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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처스(Blitzers) ‘Check-In’ (2021)

평가: 2.5/5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에 이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이른바 ‘4세대 아이돌’의 등장이 가시권에 있다. 올해 5월 21일에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 블리처스도 그들 중 한 팀이다. 지난해 말에 ‘우조 서클’이란 이름으로 게시한 ‘Blitz’가 유튜브 조회 수 100만을 훌쩍 넘기며 관심을 모은 그들은 그룹명처럼 ‘음악과 춤으로 세상을 향해 돌진하겠다(Blitz)’는 포부를 밝히며 첫 EP < Check-In >으로 예비 팬들과 인사를 나눈다. 신생 기획사 우조엔터테인먼트의 그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초동 판매량 9,300장을 기록했으니 출발이 산뜻하다.

연습생 시절 ‘우조 서클’로 쌓은 조직적인 안무는 뮤직비디오와 릴레이 댄스 비디오 등 각종 영상에서 빛을 발하면서 세계관으로 가득한 아이돌 그룹들 사이에서 ‘우리 자체가 세계관’이라고 말하는 리더 진화의 자신감을 지탱한다.

록과 힙합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비트의 수록곡들은 집단 군무와 상승효과를 낸다.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이 1983년에 발표한 일렉트로 펑크(Electro Funk) 곡 ‘Rockit’의 사운드를 일정 부분 이식한 ‘Blitz(next level remix)’가 대표적이다. 3번곡까지 몰아치던 앨범은 희망적인 신시사이저를 채색한 ‘Dream pilot’로 강렬함 이면의 부드러움을 꺼내 보이며 여러 가지 음악 색을 아우르겠다는 지향성도 내비친다.

블락비를 소환하는 강성 댄스음악은 인상적이나 확성기를 덧댄 후렴구로 외려 어색함을 가중한 타이틀곡 ‘Breathe again’과 ‘Ocean blue’의 어눌한 멜로디 전개는 역설적이게 음악 본연에 내실을 기해야한다는 숙제를 남긴다. 타이틀곡의 가사처럼 숨이 헐떡여도 멈추지 않고 달리는 열정이 아이돌 과포화 시대에 블리처스가 취해야 할 생존전략이다.

– 수록곡 –
1. Blitz(next level remix)
2. Check-in
3. Breathe again
4. Ocean blue
5. Dream pilot
6. 도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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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Birdy) ‘Young Heart’ (2021)

평가: 3.5/5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버디는 본 이베어의 ‘Skinny love’와 제임스 테일러의 ‘Fire and rain’ 같은 곡들을 포근한 포크의 색채로 커버한 셀프타이틀 데뷔앨범 < Birdy >로 데뷔했다. 당시 15살이었던 그는 정규 2집 < Fire Within >부터 작사, 작곡의 비중을 높이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실연과 창작의 슬럼프로 3번째 앨범 < Beautiful Lies > 이후 5년의 휴지기를 가졌다. 긴 휴식의 시간을 거쳐 나온 < Young Heart >는 그간의 감정을 음악에 녹여냈다는 자신의 말처럼 감정적으로 가장 충실한 앨범이다.

버디는 십여 년간 축적된 예술가라는 자의식 이전의 재스민 반 덴 보가드(버디의 본명)로 돌아가 내면을 들여다본다. 상처를 들춰내는 작업은 쓰라리지만 성장의 통과의례며 음악의 자양분으로 돌아온다. 내면의 투사, 안을 향하는 이미지는 앨범에도 이어져 파티의 법석이 아닌 기타를 들고 방에 들어가는 젊은이가 떠오르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어루만져주는 소리가 주를 이루지만 대상의 부재를 괴로워하는 ‘Nobody knows me like you do’와 ’Deepest lonely’에서처럼 노랫말 전반엔 아픔이 배어 있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가 사운드의 중심을 잡아주지만 화음 쌓기와 현악 세션으로 담백한 포크 곡들에 고유성을 부여하며 겹을 쌓은 오버 더빙으로 신비로움을 조성하는 ‘Celestial platters’나 현악기의 역동성이 코드 진행에 힘을 싣는 ‘The other side’가 대표적이다. 두터워진 음색은 소녀 버디에 작별을 고하고 점잖은 곡에선 조니 미첼을, ‘Second hand news’처럼 강단 있는 곡에선 ‘The joke’로 2018년을 강타한 브랜디 칼라일을 소환한다. 또한 앨범 제작 시기에 위로를 받았다고 언급한 소울과 블루스의 명인인 니나 시몬과 에타 제임스에게선 굴곡진 삶을 음악에 녹여내는 태도적인 측면까지도 수용하는 깊이를 보여준다.

