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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뜻돌 ‘Cobalt'(2021)

평가: 3/5

‘돌 하나에도 뜻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은 세상의 모든 마음을 소재로 자유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작년 발매한 첫 번째 정규작 < 꿈에서 걸려온 전화 >는 자신의 무의식을 집중 조명한 작품으로 내면세계의 깊은 곳까지 침투해 솔직한 감정들을 포착했다. 록, 포크, 재즈 등 틀에 박히지 않고 넓은 스펙트럼의 사운드를 한데 모은 데뷔 앨범은 ‘온스테이지2.0’를 계기로 화제를 모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양득했다.

꾸밈없는 이야기를 때로는 청초하게, 때로는 초연하게 변주해 스스로를 드러냈던 김뜻돌은 이제 청춘을 응시한다. < Cobalt >에는 우리네 청춘들에게 부치는 위로의 편지가 동봉되어 있다. ‘나는 내가 제일 중요해’라는 카타르시스 적 외침을 덤덤한 어쿠스틱 기타로 주도하는 ‘중요해’도, 이리저리 서툴기만 한 이들에게 각설하고 춤을 제안하는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에서도 거듭 위안과 격려를 표한다.

앨범에서 활용한 음악적 문법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일랜드 밴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정취가 느껴지는 ‘Cobalt’에서 그가 정의 내린 청춘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 코발트 빛은 찬란하고도 위태로운 청춘 속에서 캐낸 색감으로 1990년대 초반 슈게이징, 노이즈 록 사운드를 차용해 몽환적인 감각을 곤두세웠다. 전작의 ‘성큼성큼’과 연작의 성격을 띠는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는 얼터너티브 록 밴드로부터 받은 영향이 두드러진다. 스매싱 펌킨스의 대표곡 ‘1979’와 똑 닮은 기타 리프를 내세웠다는 점은 확고한 개성을 가진 김뜻돌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그럼에도 불안정한 청춘을 그린 뒤 담백한 톤으로 상처를 봉합하는 ‘훨훨’까지 < Cobalt >는 탄탄한 구성을 겸비한다. 위로의 언어를 지난 시대로부터 획득한 영감으로 다채롭게 구현한 김뜻돌의 감각은 괄목할만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젊은 음악가가 오래된 음악으로 기록한 청춘은 찬란한 위태로움에서 푸른 색채의 꽃을 피워냈다.

-수록곡-

  1. Cobalt
  2. 중요해
  3.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
  4. 비 오는 망원로
  5.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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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운 ‘문득 (Duet with 송희진)’ (2021)

평가: 2.5/5

데이식스의 드러머 도운의 첫 솔로 곡이다. 작곡 팀 쏠시레 소속 송희진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 노래는 드럼 연주자로 그룹을 지탱했던 그가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영역을 넓히려는 포부를 담았다. 콘셉트부터 작업 전반에 자신의 능력을 집중했고 듀엣 곡에서는 직접 보컬을 시도했다. ‘문득’이 갖는 더 크고 중요한 의미다.

인디 밴드 재질의 톡톡 튀는 질감을 구현한 멜로디는 송희진의 명징한 톤과 거북하지 않은 궁합을 이루고 재즈의 터치를 더해 2절에서 모습을 드러낸 도운의 중저음 보이스는 담백한 위로를 건넨다. 후렴구에서 사운드의 다채로움을 위해 악기 편성을 빽빽하게 가져간 선택은 오히려 목소리의 조화를 퇴색시켰지만 도운의 보컬은 가능성을 확인 받았다. 드럼의 비중은 감소했으나 도운의 존재감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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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Jungle) ‘Loving In Stereo’ (2021)

평가: 4/5

전 세계 음악 시장의 트렌드가 복고로 향하기 전인 2013년, 당시 20대의 영국 백인 청년 조쉬 로이드 왓슨과 톰 맥팔랜드가 몰두한 프로젝트는 1970년대의 디스코 음악이 중심이었다. 1990년대 애시드 재즈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던 그들은 펑크(Funk)와 디스코를 기반으로 수십 년 전 그루브를 세련되게 재해석해 사운드의 신구 조화를 주무기로  삼았다. 영국 인디 차트에서 19위를 기록한 데뷔 싱글 ‘Busy earnin’’이 수록된 첫 앨범으로 신선함을 확보한 이들은 듀오에서 7인조 밴드로 규모를 확장한 후 후속 음반 < For Ever >를 발표했다.

소포모어 작품은 조쉬와 톰이 겪은 이별의 슬픔을 역설적으로 번득이는 디스코로 풀어내며 진화한 음악성을 드러낸 반면, 이번 < Loving In Stereo >는 전작에 자연스레 녹아 든 침울한 분위기를 뒤집는다. 바이올린 선율로 비장한 연출을 선보인 서곡 ‘Dry your tears’를 전진배치 하고 템포를 높인 디스코 풍의 곡 ‘Keep moving’으로 유기적 구성을 취해 낙관적 복귀를 선언했다. 소울풀한 리듬을 중심으로 사이키델릭한 요소를 절묘하게 가미한 ‘All of the time’과 이들의 여유로운 기운을 이식한 ‘Lifting you’가 한층 가벼워진 분위기를 조성한다.

