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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이승환 ‘Fall To Fly 後'(2019)

평가: 4/5

이 음반에 새로움이나 재발견은 없다. 이승환은 여전히 양질의 소리샘으로 음악을 뽑아내고, 가창의 정점을 찍는 서정적인 발라드, 특유의 창법이 맴도는 거친 록 트랙, 코러스를 무겁게 담아 힘을 주는 구성의 반복까지, 앨범에는 그간 그의 작법이 여기저기 들어차 있다. 5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발매된 자그마치 정규 11집의 나머지 ‘반쪽’은 그렇게 지금까지의 이승환을 집대성한다.

그러나 이 거대한 차용에 ‘먼지’가 날리지는 않는다. 그는 이번에도 젊고 활력 넘치며 청춘의 사랑과 중년의 뭉근함을, 또한 사회 저항적 메시지를 옹골차게 들여온다.

밝은 분위기의 첫 곡 ’30년’으로 지난날을 회고하다가 이내 ‘나는 다 너야’, ‘너만 들음 돼’로 전달하는 생생하고 생기 어린 사랑의 발화는 이승환의 시선이 여전히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뷔 30년 차가 된 그는 지금까지 운동하며 세상을 본다. ‘어린 왕자’의 타이틀이 과연 과하지 않다.

전반부가 밝고 조금은 힘을 푼 채로 노래한다면 중, 후반부는 이승환 스케일의 화려함을 뽐낸다. 진면목은 ‘Do the right thing’. 나머지 반쪽이자 먼저 나왔던 정규 11집의 앞면인 < Fall To Fly 前 >의 ‘Star wars’와 상응하는 이 곡은 펑키하고 록킹하며 재즈의 자유로움과 코러스의 흥겨움으로 중무장했다.

말 그대로 ‘자본’과 ‘음악성’이 만난 좋은 예. 꼼꼼하게 채워진 사운드에 귀가 즐겁고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져 끝나는 마무리에 노래가 탄탄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전작의 ‘내게만 일어나는 일’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10억 광년의 신호‘는 피아노와 현악기로 공고한 감성의 탑을 쌓는다. 차오르고 터트리고 벅차오르는 호흡 아래 모스부호와 같은 효과음으로 무언가의 메시지를 던지는데 이는 어렵지 않게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와 피해자에게 향한다. 음악적 우회를 통한 ‘대화의 가능성’은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다.

반면 ‘돈의 신‘에는 냉철한 비판이 담겨있다. 록 오페라 형식으로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 등의 은유를 장착한 이 곡은 록의 시원시원함을 경유해 과거 정권에 일갈을 날린다.

한 곡, 한 곡의 확실한 정체성은 밝음과 어두움을 두서없이 오가는 음반 구성의 단점을 상쇄한다. 기존 이승환의 대표 발라드인 ‘천일동안’,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풍의 ‘백야’ 이후 강렬하게 달려 나가는 ‘돈의 신‘이 배치되고, 자글자글한 사운드를 겹쳐 올리며 만든 발라드 ‘그저 다 안녕’ 이후 미니멀한 사운드의 찰랑찰랑한 기타가 중심인 ‘생존과 낭만 사이’가 이어진다.

다시 한번 이 들쭉날쭉함의 경계는 곡 단위 확실한 콘셉트와 완성도가 무마시키니 웃다가 슬프고, 설레다가 마음 아픈 진행은 매 순간 현재가 된다.

5년에 걸쳐 만들어진 정규 11집은 그래서 ‘이승환의 현재’다. 지금껏 그의 음악적 질료들로 재생산한 이 음반에는 어떤 타협도 없다. 확실하게 사랑하고, 비판하고, 노래한다. 그 와중 대중의 취향을 놓치지 않았고 무언가를 잃을까 두려워 뒤를 돌아보지도 않는다.

Fall To Fly 前 >의 첫 곡 ‘Fall to fly’가 담았던 하락의 회색빛은 청아한 목소리의 곽이안이 부른 이번 < Fall To Fly 後 >의 끝 곡 ‘Fall to fly’로 맑고 빛나는 ‘비상을 위한 추락’의 서사를 완성했다. 매끈하고 단단하다. 여기에 30년의 세월은 빛 바란 추억이 아닌 지금의 순간일 뿐. 이승환은 살아있다.

