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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시스터즈(Bubble Sisters) ‘별이다’ (2021)

평가: 2.5/5

2003년 KBS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악몽’의 강렬한 보컬 퍼포먼스 대중은 빅마마와 자웅을 겨룰 보컬 그룹의 탄생을 직감했고, 버블 시스터즈는 ‘애원’, ‘버블송’같은 곡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사랑받았다. 다만 잦은 멤버 교체와 성적 부진으로 그들의 존재감은 점점 미약해졌다. 구성원의 변화와 맞물려 자연스레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수용해왔던 이들은 근래 들어 ‘얼음송곳’, ‘사랑아 부탁해’ 같은 감성을 적시는 발라드를 발표하고 있다.

실력파 보컬 그룹답게 기악보다 가창에 중점을 둔 신곡 ‘별이다’는 멤버들의 경륜을 드러낸다. 알앤비를 기반으로 하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대화를 나누듯 담담하게 감수성을 소환한다. 허나 폭발력 있는 하모니 파트가 부재하며 어쿠스틱 피아노와 기타는 빈 공간을 채우는 역할 이상을 수행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편곡이 밋밋하다. 아카펠라가 아닌 이상 편곡과 프로덕션을 방치할 수 없다. 곡의 완성도를 위해 어느덧 공고해진 가창력 이외의 요소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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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드(Pond) ‘9’ (2021)

평가: 3.5/5

21세기의 네오 싸이키델리아는 호주가 꽉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멀록스와 테임 임팔라, 킹 기저드 앤드 리저드 위저드같은 호주 출신 밴드들은 1960~1970년대 사이키델릭 뮤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하나의 조류를 형성했다. 퍼스 출신의 14년 차 밴드 폰드 역시 우주에 접속하는듯한 소리샘과 그에 상응하는 4차원적 가사로 위 대열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9번째 정규 앨범 < 9 >는 곡 구성과 연주 방식에 있어서 통상적인 규격을 벗어났던 과거 익스페리멘털 록의 전위성을 품은 전작들에 비해 현대적인 전자음악의 비트를 수용하여 시대적 흐름과 조응했다.

책임감과 원망, 사랑을 주제로 2019년에 내놓은 콘셉트 앨범 < Tasmania >에 비해 신보는 사운드의 통일성에 덜 구애받는다. 늘 그래왔듯 광범위한 스타일을 다루되 전반적으로 빠른 비트가 돋보이고 댄스플로어에 울려 퍼질 ‘Pink lunettes’와 MGMT가 연상되는 ‘Human touch’가 전자 음향의 사이키델리아를 구현했다. 록의 색채가 옅어진 자리에 일렉트로니카가 들어서는 구도는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플레이밍 립스의 2010년대 작품들과 비슷하다.

폰드의 동력은 자유분방함과 유연성이다. 작·편곡, 프로듀싱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일차 목표로 한 이들은 멀티 인스트루멘털리스트로서의 강점을 살려 독창적인 음악성을 구축했다. 독특한 코드 진행의 사이키델릭 팝 ‘Amerca’s pop‘과 월드비트를 수용한 ’Rambo’의 악곡은 정해진 규칙은 없다는 양 자유롭게 뻗어 나가고 ‘Song for Agnes’의 일그러지는 괴팍함도 잔상을 남겼다. 그간 5장의 정규 앨범에서 프로듀싱을 담당한 테임 임팔라의 케빈 파커에게서 독립한 이번 앨범은 개성파 밴드의 온전한 음악색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폰드는 킹 기저드 리저드 위저드의 난해함과 테임 임팔라의 감수성을 절충했고 소리의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현대성을 끌어안아 대중과의 접점을 남겨두었다. 일견 백화점식 구성의 산만함을 수반하는 음악 스타일이지만 과거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사운드적 요소와 다양한 장르를 몽환적인 음향으로 매듭지어 일관된 수준을 보증해왔다.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악곡 전개가 전자음악의 잔향을 강하게 드리운다는 점에서 폰드의 < 9 >는 현대적 감성을 향한 지향점이 명확하다.

– 수록곡 –
1. Song for Agnes
2. Human touch
3. America’s cup
4. Take me Avalon I’m young
5. Pink lunettes
6. Czech locomotive
7. Rambo
8. Gold cup / plastic sole
9. T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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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랭글러스(The Stranglers) ‘Dark Matters’ (2021)

평가: 3.5/5

1977년에 데뷔한 영국 밴드 스트랭글러스는 난해한 아트 록과 과하게 장식된 글램 록의 반발에서 탄생한 퍼브 록으로 여러 포스트 펑크 밴드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확립했다. 멜로디가 선명하지 않은 까끌한 소리와 히트 싱글의 부재로 국내엔 알려지진 못했지만 반세기 가까운 기간 동안 23곡을 UK 차트 40위권 내에 진입시키며 역사를 이어왔다. 2012년도 음반 < Giants >로부터 9년 만에 발표한 18번째 정규 앨범 < Dark Matters >는 펑크와 퍼브 록을 섞은 밴드 고유의 정체성을 현대적인 울림으로 풀어내 대중과 호흡한다.

