종합매거진이다. 1975년에는 560만 부를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으나 플랫폼의 확대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누드 사진을 게재하지 않는 등 다양한 타개책을 모색했다. 하지만 여전히 저조한 판매량으로 인해 2017년에는 계간지로 전환했으며 2018년에는 인쇄판 폐지까지 검토했다. 2020년까지 명맥을 이어온 잡지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콘텐츠 생산과 공급체계가 무너지면서 다시 한번 위기를 맞고 휴식에 들어갔다.


  3. 롤링스톤(Rolling Stone)

    1967년 창간한 음악 전문지 < 롤링스톤 >은 정치, 사회 등 시대상을 함께 담으며 세계적인 잡지로 발돋움했다. 1980년대 들어서 연예 쪽으로 완전히 노선을 틀기도 했으나 1990년대 말 정치 콘텐츠를 되살리면서 독자들의 호응과 판매부수 증가로 다시 호황을 맞았다. 또한 젊은 저널리스트 마이클 해스팅스와 맷 타이비 등의 활동으로 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종이 잡지가 사라져가는 2000년대에도 그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전원 아시아인 그룹 최초로 미국판 커버를 장식했고 한국판 창간으로 우리나라가 < 롤링스톤 >의 12번째 국가가 되었다.


  4. 내셔널 지오그래픽(The Nation Geographic)

    < 내셔널 지오그래픽 > 지는 1888년 전미 지리 협회에 의해 지리학 학술지로서 창간되었다. 2대 협회장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부터 대중적인 과학 교양 잡지로 방향을 전환했고 단순 텍스트 출판물이 아닌 방대한 그림까지 담기 시작했다. 특히 1985년 아프가니스탄 소녀 샤 바트 굴라의 사진은 잡지에서 가장 유명한 표지다. 지금까지 1,536호를 발행한 잡지는 생생한 사진과 기록을 전할 뿐만 아니라 환경 보전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며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5. 도무스 (Domus)

    1928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지오 폰티가 창간한 < 도무스 > 지는 이탈리아어로 집이라는 뜻을가지고 있다. 이탈리아 예술을 중심으로 시작한 잡지는 일상의 소소한 것부터 문화 전반의 질적 향상까지 주도했다.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1979년 사망까지 편집장 자리를 지킨 지오 폰티 이후에는 저명한 디자이너들이 이끌며 포스트 모더니즘, 네오 아방가르드 등의 담론을 펼쳤다. 현재 ‘10x10x10’ 프로젝트로 2028년 다가올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며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 1명을 편집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정수민)

정리 :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