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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멘데스(Shawn Mendes) ‘What the hell are we dying for?’ (2023)

평가: 3/5

기후재앙은 시시각각 다른 형태로 인류를 덮치고 있지만 대개 위험이 목전에 들이닥치기 전까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최근의 기후위기는 캐나다의 수백 곳에 대형 산불을 일으켰고 그 영향은 뉴욕 일대까지 퍼졌다. 꾸준히, 여러 가수가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고 24세의 젊은 팝스타 숀 멘데스 역시 산불로 인해 뿌연 연기에 뒤덮인 뉴욕의 마천루를 앨범 아트로 삼아 환경위기에 대한 의견을 전한다.

히트곡 ‘There’s nothing holdin’ me back’과 같이 기타 리프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곡은 마냥 경쾌하지는 않다. 그의 강점인 경쾌한 리듬감보다는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죽어가고 있는 거지?’라는 위로의 가사에 맞춘 무거운 진행과 슬픔에 잠긴 듯한 보컬이 주를 이룬다. 곡을 발표한 의도가 기후재앙에 대한 경고가 아닌 전 연인 카밀라 카베요와의 이별에 있다는 의혹을 낳기도 했으나, 범지구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성장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일면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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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 ‘퀸카(Queencard)’ (2023)

평가: 2.5/5

(여자)아이들은 작년 발매된 ‘Tomboy’로 위기에서 빠져나와 뒤이은 ‘Nxde’로 2연타에 성공했다. 두 싱글의 프로듀서이자 리더인 소연의 의도는 명확했으며 대중의 허점을 겨냥하여 통쾌함을 주었다. 7개월 만에 발매된 ‘퀸카(Queencard)’ 역시 앞선 두 곡과 이어진다. ‘Tomboy’를 일렉트로닉한 스타일로 변주하여 다시금 2000년대 음악을 가져왔고, 메시지는 ‘Nxde’의 ‘있는 그대로의 나’와 비슷하게 영화 < 아이 필 프리티 (I Feel Pretty) >의 자기 긍정적인 메시지를 빌려왔다.

그럼에도 전작만큼의 재미를 주진 못한다. 보컬에 덧입혀진 전자음은 멤버들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살려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던 팀을 획일화하며, 흐릿한 멜로디 라인에 ‘I’m a 퀸카’라는 훅만 공허하게 맴돈다. 바디 포티지브라는 의도 아래 ‘My boob and booty is hot’라고 외치지만 결국 이들은 루키즘을 주도하는 산업의 총아다. 온전히 진심이더라도 총명하게 맹점을 짚어내던 가사에 생기는 균열을 막을 수는 없다. 당장 (여자)아이들의 방향성은 유보지만 공고함은 이미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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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손오공’ (2023)

평가: 2.5/5

매력적인 첫 인상으로 확 잡아끄는 싱글이다. 세련된 사운드와 멤버들이 능숙하게 소화하는 콘셉트가 그렇다. 뉴진스 ‘Ditto’와 마찬가지로 저지클럽을 사운드 전반에 내세웠고, 중국의 설화 < 서유기 >의 주인공 손오공에 비유하여 호전적인 기세의 퍼포먼스로 덤벼든다.

그 뒤의 의도도 명확하다. 전작 < Face The Sun >이 서부 카우보이를 위시하여 미국의 개척정신을 겨냥하였듯, 이번에는 홍콩의 액션영화를 이식한 콘셉트와 국악기를 연상시키는 아프로비트로 동양미를 강조한다.

하지만 스테레오 타입에 갇혀 있다. 홍콩의 구룡성채, 신비로운 주술, 한복 등 서양에서 생각하는 동양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조합하여 오리엔탈리즘을 강화한다. ‘손오공’이 가진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관점의 안이함이 오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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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Apink) ‘D N D’ (2023)

평가: 3/5

에이핑크는 2019년 블랙아이드필승과 손잡고 발표한 ‘%% (응응)’부터 작년 ‘Dillema’까지 고혹적인 레트로 사운드를 유지했다. 덕분에 마의 7년을 무사히 넘겨 11년을 맞이한 그룹은 초심으로 회귀한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산뜻하고 발랄한 음악은 데뷔 초기의 요정 콘셉트를 다시금 가져온다.

현악기와 결합한 통통 튀는 비트와 멤버들의 안정적인 보컬엔 풋풋함은 없다. 하지만 11년 차 걸그룹의 여유로움과 능숙함으로 11년 전의 팀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안긴다. ‘Do Not Disturb (방해 금지)’ 의미처럼 실험적인 시도 없이 가장 자연스러운 에이핑크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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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비티(CRAVITY) ‘Groovy’ (2023)

평가: 3/5

크래비티는 다른 보이그룹과 반대의 노선을 걸어왔다. 사이버펑크의 미래적인 이미지를 앞세운 ‘Break all the rules’, ‘My turn’, ‘Flame’ 등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데뷔 초반과 달리 ‘Adrenaline’부터 가볍고 청량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펑크(Funk)에 기반을 둔 레트로 콘셉트의 싱글 ‘Groovy’ 역시 선명한 멜로디와 후킹한 사운드로 완전히 자리 잡은 팀의 기조를 계속해서 밀어붙인다. 흐름은 안정적이나 영역 확장을 뒷전으로 두기에는 시기상조다. 이제 3년 차에 접어든 그룹에겐 눈에 띄는 반등을 위한 모험적인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크래비티의 미래를 더 멀리 보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