– 수록곡 –
1. 30년
2. 나는 다 너야
3. 너만 들음 돼 (Feat. 스텔라 장)
4. 그저 다 안녕
5. 생존과 낭만 사이
6. Do the right thing
7. 10억 광년의 신호
8. 백야

9. 돈의 신
10. Fall to fly (Feat. 곽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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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I Am Woman

그들과 우리의 목소리 : 여성, 그 다양한 감정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가수 헬렌 레디는 1972년 여성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곡 ‘I am woman’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과 그래미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를 거머쥐었다. 50 여년 전 여권 신장을 노래한 그의 메시지는 오늘날 음악에서 핵심이 된 ‘허스토리(Herstory)’를 상징한다. 대중음악계 여성의 발자취를 짚어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정이다.

여성의 노래를 꺼낸다. 그리고 듣는다. 이 과정을 조금만 주목해보면 우리가 향유하는 대중가요 속 발화가 그리 다채롭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파하는 굴레에서 몇 가지 감정은 지워지고, 몇 가지 감정은 순화된다.

비단 사랑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가요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비중을 제외하고서도 여성의 마이크를 통해 불려 져온 곡조는 적극적일 때 보다 꾸며질 때가 많았다. 사회의 입맛에 맞춘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이다.

수동성을 지운, 오롯이 내면의 얽히고설킴을 직선적인 노랫말로 다룬 4장의 음반과 4명의 음악가를 소개한다. 다양한 사랑의 단면, 다양한 감정의 단면을 제약 없이 표출하는 그들의 음악은 그간 숱하게 지나쳐온 어떤 마음들을 건드린다. 사회를 향한 연대의 목소리 또한 굽히지 않는 그들을 소개한다.

1. 오지은 < 지은 > (2007)

오지은은 로커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위주의 가벼운 사운드로 구성을 잡았지만, 그의 첫 번째 정규 음반 < 지은 >의 곳곳을 수놓는 건 록의 ‘거침’을 구현하는 그의 목소리다. 지금처럼 크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2007년, 그는 이 앨범을 크라우드 펀딩의 형식을 빌려 발매했다. 몇몇 곡을 먼저 들려준 뒤 선입금, 선주문을 통해 제작비를 충당했던 것인데 그의 예상보다 뜨거운 협조로 후에 이 음반은 정식 유통 과정을 밟게 된다.

낮고, 강하고, 어둡다. 때론 ‘널 보고 있으면 / 널 갈아먹고 싶어'(‘화’) 성토하다가도 ‘오늘 하늘에 별이 참 많구나 / 혼자라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이상하지'(‘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노래하며 외로움을 꺼내 놓는다.

여기에는 솔직한 일기장 같은 독백이 녹아있다. 또한 과감하게 내지르는 보컬의 솟아남이 있다. 불안정한 사랑에 대한 성토, 삶의 고독, 고통, 씁쓸함이 짙은 회색의 공간으로 묻어난다. 연약함을 드러내 역으로 강해졌다고나 할까.

이후 전작과 동명의 소포모어 < 지은 >과 < 3 >을 오랜 시간을 거쳐 발매했으며 ‘오지은과 늑대들’, ‘오지은서영호’와 같은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다채로운 음악을 전달하고 있다. 데뷔부터 덧붙여진 ‘홍대 마녀’란 프레임을 재고하게 하는 소소한 움직임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에는 글로 내면을 확대하며 여전히 높낮이를 품은 감정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섬세하게 포착 중이다.

2. 슬릭 < Colossus > (2016)

슬릭은 주저 않고 앞에 선다. 논란이 되는 사건에 의견을 남기는 것을 망설이지 않으며, 연대의 힘을 믿고, 이를 연결할 줄 아는 영리함 또한 지녔다. 2017년 발매한 싱글 ‘Ma girl’이 그 대표곡. ‘나는 너의 용기야 / 더는 두려워 않아도 돼’. 노래에는 누군가가 절실히 듣고 싶었을 그 다독임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그런 그의 첫 정규작 < Colossus >는 세상의 기준으로 분류될 수 없는 존재인 Colossus를 전면에 내세운다. 범주화를 거부하는 이 발화자는 다름 아닌 그 자신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던 어린 시절을 회고하고(‘공연장 맨 앞줄에’), 랩에 대한 강한 자신감(‘Rap tight’)을 뽐내는 와중 ‘내가 되고 싶은 나는 내가 아니지만 / 내가 아닌 나도 내가 아니지'(‘Liquor’) 외치며 사회와 존재 사이의 고민을 이어나간다.