스트랭글러스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키보드의 소리가 두드러지고 건반 연주자 데이브 그린필드는 카바레 풍의 유쾌한 연주는 그들의 개성을 확립하는데 공헌했다. 1977년에 발표한 ‘No more heroes’와 ‘Something better change’에서 그가 주조한 댄서블한 사운드는 프란츠 퍼디난드와 블록 파티 같은 21세기 영국의 록 밴드들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그린필드는 2020년 5월 코로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래서 이번 앨범은 그에게 유작이 됐다. ‘No man’s land’의 구불거리는 미니무그 선율과 ‘The last men on the moon’의 해먼드 오르간 솔로는 밴드 초기의 간결한 연주에 비해 진일보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그가 발전을 거듭해온 뮤지션이었음을 증명했다.

펑크와 로큰롤, 일렉트로니카 등 여러 스타일이 혼합된 수록곡들은 길고 짧은 러닝타임이 조화를 이루며 음반을 유기적인 형태로 건설했다.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곡의 확장성을 견지한 ‘Water’와 질주감 넘치는 편곡에 현악 세션과 성악을 더한 ‘White stallion’은 풍성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지향하는 후기 스트랭글러스를 보여준 반면 1970년대의 까칠하고 공격적인 스타일은 3분 내외로 짧게 끊어 치는 ‘This song’과 ‘Payday’가 그 향수를 대신한다.

음악적 다변화는 동시대 밴드들이 명멸했던 긴 시간 속에서 스트랭글러스를 지탱해왔다. 펑크의 거친 속성을 드러냈던 초창기와 더욱 대중적인 곡조를 선보였던 1980년대를 거쳐 정교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변화를 지속했다. 원년 멤버인 제트 블랙이 떠나고 새 드러머 짐 맥컬로이가 참여한 첫 앨범, 키보디스트 데이브 그린필드의 마지막 참여란 면에서 이 앨범은 그들 경력의 분기점이다.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는 대신 음악적 시도와 야심을 택한 < Dark Matters >는 새로운 스트랭글러스의 첫 번째 시작점이다.

– 수록곡 –
1. Water
2. This song
3. And if you should see Dave…
4. If something’s gonna kill me (it might as well be love)
5. No man’s land
6. The lines
7. Payday
8. Down
9. The last men on the moon
10. White stallion
11. Brea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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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Coldplay) ‘My universe (With BTS)’ (2021)

평가: 3/5

콜드플레이가 ‘Higher power’에서 보여준 밝은 분위기는 방탄소년단이 부른 ‘Permission to dance’의 무한 에너지와 만나 긍정주의를 이룩한다. 25년 경력의 록밴드와 가장 영향력 있는 팝스타는 생경했던 서로의 영역에 다가가 조화로운 싱글을 완성했고 히트 메이커 프로듀서 맥스 마틴은 고감도 사운드 조율로 힘을 보탰다.

영어와 한국어 가사의 콜라보가 빛을 발하는 ‘My universe’가 콜드플레이의 9번째 정규 앨범 < Music Of The Spheres >에 수록될 예정이라 한국 팬들에게는 더욱 반갑다. 한글을 선택해 다양성을 존중하고 장벽을 무너뜨린다는 지향점을 드러냈고 흡인력 있는 후렴구를 중심에 두고 보컬과 랩을 적절하게 배치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개성도 살렸다. 공간감이 두드러지는 콜드플레이의 웅장한 사운드와 방탄소년단의 리듬감이 합쳐져 대형 공연장에 잘 어울리는 신스팝 넘버가 탄생했다.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은 ‘My universe’를 통해 다름의 인정과 포용을 말한다. 팬데믹이 남긴 물리적 내상, 인종 차별과 환경오염 등 여러 사회 문제로 고통받는 지금 이 시대에 최고의 두 밴드가 힘을 모아 사랑과 화합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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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시반(Troye Sivan) ‘Angel baby'(2021)

평가: 3/5

동화 < 어린 왕자 >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외모와 쉬이 잊히지 않는 바리톤 음색의 트로이 시반은 등장부터 특별했다. 그는 감각적인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로 청춘의 마음을 매혹했고 자신을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어린 나이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감각적인 하우스 곡 ‘You’와 어쿠스틱 풍의 ‘Could cry just thinkin about you’에 이어 2021년의 세 번째 싱글로 발표한 ‘Angel baby’는 사랑하는 이와 하늘 위를 두둥실 떠다니는 이미지의 낭만적인 곡이다.

이 신곡 역시 1980~90년대의 발라드 스타일에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리듬 트랙과 공감각적인 사운드를 덧대어 빈틈없는 편곡으로 기본기가 단단한 뮤지션임을 입증했다. 곡 구성의 측면에서 전작들만큼 총기 넘치지는 않지만 대신 파워풀한 훅으로 정통 발라드의 미덕을 챙겼다. 목소리를 찌그러뜨리는 이펙트를 걸어 개성 표출을 한 브릿지는 덤. 레트로 감성의 이름 아래 제작되는 비슷한 곡들 사이에서 고유한 소리샘을 주조하는 데 다시금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