뉴웨이브 사운드를 연상시켜 기타에 주목한 트랙 ‘Truth’ 외에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Romeo’에서는 래퍼 바스를, 알앤비 싱어 프리야 라구의 목소리를 빌린 ‘Goodbye my love’는 그들이 처음 시도한 협연으로 확장된 음악 스펙트럼이 엿보인다. 각각 올드스쿨 힙합과 부드러운 톤의 보컬을 결합함에서도 균질한 결과물을 추출해 담백한 프로듀싱 감각도 입증한다.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훨씬 이전의 음악 스타일을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이들이 구사한다는 사실 자체도 흥미롭지만 정글은 신구세대를 병합했다. 레트로 열풍에 접어든 시대의 풍조가 소구점으로 작용했고 정교한 샘플링을 통해 구성한 리드미컬한 웨이브는 젊은 세대에게도 짙은 호소력을 발휘한다. ‘Can’t stop the stars’ 속 오케스트라 연주가 풍성했던 앨범의 문을 닫기까지 정글이 발산한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는 끝내 세월의 간극을 메웠다.

기분 좋은 활력을 갖춘 복고풍 음악의 향연, < Loving In Stereo >가 내포한 경쾌한 에너지는 우울한 현재와 대비되며 평범했던 일상을 그립게 한다.

-수록곡-

  1. Dry your tears
  2. Keep moving
  3. All of the time
  4. Romeo
  5. Lifting you
  6. Bonnie Hill
  7. Fire
  8. Talk about it
  9. No rules
  10. Truth
  11. What d’you know about me?
  12. Just fly, don’t worry
  13. Goodbye my love
  14. Can’t stop the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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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 ‘Only’ (2021)

평가: 3/5

‘YG 보석함’이라는 타이틀의 주인공 이하이가 5년 만의 정규앨범을 앞두고 먼저 공개한 싱글이다. 작년 AOMG로 이적하고 발매한 ‘홀로’, ‘For you’와 동일하게 바버렛츠 안신애가 작사 작곡에 이름을 올렸다. 오랜 공백을 딛고 도약을 준비하는 ‘뮤즈’에게 아낌없는 지원사격을 펼친 셈이다.

건반을 통해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음계들이 몽글몽글한 멜로디를 형성해 여백을 채우고 곳곳에 스며든 아련한 보컬이 이질감 없이 흐른다. 곡의 후반부에서 마주치는 스트링 사운드는 마침내 왈츠풍의 분위기를 완성시키며 풍부한 서정성이 담긴 결과물로 매듭짓는다. 유려한 가창과 따뜻한 감성을 모두 포획한 두 아티스트의 준수한 호흡을 거듭 입증해 보이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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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 캠퍼스(Hippo Campus) ‘Good Dog, Bad Dream’

평가: 2.5/5

2014년 미네소타주 한 예술학교에서 의기투합한 인디 록 밴드 히포 캠퍼스의 강점은 결성 이래 꾸준히 내뿜은 젊은 활력이다.스쿨 밴드 시절부터 단단하게 연마한 내공을 집결시킨 데뷔 EP는 팬들의 관심을 끌었고 매력적인 선율로 무장한 인디 팝 밴드의 등장에 입소문은 빠르게 번졌다. 해당 나이대만이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에너지를 녹여낸 2017년 첫 번째 정규작 < Landmark >가 이를 증명했으며 불과 1년 후에 발매한 < Bambi >는 전자적 요소를 가미해 보다 사색적이고 차분해진 성격을 전작에 비해따뜻하게 녹여냈다.

준수했던 두 장의 전작들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이번 앨범은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럼에도 예전과 흡사하게부드러운 질감의 기타 리프가 주도하는 트렌디한 포스트 펑크록 사운드의 기조를 가져가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확인했다. 비슷한 음악을 지향했던 뱀파이어 위켄드, 봄베이 바이시클 클럽의 향취를 품고 있는 리드 싱글 ‘Bad dream baby’와 ‘Deepfake’가 공고히 인디 팝 장르의 경쾌함과 고유한 감성을 책임진다.

‘Sextape’는 은은하게 맴도는 브라스 선율과 레이어링을 거친 보컬 톤에서 영국 밴드 1975가, 두터운 톤의 베이스라인이 감도는 ‘Where to now’는 조이 디비전이 잇따라 스치지만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았다. 오토튠으로 급조한 하이퍼 팝 곡조 위에서 섬뜩한 비명으로 시작하는 ‘Mojo Jojo’의 거친 텍스처는 기존 영역의 울타리를 넘어선 실험적인 태도라는 광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 Good Dog, Bad Dream >는 히포 캠퍼스의 자유로운 연구 과정을 묶어낸 작품이다. 강점을 잃지 않은 부분도,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인 이유도 모두 균형 잡힌 조각을 맞춰가는 절차다. 답습을 지양하고 창의적인 접근법을 채택해 열린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앨범은 낙관적인 미래를 예약한다. 향후 선보일 결론에서만큼은 자유롭게 확장한 사운드스케이프와 섬세한 프로듀싱의 영민한 융합이 필요하다.

-수록곡-

  1. Bad dream baby
  2. Deepfake
  3. Sex tape
  4. Where to now
  5. Mojo Jo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