기준, 규율, 시선. 나와 너를 둘러싼 어우러짐 등 이 음반을 통해 슬릭은 지나온 상념의 흔적을 타이트하게 내뱉는다. 에둘러 비판을 미화하지 않고 애써 흔들림을 포장하지 않으며 묵직하게 고수하는 신념들은 그 자체로 올곧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 바닥에 제대로 된 여자 래퍼’란 캐치프레이즈를 꿋꿋이 지켜나가며 오늘도 목소리가 필요한 많은 무대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3. 김사월 < 로맨스 > (2018)

요즘 인디신에서 가장 바쁜 뮤지션을 꼽자면 김사월이 아닐까? 동료 음악가들의 공연에 자주 힘을 보태고, 낭독 및 강연 무대에 서고, 얼마 뒤 발매될 첫 에세이집과 얼마 전 성황리에 끝마친 단독 공연까지. 분명 김사월의 세력은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비단 활동성뿐만 아니다. 팬덤의 우열 순위를 가려봐도 그의 이름은 꽤나 상위권에 안착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어쿠스틱 기타로 건조한 포크를 유영한다. 이때 까슬까슬한 그의 음색은 음악에 시린 바람을 불러온다. 나는 이 찬 공기가 김사월의 노래를, 그의 족적을 계속 따르게 하는 일종의 자극제라고 생각한다. 끓어오르는 감정보다 어쩐지 관조적으로 읊어내는 이야기가 때로는 문학적으로 또 때로는 적당한 거리 두기로 마음을 울린다. 그렇게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본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 안쓰럽고 서글프고 그래서 헛헛하다.

2014년 김해원과 함께한 EP < 비밀 >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최우수 포크 음반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2015년 솔로 음반 < 수잔 >에 이어 한 장의 라이브 음반 < 7102 >, 또 한 장의 정규작인 < 로맨스 >를 발매했다. < 로맨스 >에는 실패한 사랑의 조각이 담겨있다. 나와 너의 관계에 대해 노래하는 ‘프라하’, ‘누군가에게’, ‘세상에게’와 나에 대한 사랑의 실패를 적고 있는 ‘죽어’ 등 그가 전하는 사랑의 온도는 유난스럽지 않게 우리를 파고든다.

4. 천미지 < Mother And Lover > (2019)

2014년부터 홍대 일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천미지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일전에 전국 각지를 돌며 풍경이 주는 영감을 음악으로 포착해온 레인보우99의 음반 < Alphaville >을 함께 작업하긴 했지만 단독으로 주도권을 꾸린 건 이 앨범이 처음이다.

그는 여기서 여성, 엄마, 그리고 사랑을 논한다. 그것도 아주 거칠고 폭발적으로. 지금은 대중의 호응에서 조금 멀어진 개러지, 펑크, 포크를 적극 차용해 서사를 꾸리는데 그 접근법에 브레이크란 없다. 엄마의 고통을 어렴풋이 담은 ‘Satisfiable baby’, 엄마와의 불화를 가상의 상상을 통해 품어낸 ‘I want to be your mother’, 사랑의 황량함을 난폭하게 다룬 ‘Searching for lover’ 지나 유일한 모국어인 끝 곡 ‘도피’로 문을 닫는다.

