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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 ‘덤디덤디 (DUMDi DUMDi)’ (2020)

평가: 2.5/5

서바이벌 프로그램 < 퀸덤 >에서 선보인 ‘LION’부터 2020년 4월 발매한 미니 앨범 < I trust >까지 (여자)아이들이 다져온 영역은 굳건하다. 붐뱁, 라틴 팝 등 다양한 장르에 덧칠한 그들의 색채는 직선적이었고 대중은 뚜렷한 방향성에 응답했다. 부단히 달려 어느덧 반환점에 도착한 그룹은 신곡 ‘덤디덤디’로 힘을 빼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여름의 무더위를 빌려 젊은 열정을 표현한 곡은 파도 소리와 함께 목소리 샘플, 경쾌한 퍼커션을 전면에 내세운 뭄바톤 리듬으로 청량한 느낌을 강조한다. 후렴구의 휘파람까지 더해 편곡 요소 하나하나가 계절감을 충실하게 담아내지만, 어딘가 익숙하다. 서머 송이란 지향점은 기존 공식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행보로 기세를 끌어올린 (여자)아이들의 매력을 희석했고, 더욱 친근한 접근을 위해 무게를 덜어낸 만큼 특색 없는 결과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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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HOLA!'(2020)

평가: 3/5

목적이 뚜렷한 곡이다. 코로나 19로 생긴 마음의 틈엔 고민이 가득 찼고 내일이란 희망과 거리 두게 했다. 바뀐 인사법만큼이나 조심스러워진 인간관계는 ‘안녕’이란 간단한 안부조차 불편하게 만들었고 어떤 것들로부터 위로받지 못한 일상은 버텨야 하는 과제가 됐다. 자우림의 ‘HOLA!’는 그런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안의 인사말이다.

‘HOLA!’는 파스텔톤 색채로 사회에 짙게 깔린 불안을 거둬낸다. 일정한 패턴으로 진행되는 리듬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 위에 얹어진 트럼펫 반주는 경쾌하고, 김윤아도 목소리에 힘을 빼고 메시지 전달에 집중한다. 요들처럼 운율을 살린 후렴구와 김진만, 이선규의 연주 파트도 복잡한 요소를 빼 편안한 감상에 이른다. 의도적으로 덜어낸 악곡에 여유가 느껴진다.

특별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 대중과 호흡해온 자우림이 음악을 마주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벼우리만큼 홀가분한 곡이 무게를 얻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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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라잉 (N.Flying) ‘아 진짜요.'(2020)

평가: 3/5

2019년 발표한 ‘옥탑방’으로 인지도에 대한 물음표를 지웠으나 음악성에 대한 확신은 주지 못했던 엔플라잉이 ‘아 진짜요.’를 통해 안정을 얻는다.

곡의 핵심은 제목에 찍혀있는 마침표다. 감정 하나 담기지 않은 형식적인 대답 ‘아 진짜요.’를 비꼬는 곡은 무거운 주제 의식을 덜어내고 그 빈자리에 여름의 계절감을 채워 청량하다. 강한 밴드 사운드를 배제하고 힘을 뺀 구성은 경쾌한 리듬 기타의 리프를 주축으로 튀지 않는 일렉트릭 기타와 퍼커션의 직선적인 편곡이 뒷받침되어 멜로디를 전달하고, 재치 있는 가사를 드러내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까지 더해 기승전결을 견고히 다진다. 분명 신선한 음악은 아니지만 일상의 소재로 빚어낸 탄탄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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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사춘기 ‘나비와 고양이(feat. 백현(BAEKHYEON))(2020)

평가: 2.5/5

무더운 날씨, 맥주 한 잔으로 고단한 현실을 털어냈던 그들이 사춘기로 돌아와 순수를 되찾는다. 멤버 우지윤의 탈퇴 이후 변화보다 유지를 선택한 결과다.

설렘이란 지향점을 드러낸 ‘나비와 고양이’는 첫 소절이 끝나고 등장하는 백 코러스처럼 활용되는 백현의 목소리를 더해 색채의 밀도를 높인다. 다만 안지영 음색과의 조화를 위해 힘을 빼며 안정을 추구하는 바람에 장점이 드러나지 않고 그 존재감이 밋밋하다. 후렴구에 집중된 재즈 피아노, 스트링 등 화성 악기의 완성도 높은 편곡은 인상적이나 시작과 함께 반복되는 특정 멜로디는 한 가지 방향만을 제시해 청자의 상상을 강제한다.

‘나비와 고양이’는 안지영이 자신의 반려묘를 보고 느낀 감정을 음악으로 풀었지만 빼곡하게 채워진 악곡 속에서 공감할만한 여백이 많지 않다. 봄의 계절감을 덧칠한 색이 오히려 단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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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Apink) ‘덤더럼'(2020)

평가: 3/5

2018년과 그 이듬해에 낸 전작 ‘1도 없어‘와 ‘%%(응응)‘으로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려 했던 에이핑크가 1년 3개월여 만에 발매한 미니앨범 < LOOK >의 타이틀이다. ‘덤더럼’은 앞선 두 곡을 담당한 프로듀서 팀 블랙아이드필승과 전군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그 기조를 이어간다. 변화 이전의 에이핑크가 차용한 작법이 과거를 빌려와 친숙한 느낌을 주는 데 주력했다면 같은 문법을 선택한 이번 노래는 난해하다. 다만 낯선 음악이 주는 감상은 불편이 아닌 신비로운 체험에 가깝다.

일렉트로니카 기반의 댄스 넘버 ‘덤더럼’은 ‘거짓말 같다고 말하지 마’라며 끝 음을 의도적으로 끊는 마디 구성과 두 번째 후렴구의 배경을 채우는 애드리브 등 고전적인 방식을 꺼냈다. 레트로란 큰 틀에서 멜로디 진행을 유지한 채 곡을 관통하는 라틴 분위기를 두 번째 절로 진입하기 전 동양적으로 환기하고, 편곡을 절제하며 목소리를 강조하는 브리지를 지나 등장하는 신시사이저 리드 등 계속된 변주가 신선도를 유지한다. 생소한 변화 속에 흔들릴 수 있던 곡을 반복되는 가사 ‘덤더럼 덤덤’과 신시사이저 라인으로 통일성을 얻어 균형을 잡는다.

10년이란 시간 속 에이핑크는 그들에게 각인된 대중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의문스러웠던 시도들이 ‘덤더럼’을 통해 설득력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