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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나플라(Nafla) ‘태워'(2020)

평가: 3/5
  • ‘Jail’, ‘Wu’에서 보여준 그의 붐뱁을 기대했던 팬에겐 실망스러운 소식이지만 한 장르에 매몰되기에 나플라는 다재다능하다. 정규앨범 < u n u part. 2 >의 두 번째 선 공개 곡인 ‘태워’는 랩이 아닌 노래로 1월에 발매한 < u n u part. 1 >의 이별 감성을 이어간다. 이미 ’35th night’, ‘4 tied hands’에서 보컬의 가능성을 보였던 나플라는 전작의 수록곡 ‘Love me’와 ‘슬픈 노래만 들어’를 거쳐 이번 곡으로 래퍼라는 틀을 벗어나 음악적 재능을 발현한다.

    1990년대 알앤비를 재현한 ‘태워’는 보컬이 중심이다. 빡빡하게 진행되는 멜로디를 느린 기타와 잘게 박자를 나눈 하이햇을 더해 그루브를 만들며 필요한 감정만을 표현해 확실하게 강약을 조절한 뒤 곡의 절정에서 ‘이미 이미 이미 이미 떠난 마음을 어떻게 잡어’라며 고조된 분위기를 팽팽하게 당겨 유지하는 그의 가창 기술이 돋보인다. 경연 프로그램 < 쇼미 더 머니 >에서 우승한 후에 트랩, 싱잉 랩 등 다양한 시도로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발전했다. 그의 변화에 의문 대신 확신을 가져다 줄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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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윤하(Younha) ‘Unstable Mindset'(2020)

평가: 3.5/5

2019년 < Stable Mindset >으로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던 윤하는 연작 < Unstable Mindset >으로 자세를 바로잡기 전 가장 불안정했던 과거로 시점을 옮긴다. 갇혀있던 자기 자신을 꺼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아티스트의 흔들리는 내면을 그대로 노출했고 팽팽한 공기가 되어 앨범을 채운다. 그의 대표 문법인 발라드로 구성된 지난 작품은 자기 본연의 음악을 담아내겠단 의지였지만 이번 미니앨범은 록을 통해 변화의 실패 후 슬럼프에 빠졌던 자신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방탄소년단의 RM이 참여한 ‘Winter flower(雪中梅)’부터 주제를 드러낸다. 전작 1번 트랙의 희망적인 ‘사계(四季)’와는 반대로 묵직한 사운드로 베이스와 드럼 라인이 긴장을 고조하며 뒤를 받쳐주는 피아노와 신시사이저가 긴박하다. 겨울에 홀로 피어난 꽃을 의미하는 곡은 ‘내가 태어나 널 만난 이유를 찾아서 헤매어’란 가사처럼 대중과 자신 사이에서 저울질에 실패한 지난날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아직 해결된 것이 없는 현재에 답을 찾기 위해 소리치는 화자가 존재한다.

‘먹구름’ 은 2012년 발매된 < Supersonic >의 ‘소나기’를 잇는 모던 록 장르로 지난 앨범의 타이틀 ‘비가 내리는 날에는’과 연결된다. 날이 지날수록 더 헝클어지는 이별의 감정은 상승곡선을 그리지만 해소되지 않고 음악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유지된다. 맑게 갤 날씨에 대한 기대는 비 내리는 날을 견딜 힘이 되어주지만 바라는 것과 다르게 여전히 구름이 짙게 낀 하늘은 절망적이다.

결국 해답은 사람과 음악이다. 자신을 지탱해준 것은 언제나 곁에 있던 팬이란 사실을 알게 된 뒤 담담하게 인사를 전하는 ‘다음에 봐’와 돌아올 거 같지 않은 어릴 적 순수한 사랑을 동경하는 ‘스무 살 어느 날’을 통해 얻은 실마리는 이륙을 뜻하는 ’26’으로 수렴한다.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피아노록 ‘혜성‘의 재현이지만 건반이 빠진 자리엔 강한 기타 리프가 대신하고 앳되었던 목소리는 슬픈 노랫말을 밝게 꾸며낼 만큼 성숙하다. ‘나의 멋진 우주여 안녕’으로 가치 있지만 어두웠던 고민과 작별한 뒤 다시 한번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상에 나선다.

