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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Phoenix) ‘Alpha Zulu’ (2022)

평가: 3.5/5

프랑스 국가대표 록밴드 피닉스는 아름다움을 연주한다. 1980년대 팝 록 사운드에 일렉트로니카를 엮은 데뷔작 < United >로 데뷔와 동시에 두각을 나타내고 < Wolfgang Amadeus Phoenix >에서는 수려한 멜로디 라인을 앞세워 빈티지 질감과 세련미를 아울렀다. 신스팝과 디스코를 부드럽게 저울질한 < Ti Amo >까지 지난 20여 년간 정립한 우아한 프렌치 스타일은 비좁은 록 시장에서도 찬란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형형색색의 디스코그래피를 구축한 밴드에게 2019년은 중요한 분기점이다. 사반세기 커리어 주요 순간마다 방향키를 나눠 잡고 음반을 공동 지휘한 핵심 프로듀서 필립 자르가 세상을 떠나고 머지않아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봉쇄령이 내려진다. 동료 뮤지션 이상의 친구를 잃은 네 멤버는 상실감을 안고 루브르 박물관 내 팔레 뒤 루브르 스튜디오로 장소를 옮겨 조력자의 부재를 채워나간다.

자체 프로듀싱을 거친 5년 만의 신보는 순수한 태도를 간직한다. 유머러스한 ‘Alpha zulu’의 고동치는 리듬은 전작 < Ti Amo >의 그루브를, 뱀파이어 위켄드의 에즈라 코에닉이 힘을 보탠 ‘Tonight’의 캐치한 베이스라인은 < Wolfgang Amadeus Phoenix >를 각각 소환한다. 빈티지 감성의 신스록 넘버 ‘The only one’은 초기 작풍을 이식했다. 자글거리는 기타 리프와 파스텔 톤 신시사이저가 주조한 선율이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양가의 감정을 부른다. 구성원들의 연륜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포근하게 과거를 망라한 앨범은 뉴웨이브 사운드와 소프트 록의 매끈한 프로덕션 아래 배열의 미학을 품는다. ‘After midnight’로 템포를 끌어 올린 직후 차분하게 호흡을 고르고(‘Winter solstice’), 반짝이는 신시사이저(‘Artefact’)를 앞세워 분위기를 환기한다. 후반부엔 힙합 요소를 가미한 스타카토 비트의 ‘All eyes on me’가 다시 한번 드라이브를 걸어 곡조를 전환하는 등 변칙적인 구성이 익숙한 악풍에서 새어 나오는 기시감을 상쇄한다.

2000년대 록 음악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던 파리지앵들은 고유의 작법으로 전면전을 펼쳤다. 음반엔 베테랑들의 능수능란한 프로듀싱 감각과 숙련도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고인이 된 파트너의 빈자리를 자생력을 끌어올려 메웠고 그간 그룹을 지탱해온 유려한 사운드 메이킹을 충실히 구현했다. 스타일의 다변화라는 창작자의 숙명을 거슬러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 < Alpha Zulu >는 여전히 흡인력이 깃들어 있는 프렌치 록 대표주자의 매끈한 앨범이다.

– 수록곡 –

  1. Alpha zulu
  2. Tonight (Feat. Ezra Koenig)
  3. The only one
  4. After midnight
  5. Winter solstice
  6. Season 2
  7. Artefact
  8. All eyes on me
  9. My elixir
  10. Iden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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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Jin) ‘The astronaut’ (2022)

평가: 2.5/5

새로운 챕터에 진입한 BTS의 두 번째 주자 진이 전 세계 아미에게 일시적 작별을 고한다. 사회 정치면을 장식한 병역 이슈에 속앓이하던 그룹의 맏형은 자신의 안위보다 먼저 광활한 우주 속 은하수가 되어준 팬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지난해 ‘My universe’로 합을 맞춘 콜드플레이와 두 번째 협업을 이룬 우주 비행사는 공백을 앞둔 시점 일곱이 아닌 혼자의 힘으로 애정 어린 러브레터를 완성해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선물한다.

신시사이저와 팝 터치를 가미한 록 스타일로 앞선 ‘My universe’의 기조를 다시 한번 끌어왔으나 첫 만남에 비해 밋밋하다. 진심을 눌러 담은 목소리가 입체적 감상을 안기는 것도 잠시, 밴드의 색채 강한 시그니처 사운드와 백 보컬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 곡의 주도권을 앗아간다. 낮은 음역으로 소박하게 노래할 때 빛나는 보컬리스트의 매력이 화려한 파트너십에 의해 흐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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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스킨(Måneskin) ‘The loneliest’ (2022)

평가: 3/5

모네스킨에게 고독의 계절이 찾아왔다. ‘Beggin”, ‘I wanna be your slave’ 등 펑크 기반의 거친 록 사운드로 작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정복한 이탈리아 밴드는 유럽을 넘어 미 대륙까지 쾌속 질주를 이어가던 중 감성적인 영어 발라드로 잠시 숨을 고른다.

가을 정취를 머금은 간결한 멜로디가 쓸쓸한 분위기를 그려내고 외로움을 드러내기보다 애써 감정을 삼켜내며 덤덤하게 내뱉는 보컬이 몰입을 선사한다. 이별의 고통을 처절한 창법이 아닌 후반부의 기타 솔로로 대체한 연출이 곡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장르적 매력을 십분 살렸다. 화끈한 비주얼과 음악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밴드의 섬세한 감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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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 ‘Braindead’ (2022)

평가: 3/5

딩고 프리스타일 라이징 벌스에서 선공개한 ‘Braindead freestyle’의 파급력으로 발매된 싱글. 원석 발굴에 매진하고 있는 힙합 레이블 뷰티풀 노이즈의 기대주 시온이 소속사 선배 지올 팍을 연상케 하는 쫀득한 발성으로 대중의 부름에 응한다. 간결한 비트 위 가성과 진성을 자유로이 오가는 보컬 스킬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변화무쌍한 창법 변주가 듣는 재미를 더한다. 프랭크 오션의 ‘Super rich kids’가 기분 좋게 스쳐 지나가는 곡. 급격히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도 역량을 십분 발휘한 젊은 재능이 03년생, 독일계 등으로 구성된 일종의 ‘음악 천재` 클리셰와 만나 하늘 높이 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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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TWICE) ‘Talk that talk’ (2022)

평가: 3/5

‘마의 7년 차’ 징크스를 넘어 전원 재계약을 체결한 트와이스의 소감은 팬덤 원스를 향한다.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끈끈한 유대가 묻어나는 앨범명과 노랫말로 남다른 애정을 표하는 동시에 함께 걸어온 소중한 순간들을 상기하는 시그널을 도처에 심어두어 애틋함을 더했다. 음악적으로 정공법을 택한 까닭도 궤를 같이한다. ‘I can’t stop me’, ‘Scientist’로 풍성한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지향했던 근래의 작법 기조에 ‘The feels’의 펑키 그루브를 매끄럽게 이식했다. 대화 형식의 구절, 주요 보컬 진의 가창력에 의존한 후렴 등 익숙한 공식이 기시감을 동반하지만 귀에 감기는 레트로 풍 멜로디와 무르익은 성숙미가 완전체로 돌아온 ‘트와이스 2막’의 풀이법을 어렵지 않게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