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대 음악가의 트렌디함을 견지한 리틀 드래곤은 1996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결성된 4인조 일렉트로니카 그룹이다. 트립합에 알앤비/솔을 혼합한 데뷔 앨범 < Little Dragon >(2007)로 일찌감치 독자성을 구축한 이들은 재즈 랩의 기둥 데 라 소울과 존 콜트레인의 부인이었던 프리 재즈 뮤지션 앨리스 콜트레인에게 영감 받았다.
오데사(ODESZA)와 8월 2일 내한 공연을 성료한 루이스 콜이 소속된 영국 전자음악 레이블 닌자 튠에서 발매된 음반답게 장르음악 성향이 강하다. 일본계 스웨덴 가수 유키미 나가노의 감각적인 음색과 정교하게 짜인 프로덕션 태피스트리는 리틀 드래곤만의 다운템포(분위기 있는 사운드와 비교적 느린 비트를 특징으로 하는 스타일)를 확립했다.
소속 레이블 변천사도 흥미롭다. 인디 계열을 아우른 런던 소재의 피스프로그 레코즈(Peacefrog Records)로 출발했다. 프랑스 라운지 뮤직 그룹 누벨 바그와 스웨덴 포크 가수 호세 곤잘레스가 소속했던 피스프로그는 완성도 높은 데뷔작에 일조했다.
독특한 질감의 트립합 음반 < Nabuma Rubberband >(2014)부터 파리와 런던에 본부를 둔 비코즈 뮤직(Because Music)에 둥지를 틀었다. 비코즈 뮤직엔 아프로비트 선구자 펠라 쿠티의 막내아들 세웅 쿠티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뉴웨이브 밴드 레스 리타 미트소우코, 아트 팝 뮤지션 크리스틴 앤 더 퀸스 등 프랑스 출신 뮤지션들이 오갔다. 피스프로그와 비코즈 뮤직부터 닌자 튠을 거쳐간 아티스트 목록은 1990년대 이후 인디 신을 읽는 지형도다.
다운템포는 종종 라운지뮤직으로 치환되나 < Slugs Of Love >의 트랙들은 흘려 보내기에 어려운 개성들로 가득찼다. 간결하지만 명징한 베이스라인에 질주감을 심은 ‘Slugs of love’는 입으로 내는 독특한 추임새와 색소폰 솔로로 전위성을 획득했고 고릴라즈의 ‘Clint Eastwood’ 풍 비트에서 몽환계로 접어드는 ‘Kenneth’와 나가노의 보컬이 농염한 ‘Gold’ 모두 인장을 새겼다.
오는 8월 21일 내한 공연을 앞둔 래퍼 제이아이디는 노래와 랩을 유려하게 넘나들며 대중적 넘버 ‘Stay’의 대중성을 입혔고 데이먼 알반의 오토튠이 이색적인 ‘Glow’는 중력 없는 우주를 부유하듯 SF물의 한 대목을 이미지화한다. 적재적소의 피처링이 완성도를 높였다.
리틀 드래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을 약속하는 신뢰의 음악집단이다. 실험성이 두드러졌던 2017년 정규 5집 < Season High >를 제외한 전작은 균형감과 구성력을 지녔고 빌보드 댄스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소기의 상업적 성과도 거뒀다.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소기의 상업적 성과도 거뒀다. 장르 색채와 개별곡 펀치력이 공존한 < Slugs Of Love >엔 베테랑 그룹의 총기가 살아있다.
-수록곡-
1. Amöban
2. Frisco
3.Slugs of love
4.Disco dangerous
5.Lily’s call
6.Stay (Feat. JID)
7.Gold
8.Kenneth
9.Glow
10.Tumbling dice
11.Easy fal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