지금껏 우리나라 대중음악에서 전면으로 부각한 적 없던 소재들은 이 앨범의 곳곳에 주요 동력이 된다. 대다수의 곡이 영어로 적힌 탓에 해석상의 난점은 있지만 적어도 그 어려움이 이 음반의 방향성까지 해치지는 못한다. 알싸하고 투박한 음폭이 만들어낸 선율이 모두에게 선호될 멜로디는 아니다. 다만 누군가는 정확히 기억할 울림이 있다. 귀 기울여야 할 여성의 성애, 여성의 삶과 관계가 녹아 있는 음반. 그들의 목소리가 중심이 되기까지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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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데이식스(Day6) ‘The Book Of Us : Gravity'(2019)

평가: 3.5/5

데이식스의 5번째 미니 음반 < The Book Of Us : Gravity >는 다름 아닌 Us 즉, 우리에 주목한다. 때론 사랑하는 방법을 묻는 풋풋함(‘How to love’)이 터져 나오고 또 때론 어린 시절로 돌아가겠다 노래하는 투정(‘돌아갈래요’)이 새어 나오지만 밴드는 이러한 ‘동심’을 공감으로, 박진감으로 그리하여 더할 나위 없이 안정적인 밴드의 색으로 채워낸다. 신보는 전체관람가 음반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작가주의의 완성도까지 꾀어냈다.

다시 말해 보편타당한 공감이 여기저기서 숨 쉰다. 청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떼여온 것만 같은 첫 곡 ‘For me’는 시원한 기타 스트로크에 맞춰 멤버 Jae와 Young k가 리드하는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 ‘이젠 알아주고 싶어 / 여태 혼자 잘 해왔다고’를 통해 위로를 전하고 뒤이은 타이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짜릿하게 꽉 짜여있는 인상적인 팝록이다.

청량감 넘치는 건반으로 문을 열어 부서질 듯 내리치는 드럼이 에너지를 터트릴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 함께 써 내려가자’라는 호기 넘치는 가사까지 끌어안았다. 마음껏 뛰어놀 잔디밭은 물론 곳곳에 떼창 포인트까지 마련해두니 즐길 거리가 편재한 그야말로 탄탄한 청춘 송가다.

펑키하고 장난스러운 ‘How to love’, 복고풍의 기타 멜로디로 시작되는 ‘돌아갈래요’를 비롯해 ‘Best part’는 콜드플레이 풍의 형형색색의 신시사이저를 가져와 ‘한순간도 너에게 있어서는 / 의미가 없진 않아’ 함께 노래하며 음반을 마무리한다. 강렬하게 시작해 사랑, 설렘, 추억, 어린 시절의 낭만을 스쳐 가고 입에 잘 붙는 가사를 가져와 다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내며 높은 짜임새를 일궜다. 다만 상대적으로 기존 발라드의 작풍을 따르는, 그룹의 다양한 느낌을 보여주려 넣은 것만 같은 ‘포장’은 앞서 날 서고 각 잡힌 인상의 곡들에 비해 그 무게가 덜하다.

요새 종종 들리는 맹목적 사랑을 갈구하는 노랫말 없이, 화려한 춤 선 없이 밴드는 20대 후반,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본 현실을 노래한다. 너무 커버린 우리의 오늘날에 대한 아쉬움을 소회하고 힘들지만 함께 이 페이지를 적어보자 격려한다. 전곡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해 ‘내’ 것의 리더십도 잃지 않았으며 쉽고 강인하게 청각을 만족시킬 제조법도 놓치지 않았다. 오랜만에 리얼 악기만이 줄 수 있는 속도감과 가사, 선율, 구성이 잘 매만져진 좋은 음반을 만났다. 시작과 끝이 한순간에 맞닿은 차트에는 없는 제대로 된 여름 앨범.

-수록곡-
1. For me 
2.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3. How to love 
4. 돌아갈래요
5. 포장
6. Best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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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로큰롤 라디오 인터뷰

언제나 잘 만든 음악에 관계자와 평단은 주목한다. 밴드 ‘로큰롤 라디오’가 6년 만에 들고 온 2집 앨범 < You’ve Never Had It So Good >은 2019년이 겨우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올해의 음반’이란 찬사를 받는다. 음악적 완성도와 별개로 추세라 할 수 없는 록인데다 소속사 없는 자생(自生) 인디 밴드란 한계, 음반 단위로 청취하지 않으려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꽉 찬 록 앨범을 주조해냈다는 점이 호평을 부르는 것 같다.

