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Album POP Album

메탈리카(Metallica) ’72 Seasons’

★★★
연료(Fuel)와 건전지(Battery) 파워가 전하다.

평가: 3/5

2023년 4월 12일 목요일, 메탈리카의 신보 < 72 Seasons >의 글로벌 리스닝 파티가 열렸다. 트랙별 영상에 멤버들의 곡 설명을 첨부한 영화 < 메탈리카: 72 시즌스 >가 신보 발매 하루 전에 개봉한 것이다. 극도로 과격한 마니아 장르 스래시 메탈로 범대중적 인기를 획득한 메탈리카만이 가능한 프로젝트였다.

1983년 데뷔 음반 < Kill’Em All >을 발표한 이래 메탈 킹덤을 지배했다. 소포모어작 < Ride The Lightning >(1984)부터 < Master Of Puppets >(1986), < And Justice For All >(1986)의 밀도감에 소위 4대 스래시 메탈 밴드로 일컬어지는 메가데스와 앤스렉스, 슬레이어와 격차를 벌렸다. ‘Enter sandman’이 수록된 1991년 작 < Metallica >는 메탈 밴드로 드물게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전관예우는 비겁하나 전성기의 순도를 재현하리라고 기대하는 팬들도 많지 않았다. 극강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헤비메탈은 육체적 장르며 세월과 기량이 비례하곤 한다. < 메탈리카:72 시즌스 >에서 제임스 햇필드는 “예전처럼 다운피킹이 안 된다”며 세월 무상을 토로했다.

메탈 거장이 세운 < 72 Seasons > 성탑은 장대하다. 과도하게 축소된 현시대 메탈신에서 메탈리카만의 묵직한 덩어리로 밀어붙였다. 5~7분대 대곡 ‘Sleepwalk my life away’와 ‘You must burn!’은 과거 명작들의 매서움과 펀치력은 무뎌졌을지언정 비교적 정교하게 건설되었다. 인생 초반부 18년을 의미하는 ’72 seasons’ 속 지적인 가사는 메탈리카의 강점이다.

훅과 선율은 메탈리카의 차별화 전략이다. 슬레이어와 판테라에 비해 취약한 연주력을 리프메이킹과 악곡 전개로 극복했다. 과격한 음향 기저 선율은 흡사 팝송처럼 대중적이고도 매끈하다. ‘Shadows follow’의 “Seethin’, breathin’ nightmares grow on I run still my shadows follow(숨쉬는 악몽이 커지는데도 여전히 내 그림자가 따라다닌다)”와 “Temptation(유혹)”의 외침으로 떼창을 유도하는 ‘If darkness had a son‘이 스타디움을 채울 것이다.

21세기에 발표한 3장의 음반 < St. Anger >(2003)와 < Death Magnetic >(2008), < Hardwired… To Self-Destructed > 와 신보 < 72 Seasons >까지 모두 러닝타임이 70분을 넘겼다. 엘피로 따지면 더블엘피의 규모며 7~8분대 트랙이 대부분이다. 언뜻 피로할 수 있는 구성은 선공개 싱글 ‘Lux æterna’로 완급 조절되었다. 3분대의 몰아치는 펑크(Punk) 스타일은 전작 < Hardwired… To Self-Destruct >의 ‘Hardwired’와 맥을 같이한다.

메탈리카 경력 사상 단일 곡 최초로 10분을 넘긴 ‘Inamorata’는 다변적 악곡 전개로 러닝타임의 압박감을 상쇄했다. 베이스 기타리스트 로버트 트루히요는 가입 이후 가장 만족스러운 곡이라며 ‘Inamorata’를 자찬했다. < Kill’Em All >의 40주년을 자축한 < 72 Seasons >는 그들의 연료(Fuel)와 건전지(Battery) 파워가 여전함을 증명했다.

-수록곡-
1.72 seasons
2.Shadows follow
3.Screaming suicide
4.Sleepwalk my life away
5.You must burn!
6.Lux æterna
7.Crown of barbed wire
8.Chasing light
9.If darkness had a son
10.Too far gone?
11.Room of mirrors
12.Inamor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