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타 우 ‘Father EP’ (2020)

평가: 3.5/5

뚜렷했던 데뷔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마스타 우의 족적은 희미하다. 2000년 이현도의 3집 < 완전(完全) Hiphop >에 참여한 직후 YG 엔터테인먼트로 적을 옮기며 페리, 휘성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곡에 힘을 보탠 그는 힙합 신에 자신의 영역을 확실하게 고지하며 뉴욕 출신의 갱스터를 표방한 < Masta Peace >를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실망스러웠던 결과물은 대중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집 < Mass Wu Pt.2 >와 힙합 듀오 와이엠지에이의 < 1st Made In R.O.K >까지 그가 마련한 세 개의 빈약한 논거는 흐름에 방점을 찍지 못했고 마지막 앨범으로부터 13년. 방황하는 마스타 우는 < Father EP >로써 길을 인도받으려 한다.

프로듀서 250이 주도적으로 주조한 실험적인 비트 아래 탄생한 앨범은 투쟁과 비판의 시편이다. 최소한의 악기와 멜로디로 구성한 차가운 성질의 트랙들은 어설프게 대중성을 쫓아 장점마저 희석했던 과거를 완벽하게 지우며 그의 본질. 드럼 위 짜인 규격과 관계없이 메시지를 내뱉는 문제아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운다.

변곡점은 ‘INTRO’이다. 250과 프랭크의 합작은 변주를 두고 개별의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개성적이며 마스타 우 역시 경계를 넘는 순간 톤을 높이며 변화를 명시한다. 이어진 ‘GONE’의 재생시간 1분 51초는 오랜 믿음 끝에 무엇을 보여줄지 깨달은 래퍼의 짧은 고백이다.

그가 만든 유일한 곡 ‘DOPE SPOT’은 랩보다 부족했던 프로듀싱 능력을 증명한다. 단조로운 전자 피아노 루프를 뼈대로 날 것의 하이햇 소리와 목소리 샘플이 느슨한 분위기를 형성해 신비롭다. 리듬 일부분을 들어내 마스타 우와 뉴욕 퀸즈 출신 레미 뱅크스의 여유로운 래핑을 돋보이게 하는 작법은 곳곳에 여백을 남기며 그루브를 만든다.

돈, 혹은 신. 삶의 판단기준이 되어버린 어떤 것들을 말하는 냉소적인 ‘GOLD’를 거쳐 모순적이게도 따뜻한 질감 속 “You don’t get it when you only you”, “And I don’t gotta flex this ain’t no contest” 등의 가사처럼 결코 안주할 수 없는 현재의 시스템과 그 속에 갇힌 마네킹을 비난하는 ‘ROMANCE’까지 앨범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오랜 시간을 고민해온 이센스, 김심야와 합을 맞추며 견고히 다져지고 완성된 서사로써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일명 바나와의 만남이 새로운 방향성을 내보였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지만, 중심엔 마스타 우가 있다. 지독한 자기반성과 구조에 대한 환멸로 확장된 시선은 자기객관화를 이뤄냈고 곧 < Father EP >란 맞춤옷을 만들어냈다.

-수록곡-
1. INTRO
2. GONE
3. DOPE SPOT (Feat. Remy Banks)
4. GOLD (FEAT. 이센스)
5. ROMANCE (Feat. 김심야)
6. GO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