‘모든 트랙에 다 자신이 있다’, ‘막막할 땐 막막할 때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하는 로큰롤 라디오를 홍대 빅퍼즐 이즘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규 1집에서 보여주던 댄서블함을 작은 요소로만 간직한 채, 고독 우울함 공허를 사이키델릭하게 풀어낸 소포모어에는 밴드의 고군분투 6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앨범은 우리의 이야기이자 대중의 이야기다. 함께 공감하고 함께 위로받고 싶다”는 네 멤버들은 “열심히 작업했으니 재미있게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넷의 서로 다른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동지애가 인터뷰 자리에서도 케미를 퍼뜨리고 있었다.

▶좌측부터 이민우(베이스), 김내현(보컬), 최민규(드럼), 김진규(기타)

6년 만에 정규 2집을 냈다. 공백기 동안 무엇을 했나.
김진규 : 앨범 간 시차는 있지만 그렇다고 활동을 쉰 적은 없다. < 무의미의 축제 >란 EP도 내고 싱글, 컴플레이션 앨범도 냈다. 나름 분주했다. 미국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WSX) 축제에도 다녀왔고.

그래도 6년의 시간차는 크다.
김진규 : 2집을 내려고 계획한 것이 3, 4년 전이었다. 그때 소속사에서 나오고 밴드 내적으로 안 좋은 일도 많았다. 여러 가지 감정들을 작업만하다가 이제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공개한 EP < 무의미의 축제 >에서 ‘어제와 다르게’, ‘America’를 들어보면 이를 갈고 있는 우리를 만날 수 있다. (웃음) ‘그만큼 하고 싶은 걸 다해보자’ 하는 결의가 있었고 그게 이번 2집에는 더 강하게 들어있다.

이민우 : 1집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그래서 사이키델릭한 요소도 넣고 우주에 있는 듯한 사운드도 많이 넣었다. 정말 열심히 작업했다.

활기찼던 1집에 비하면 이번 음반은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염세적이다. 왜 비참정서인가?
김내현 : 밴드 내부 정서가 그랬다. 데뷔 초 어설픈 주목을 받고 이후 6년은 (손으로 라인을 그리며) 지속적으로 하강한 느낌이다. 특히 앞의 3년은 히트 곡을 빨리 내야 하는데 하며 멤버들 모두 굉장히 조급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우리를 보게 되더라. 무엇보다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우리를 표현한 결과물에 더 집중했다. 우리가 만족 못하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마구 앨범을 낼 수 있겠는가. 그게 로큰롤 라디오란 밴드의 정체성이고, 그 발로가 이번 음반이다.

김진규 : 예전에는 삶의 어두운 면을 인정하지 않으려했다. 의도적으로 햇빛만 본거다. 이제는 안 좋은 환경도 인정하고 수용한다. 가장 솔직한 지금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사운드케이프는 더 정교해졌다
김내현 : 예전에는 꽉꽉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비워도 되는데 굳이 힘을 많이 줘서 사운드를 겹층으로 쌓았다. 앞서 말한 작년 EP부터는 힘을 빼고 비우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1집이 기타 더빙도 많고 빽빽했다면 이번에는 힘을 좀 풀었다.

김진규 : 대표곡 ‘Shut up and dance’의 흔적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사운드를 쌓는 것보다는 일단 호흡을 중심에 놓고 잘 들리는 멜로디컬한 곡들을 만들어보자 했다. 선율이 살려면 가사가 잘 들려야하고 가사가 살려면 편곡이 단순화 되어야 한다. ‘Soul’같은 곡을 들어보면 이번 음반의 방점이 어디에 찍혀있는지 잘 알 수 있을 거다.

가장 신경 쓴 곡이 있다면.
김내현 : ‘Here comes the sun’이다. 리듬이 있는 곡인데 저음으로 표현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았다. 사실 1집 때는 보컬이 고음도 좀 올리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욕심이 있었다. 근데 그게 잘 안 따라주니까 스트레스가 많았고 결과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에 반해 지금은 내가 의도하고 내려는 목소리에 훨씬 가까워졌다. 밴드 색깔도 잘 표현한 것 같고.

김진규 : 하나만 꼽는 건… 어렵다! (웃음) 더블 타이틀이기도 하지만 모든 트랙이 다 자신 있ㄷ다.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Sisyphe’.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에서 따온 제목인데 삶의 공허함과 무의미를 표현한 대곡이다. 주제가 음악적으로 잘 구현됐다.