< Unstable Mindset >은 전작 < Stable Mindset >와 하나 되어 자아와 대중을 만족시키며 위로를 건넨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하고 이겨낸 윤하의 마음가짐은 어느 때보다 올곧다.

-수록곡-
1. Winter flower(雪中梅) (Feat. RM)
2. 먹구름
3. 다음에 봐
4. 스무 살 어느 날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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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POP Single

메간 트레이너(Meghan Trainor) ‘Blink'(2020)

평가: 1.5/5

발표 전부터 삐걱거리는 3집 < Treat Myself >의 싱글 곡이다. 2018년 3월 출시 예정이었던 앨범은 리드 싱글 ‘No excuses’를 시작으로 후속곡들의 잇따른 부진 때문에 결국 발매일을 2020년 1월31일까지 미뤘다. 대중의 미약한 반응은 메간 트레이너의 음악적 방향성에 의문을 갖게 했고, 지난 9월 다분히 라디오 에어플레이를 의식한 ‘Wave’를 통해 그간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던 어두운 분위기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선보이게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번 ‘Blink’는 ‘Wave’의 변화를 따른다. 영국 출신 DJ이자 프로듀서인 시갈라(Sigala)와 작업한 곡은 목소리 샘플로 뼈대를 구성하여 전자음악의 문법으로 살을 붙인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진 노래는 목소리로 쌓인 화음으로 반복되는 후렴구를 핵심으로 내세웠지만 귀에 억지로 새기려는 듯한 진행에 메간 트레이너의 부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레트로를 기반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경쾌하게 설파했던 그의 매력이 사라진 이번 곡 역시 미지근한 흥행으로 흘러갈 확률이 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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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Album

라붐(LABOUM) ‘Two Of Us’(2019)

평가: 1.5/5

라붐은 절실하다. ‘상상더하기‘, ‘아로아로’ 등을 발표해 자극적인 변화보다 음악을 고민했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했다. 그룹을 대표할 곡이 없었고 사재기 논란과 멤버의 탈퇴와 같은 악재도 문제였다. 데뷔 5년 만에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 < Two Of Us >를 통해 라붐은 음악적 성장을 이루어내고 이슈에 집중된 시선을 무대로 돌려야 했다. 그러나 앨범은 그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위기만 고조시킨다. 

복고풍 비트로 밝고 청량한 느낌을 강조했던 지난 모습과 다르게 5인조로 개편하고 2018년 발매한 ‘체온’ 이후 그들은 성숙해졌고 과감해진 가사를 세밀하게 다뤘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Firework (불꽃놀이)’는 그런 기조를 따르며 스패니쉬 기타 소리를 내세웠으나 라틴 팝인 전작 ‘불을 켜(Turn it on)’보다 발전하지 못하고 곡의 형식을 답습했다. ‘잡아줄게’는 그들의 곡 제목을 가사로 사용하여 팬을 위해 노래하지만 예상 가능한 진행과 갑자기 내지르는 애드리브에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뜬금없다.

이 < Two Of Us >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네 번째 트랙 ‘Satellite’까지 모든 멤버가 노래하고 이후는 각자 작업에 참여한 개인 곡이다. 각 멤버의 작업물이 더 많이 수록된 앨범으로 ‘라붐’이란 그룹을 평가할 수 없다. ZN이 부른 시티팝 ‘사실 이 얘기는 비밀인데’와 해인이 부른 퓨처 베이스 기반의 ‘Hush’는 어느 정도 완성도를 지니지만 그것이 전부, 힘 쏟은 방향이 잘못되어 전체가 혼란스럽다.