시련은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예술가를 잔인하게 파고들지만 때론 예술로 승화된 아픔이 대중의 마음에 가닿아 울림을 준다. “작품에 자아를 반영한다.”는 예술의 원론에 귀의한 버디는 기타를 잡고 그가 느낀 아픔을 악보에 고스란히 받아 적는다. 자신을 ‘어린 마음(Young heart)’이라 일컬으며 치기어린 과거를 마주하는 건 성숙의 시작을 의미하며 ‘너는 나의 빛이고 나는 너무 외로워. 하지만 가야 한다는 걸 알아’라는 구절은 어둠을 걷어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발돋움이다. 그렇게 < Young Heart >는 갈림길에 서 있던 젊은 음악가의 의지와 선택을 오롯이 담아낸다.

– 수록곡 –
1. The witching hour – intro
2. Voyager
3. Loneliness
4. The otherside
5. Surrender
6. Nobody knows me like you do
7. River song
8. Second hand news
9. Deepest lonely
10. Lighthouse
11. Chopin waltz in a minor (interlude)
12. Evergreen
13. Little blue
14. Celestial dancers
15. New moon
16. Young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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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존스(Tom Jones) ‘Surrounded By Time’ (2021)

평가: 4/5

‘Delilah’와 ‘Green green grass of home’으로 유명한 웨일스 출신의 탐 존스는 테너와 바리톤을 넘나드는 빼어난 가창으로 60여 년 간의 경력을 가진 팝의 거장이다. 가창의 장점을 발휘해 여러 번 커버 앨범을 발표한 그는 < Praise & Blame >에선 가스펠과 미국 블루스 록을 다뤘고 < Spirit In The Room >에서는 포크 곡을 소울로 소화했다. 마흔한 번 째 정규 앨범인 < Surrounded By Time >은 기존 커버 앨범보다 도전적인 자세를 취하며 선곡과 소리 방향성의 미개척지를 탐사한다.

로드 스튜어트의 < The Great American Songbook > 시리즈나 배리 매닐로우의 < The Greatest Songs Of The Seventies >처럼 익숙한 곡들을 이지 리스닝으로 재해석하는 커버 앨범의 기조와 달리 이 앨범은 덜 알려진 곡들을 음악적 실험으로 솎아내어 발굴의 미를 획득한다. 스코틀랜드 밴드 더 워터보이스의 포크 록 넘버 ‘This is the sea’에는 가스펠의 숭고함을 채색했고 영화 <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의 주제곡으로 더스티 스프링필드와 스팅의 음색으로 각인된 미셸 르그랑의 1968년도 작품 ‘The windmills of your mind’는 전위적인 전자음악으로 변한다. 이 밖에도 미국의 포크 음악가 토드 스나이더와 기타리스트 토니 조 화이트의 음악을 소개하며 너른 관심사를 드러낸다.

그는 경력 군데군데 변곡점을 두어 세태에 뒤처지지 않는 음악가임을 증명해왔다. 1994년 영국의 아방가르드 신스 팝 밴드 아트 오브 노이즈와 협업한 ‘Kiss’는 프린스의 펑크(Funk)를 유쾌한 전자음악으로 바꿔놓으며 호평 받았고 독일의 디제이 마우스 티와 함께한 1999년작 댄스 팝 ‘Sex bomb’으로 UK 싱글 차트 3위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1960~1970년대에는 유행의 선도와 거리가 먼 정통적인 음악을 했던 존스지만 상기한 두 곡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정체하지 않고 대중과 호흡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앨범은 무그 신시사이저와 멜로트론 같은 건반 악기로 편곡의 다층성을 수립하고 공간감 있는 소리 디자인을 연출했으며 탐 존스는 성경 속 인물 나사로의 서사시 ‘Lazarus man’과 인도 악기 시타르를 주재료로 쓴 ‘No hole in my head’로 아트 록이란 미개척지에 발을 내디딘다. 스타 음악가들과 합을 맞춘 1999년작 < Reload >가 전기를 마련해 준 회심의 일격이었다면 < Surrounded By Time >은 80세의 나이에 음악 영토의 확장을 꾀한 야심작이다.