▶좌측부터 이민우(베이스), 김내현(보컬)

드럼과 베이스도 궁금하다.
최민규 : 나도 ‘Sisyphe’다. 2집은 내가 튀기보다는 멤버들 연주가 뛰놀 수 있게 바탕을 잡아주려고 했다. 그 흔적이 이 트랙에 녹아있다.

이민우 : 데뷔 때부터 늘 리드미컬한 것들을 이끌어 가야했다. 그래서 드럼 치는 민규와 상의도 많이 했지만 비슷한 라인들이 어쩔 수 없이 생겼다. 이번에는 안 치던 라인들을 의도적으로 더 넣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Take me home’이다.

작업을 끝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인가?
김내현 : 음반이 발매된 날 자려고 누웠는데 세삼 너무 편했다. 2집 작업을 시작한 게 2016년 즈음이었고 가사 쓰는 데만 2년 정도가 걸렸다. 그 시간 동안 매일 밤 아, 빨리 작업해야 하는데 하는 초조함이 있었다. 두렵기도 했고. 길고 긴 안달복달이 끝나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해방감이 느껴졌다. 정말 행복했다. (웃음)

그만큼 작품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 같다.
김진규 : 1집이 댄서블한 록 주축이었다면 2집은 더 큰 세계관과 포괄적인 사운드를 내는 록 밴드로 성장했다. 이대로 느껴주시면 더할 나위 없다.

1집의 댄서블함은 2000년대 초 개러지록 사운드와 비슷한 지점이 많았다.
김진규 : 레퍼런스를 두기 보다는 듣고 자란 것들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왔다. 보컬 내현이 같은 경우에는 1980년대 토킹 헤즈, 듀란듀란, 디페시 모드 같은 포스트 펑크 그룹을 좋아했고 다른 멤버들은 프란츠 퍼디난드, 스트록스를 비롯한 개러지 록 음악을 즐겨 들어왔다. 각자 취향이 어느 정도 음악에 반영된 것이고 굳이 그런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경계하지는 않았다.

밴드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김진규 : 멤버별 캐릭터가 음악에 충분히 녹아있다는 점이다. 우리를 만나지 않아도 음악에 우리의 모든 것이 녹아있고, 녹여내고 있으니 솔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

▶김진규(기타)

각자 캐릭터에 대해 부연해준다면.
김진규 : 민우는 잘 받아준다. 성격도 유순하고 무엇보다 대중적인 감수성이 있는 친구다. 반면 내현이는 한자로 올 ‘래’, 검을 ‘현’을 쓴다. 이름처럼 속 안에 어둡고 복잡함이 있다. 기질적으로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밀어낸다. 민규는 딱 드럼 치는 사람이다. 뭐든 정확하고 칼 같다. 나는…

이민우 : 진규는 여리고 섬세하면서도 뒤에 숨지만은 않는다. 근데 또 부끄럼도 많다. 감성적인 카리스마가 있달까? (웃음)

그룹만의 유쾌함이 있다.
최민규 : 즐겁고 행복하다. 한국에서 록으로, 밴드로 살아가는 데 힘든 지점이 물론 있다. 좋기만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막막할 땐 막막할 때만의 매력이 있다.

김내현 : 예전에는 늘 에너지 넘쳤다. 그러다 한 3년 전부터는 잡생각이 들더라. 워낙 내부적으로 일들이 많았고 모든 것이 관성적으로 굴러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삐걱거리다가 다시 보니까 그냥 이게 우리더라. 이 자리에 우리가 늘 서 있었으니 여기서 잘 만들어나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납득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면 다시 또 성장 동력을 얻고.

대중적으로 록이 관심에서 멀어지기는 했지만 록 음악만이 가진 매력이 있다.
김내현 : 맞다. 그런데 사실 그 매력보다 밴드가 가진 비효율성이 크니까 신생 그룹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 행사에 섭외 된다 쳐도 마냥 기쁠 수만은 없는 게 악기를 설치하고 톤을 일일이 다 잡아한다. 리허설 시간도 오래 걸리고…