라붐의 첫 번째 앨범이지만 소연의 단독 곡 ‘Two of us’를 앨범의 제목으로 내건 것 역시 실망스럽다. 한 멤버가 부른 솔로 곡을 전면에 내세우기엔 뛰어난 완성도와 특색이 없고 뚜렷한 목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 없는 선택에 주객이 전도됐다. 많은 것을 보여주려 했지만 정리되지 못하고 어지럽다. 혼자보단 여럿이 어울렸을 유정의 ‘이별 앞에서’는 의도가 보이지 않고 피아노 반주로만 곡을 구성한 솔빈의 발라드 ‘일기’ 역시 모든 것을 마무리하기엔 목소리의 힘이 빈약하다.

그룹의 이름을 떠올릴 노래조차 없는 라붐은 이번 정규 앨범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증명해야 했지만 멤버들의 잠재력 확인에 그쳤고, 흥행과 작품성 어느 하나 잡지 못해 표류한다. 발매일로부터 1주일 동안 단 500장만을 팔며 커리어 중 가장 저조한 수치가 이 점을 입증한다. 5년 차 그룹에게 초심으로 돌아가란 말이 가혹하나 노력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고민할 부분이다. 아직 문제는 남아있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 수록곡 –
1. INTRO
2. Firework (불꽃놀이)
3. 잡아줄게
4. Satellite 
5. 이별 앞에서
6. Two of us
7. 사실 이 얘기는 비밀인데
8. HUSH
9. 일기
10. Firework (불꽃놀이) (i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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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윤하(Younha) ‘Stable Mindset'(2019)

평가: 3/5

2017년에 발표된 < Rescue >가 변화를 통해 갇혀 있던 자신을 꺼내오는 과정이었다면 1년 7개월이 지나 발매한 < Stable Mindset >은 잊었던 그의 모습을 되찾아 간다. ‘자세를 바로잡다’와 ‘중심을 잡다’라는 의미로 지어진 제목은 지난 앨범에서 놓친 윤하 본연의 음악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다. 그를 꾸준히 지켜본 대중이라면 앨범에 수록된 다섯 곡 모두 익숙할 것이다. 좋지 않던 목 상태를 회복해 더 세밀하고 풍부한 표현이 가능해져 화려한 편곡을 지양하고 목소리를 중심으로 제작했다.

첫 곡 ‘사계(四季)’부터 밝고 희망적이다. 왈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곡은 봄을 떠오르게 하며 과하게 표현하지 않고 세심하게 다듬어 진실하다. 자신을 동굴에서 꺼냈던 것이 본인 스스로라 생각했던 어제를 반성하며 팬들을 위해 노래하고 ‘Lonely’에서 그를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대중의 기대를 잊고 지낸 시간에 대한 후회다.

타이틀 ‘비가 내리는 날에는’은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앨범의 의미를 드러내며 그의 문법으로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 비를 소재로 하는 그의 대표곡 ‘우산’과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을 떠올리게 하며 동시에 ‘기다리다’와 ‘괜찮다’ 등 발라드의 기조를 이어간다. 절제하고 필요한 부분만을 강조해 마냥 슬프지 않고 확실한 강약 조절로 여유를 담는다. 감정을 마주하는 데 있어 성숙해졌다.

윤하가 직접 작곡, 작사 한 ‘Rainy night’만큼은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어둡다. ‘애초부터 난 비가 싫었었어’란 가사는 대중의 기대를 벗어나 새로운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한 고백. 진심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망설이는 모습은 곡이 시작된 후 20여 초가 지나고 나오는 목소리로 표현한다. 조용히 시작되는 노래에 듣는 사람 역시 마음을 가다듬고 그를 받아들인다.

짧지만 서사가 확실하다. < Stable Mindset >은 다섯 개의 수록곡으로 15년 차 가수의 고민과 해소를 담았다. 윤하는 초심을 통해 불안한 내면을 극복했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흔들리는 자세를 고쳐 잡은 지금 윤하의 음악은 꼿꼿하다.

-수록곡-
1. 사계(四季)
2. Lonely 
3. 비가 내리는 날에는
4. 어려운 일
5. Rainy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