– 수록곡 –
1. I won’t crumble with you if you fall
2. The windmills of your mind
3. Pop star
4. No hole in my head
5. Talking reality television blues
6. I won’t lie
7. This is the sea
8. One more cup of coffee
9. Samson and Delilah
10. Ol’ mother earth
11. I’m growing old
12. Lazarus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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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 어반 스테레오(Humming Urban Stereo) ‘도마뱀 (With 요아리)

평가: 3/5

2000년대 중반에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귀여워 귀여워’로 시작하는 ‘Hawaiian couple’은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싸이월드 시절’을 대표하는 그 곡을 능가하는 히트곡은 없지만 허밍 어반 스테레오는 꾸준하게 다양한 색깔의 곡을 발표하며 폭을 넓혀왔다. 그동안 이진화와 나르샤 등을 기용해 여성 화자의 서사를 지속하던 그는 알앤비 풍의 ‘도마뱀’을 위해 중고신인 오디션 프로그램 < 싱어게인 >으로 화제를 모은 요아리와 손잡았다.

소곤소곤 개인적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디 음악으로 뭉뚱그려졌지만 20여 년간 숙련한 소리 연구는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저장고를 풍성하게 채웠다. 가상 악기와 라이브 연주를 결합한 편곡은 최신 경향을 보이면서 아날로그의 여지를 남겨두고 건반 악기가 곡의 주도권을 잡는다. 앙칼진 요아리의 가창은 도마뱀 꼬리처럼 지워도 계속 떠오르는 얼굴에 굴복하며 ‘우리에게 연장전은 없니’라고 애처롭게 물어본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다가도 이내 꼬리를 살랑거리며 주인 품에 안기는 고양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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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미셸 자르(Jean Michel Jarre) ‘Amazônia'(2021)

평가: 3.5/5

프랑스 출신 음악가 장 미셸 자르는 독일의 크라프트베르크, 이탈리아의 조지오 모로더와 함께 1970~1980년대 전자음악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 아라비아의 로렌스 >, < 닥터 지바고 >,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음악을 맡은 위대한 영화 음악가 모리스 자르의 아들인 그도 50년 동안 전자음악 역사에 눈부신 발자취를 남겼다. ‘Equinoxe part 4’가 < MBC 뉴스데스크 >의 엔딩 음악으로, ‘Calypso’가 < 시사매거진 2580 >에 쓰여 국내에도 친숙한 그의 작품은 대중 친화적인 연주 음악으로 명성을 확고히 했다. 사진작가 세바스티안 살가도가 기획한 동명의 전시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스물한 번째 정규앨범인 < Amazônia >는 소리로 아마존 밀림을 탐색한다.

이 앨범의 감상은 청취보다 체험에 가깝다. 목적 자체가 소리를 통한 아마존 밀림의 형상화이기에 감정이입 같은 보편적 욕구와 엇갈리고 음악이 텁텁하게 들리지만 창작의 의도를 수용하면 소리의 질감에 감응할 수밖에 없다. 헤드폰으로 입체감 있는 소리를 구현한 바이노럴 방식과 공간감을 부여하는 5.1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의 두 버전을 동시에 발매했다는 점에서 생생한 소리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난다.

단순한 배경음악을 지양하고자 했던 장 미셸 자르는 제네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채취한 자연음을 가공하고 여기에 전자음을 섞어 자신만의 아마존 밀림을 창조했다. 테크노에서 앰비언트로 변하는 ‘Amazônia part 4’나 각종 이펙트와 신시사이저 아르페지오의 노출이 뚜렷한 ‘Amazônia part 5’는 특유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지점. 리듬과 선율의 전위성과 불규칙성은 예측 불허한 밀림의 풍경과 닮아 사실감을 부여하지만 이것조차 엄격한 설계의 결과다.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셰페르는 자연음을 기계적으로 변형하고 조작한 구체음악을 고안했고 장 미셸 자르는 그 방식에 매료되어 초기작의 문법으로 삼았다. 이후 그는 인간미를 불어넣은 전자음악으로 < Oxygène >이란 이정표를 세웠다. 50년에 달하는 경력을 거쳐 다시금 구체음악의 방법론에 천착한 이번 작품은 소리의 가공 그 본질에 몰두하며 초심을 되새겼다.

– 수록곡 –
1. Amazônia Part 1
2. Amazônia Part 2
3. Amazônia Part 3
4. Amazônia Part 4
5. Amazônia Part 5
6. Amazônia Part 6
7. Amazônia Part 7
8. Amazônia Part 8
9. Amazônia Part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