김진규 : 이제 음악이 그 자체로 소비 된다기보다 흘러가는 역할에 치중된다. 말 그대로 백 그라운드 뮤직(BGM)의 성향이 강하니까 음악의 가치가 낮아지고 시류에 맞지 않는 음악은 더 빨리 도태된다. 상업적으로도 음반보다 싱글이 더 잘 팔리는 시대 아닌가. 그래도 뮤지션이라면 그룹의 가치관과 색을 잘 보여주고 들려줘야 한다. 반응이 좋지 않을 걸 예상했음에도 12트랙 정규 음반으로 찾아온 건 우리만의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민규(드럼)

음악을 조명하는 방식에 안타까움 있다면.
최민규 : 포크, 이디엠, 록, 팝 등 다양한 음악이 있는데 장르 편향적으로 다뤄진다. 물론 좋은 음악들을 전달해주는 방송도 있지만 양적으로 적으니 대중에게 알려질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실시간 차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진규 : 사실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 차트 인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활동을 시작한지 거짓말 조금 보태서 10년 가까이 됐는데 이제 와서 슈퍼스타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다. 그냥 더 오래도록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마케팅도 무시 못 할 중요한 요소다.

특히나 한국은 록 음악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김내현 : 밴드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바로 그거다. 우리나라에는 밴드하면 장발에 가죽바지 같은 스테레오 타입을 떠올린다. 록의 원초적인 고정관념이 있는 거다. 시대가 바뀌면서 록과 밴드에 대한 이미지, 정체성, 구현 방식 자체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막이 있다.

김진규 : 재밌는 게 외국 밴드들을 정형화 하지는 않는다. 외국 록밴드하면 콜드플레이나 마룬 파이브처럼 청바지를 입고 노래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상하지 않는가. 2014년도에 사우스 바이 사우스를 갈 때 힘을 잔뜩 주고 갔다. 기죽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했는데 의외로 못하는 팀이 많았다. 홍대 음악씬에 비춰보면 우리가 규모는 작아도 실력은 훨씬 좋구나 깨달았다. 더 많은 밴드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2집이 어떻게 남기를 바라는가.
이민우 : 12트랙에 모든 삶의 정서와 상황이 다 녹아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음악을 듣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들 안의 고민과 힘겨움, 나름의 분투가 담겼지만 이는 곧 대중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함께 공감하고 함께 이해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음반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끝으로 어김없이 돌아온 이즘 공식 질문이다. 나를 음악가의 길로 이끈 뮤지션이나 음반이 있다면?
이민우 : 기존에 하던 밴드가 깨지고 계속 음악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인생의 전환기 아닌 전환기라고나 할까? 마음이 복잡할 때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꼽아보자 했더니 클럽에서 프란츠 퍼디난드의 ‘Take me out‘을 연주했을 때더라. 이때의 마음과 기억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김내현 : 중학교 1학년 때 매트릭스를 보러 갔다. 엔딩 크레딧을 따라 흐르는 노래가 너무 멋있었다. 그대로 레코드샵에 가서 영화 OST 음반을 샀고 ‘아 음악 해야겠다’, ‘아 기타 쳐야겠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 곡이 RATM의 ‘Wake up’이었다. 메탈 키드로 록을 시작했고 군 제대하고는 데이비드 보위, 조이 디비전에 빠져 음악 취향이 한 번 싹 바뀌었다. 보컬이 강한 건 전자 때문이고 그룹의 댄서블함을 역시 본능적으로 체화한 건 후자 때문이 아닐까? (웃음)

최민규 : 드러머로서 멋 부리지 않고 탁탁 꽂히는 8비트의 매력을 알려준 건 폴리스였다. 정확하게는 드럼 치는 스튜어트 코플랜드. 이전에는 화려한 기교가 중점이었다면 그들의 음악을 접한 뒤에는 기본이 가장 중요함을 정통으로 느꼈다. 프랑스 록 밴드 피닉스의 내한 공연에도 영향 받았다. 그 그룹이 가진 감성을 활동할 때 접목 시킨 부분도 많고.

김진규 : 영향을 준 뮤지션보다는 같은 방향을 가고 싶은 밴드는 있다. 퀸이다. 다양한 음악을 했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이 확실했던 탓에 어떤 노래를 들어도 퀸 음악은 ‘퀸’스러웠다. 우리도 그렇게 남고 싶다. 뭘 들어도 우리다운, 로큰롤 라디오만의 정체성. 이제껏 달려왔듯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나아가겠다.

인터뷰 : 임진모, 임동엽, 박수진
사진 : 임동엽
정리 :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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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라디오(Rock’N’Roll Radio) ‘You’ve Never Had It So Good'(2019)

평가: 4/5

로큰롤 라디오의 음반이다. 2012년 데뷔와 동시에 쏟아진 찬사가 그저, 말끔한 댄서블 비트에 완결성 있는 구성으로 외연을 잡은 그들의 이미지에 떨어진 것이었다면 이번 신보는 다르다. 누군가의 녹을 먹지 않은, 밴드 로큰롤 라디오만의 개성, 정체성, 관념, 그리고 가치를 제대로 증명한다. 박수갈채가 화려함에서 본질로 이어져야만 하는 이유다.

정규 1집 < Shut Up And Dance >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림자가 남았다. ‘닥치고 춤춰라’는 제목은 ‘소녀들을 춤추게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활동한 영국 그룹 프란츠 퍼디난드와 맞닿아 있었고, 반복해 등장하던 그물처럼 직조된 기타 리프는 이 곡과 저 곡의 경계를 흐렸다. 결국 ‘Shut up and dance’, ‘Ocean’, ‘Red moon’과 같은 트랙이 있었을지언정 전체 음반이 생생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춤’의 요소를 가져오되 그것을 ‘주’로 놓지 않는다. 오히려 이전과 비슷한 기조의 ‘Take me home’이나 인스트루멘탈 ‘Danse macabre’에서 느껴지듯 신시사이저와 전자음을 듬뿍 사용해 단순함보단 실험성을 잡아 댄스플로우에 조명을 비춘다. 사운드 조합에도 힘썼다. 앞서 말한 ‘Take me home’은 왼쪽에는 기타 리프를 오른쪽에는 커팅한 기타 솔로를 쌓아 2대의 기타로 쫀쫀함을 만들고 후반부 전자음, 기타, 드럼으로 길을 여는 근사한 곡이다. 연이은 ‘Keep your mouth shut’을 보자. 펑키한 리듬감에 왜곡한 보컬을 넣어 소리를 꺾더니 마침내 다프트 펑크가 안드로이드로 분해 보냈던 메시지를 다시 끌어온다.

변화는 첫 곡부터 감지된다. 1분여가 넘는 시간 동안 보컬이 등장하지 않고 소음 속 어두운 감정을 흩뿌리는 ‘Here comes the sun’과 서정적인 기타 솔로로 감성을 녹이는 ‘말하지 않아도’는 ‘보잘것없는 날 위한/ 의미도 없는 변명과’로 전해지는 음악가의 고충과 사랑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이외에도 블루지한 기타가 돋보이는 ‘Soul’, 과감하게 보컬을 줄이고 폭격처럼 내리치는 광폭한 마이너 음계로 또 다른 춤판을 일구는 ‘The mist’, 5분이 넘는 사이키델릭 대곡 ‘비가 오지 않는 밤에’, ‘Sisyphe’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신시사이저로 한층 진해진 음악 세계관을 그려낸다.

깔끔함을 필두로 달려나가던 신생 밴드가 변주와 확장으로 돌아왔다. 블루지한 기타, 멜랑꼴리한 감성, 부유하는 소음, 이질적으로 교차하는 전자음, 신시사이저가 제멋대로 기세를 펼치지만 모두 하나의 질서를 따른다. 그 꼭대기에는 로큰롤 라디오가 있다. 마음껏 오가되 길을 잃지 않고 소리를 끊어트리되 이유가 없진 않다. 의미심장한 제목의 끝곡 ‘Nothing lasts forever’가 이야기하듯 < You’ve Never Had It So Good >에는 이토록 좋았던 적은 없던 그들의 심정과 그 반대에 움튼 불안감을 동시에 품는다. 잔향을 걷어내고 자신들의 색으로 돌아온 진정한 의미의 출세작.

-수록곡-
1. Here comes the sun
2. 이대로
3. 말하지 않아도 
4. 비가 오지 않는 밤에 
5. Take me home 
6. Keep your mouth shut 

7. Danse macabre
8. The mist
9. Soul 
10. Dahlia
11. Sisyphe
12. Nothing lasts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