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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Peace Or Love’ (2021)

★★★☆
북유럽 풍경 같은 순수한 어쿠스틱 사운드

평가: 3.5/5

기대한 만큼 아늑하다. 노르웨이 출신 포크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12년 만의 정규 앨범 < Peace Or Love >가 어느 때보다 깨끗한 바람이 필요한 시기를 차분하게 휘감는다. 북유럽 풍경 같은 순수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작품의 고요한 매력을 떠받친다.

커피 광고에 삽입되어 반향을 일으켰던 전작 ‘Cayman islands’처럼 편안한 트랙들이 귀에 들어온다. 한 가지 감정에 매몰되지 않은 정갈한 앙상블의 ‘Rumours’와 따뜻한 톤의 일관적인 진행이 돋보이는 ‘Song about it’이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특유의 포근한 화법을 기다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이러한 개성을 유지하며 어른거리는 감성의 부유를 간단하게 포착해낸 ‘Ask for help’의 음악적 성과가 근사하다. 사이먼 앤 가펑클과 닿아 있는 말끔함이다.

보컬의 섬세함은 감정이 멈출 곳을 정확히 알아 더욱 힘을 받는다. 리듬과 대비하는 화성의 진행이 마치 한 목소리인 것처럼 서로에게 농밀하다. 캐나다 출신 여성 보컬 파이스트가 함께한 ‘Love is a lonely thing’는 2004년 작 < Riot On An Empty Street >에서도 보여준 세 보컬의 그윽한 협주를 기억하게 만든다.

비올라 리프가 흐뭇한 ‘Rocky trail’과 리듬을 변주한 편곡의 ‘Catholic country’정도를 제외하곤 취향에 따라 밋밋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분위기가 지속되지만 휴식의 시간으로 삼기에 충분한 안락함이 미지근함을 덮어 전반적으로 잔잔한 매력을 품는다. 록의 리프가 떠오르는 ‘Washing machine’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멤버 얼렌드 오여가 속한 팝 밴드 더 화이티스트 보이 얼라이브(The Whitest Boy Alive)의 음악 연장선에 맞닿아 있다. 두 팀의 색채는 다르지만 멜로디 전개 등의 음악적 아이디어나 삶을 통찰하는 메시지가 교집합을 이룬다.

간단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반복하는 작품의 모습에서 최소주의가 스치나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음악엔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여느 뮤지션들과 구분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이들의 감성은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억지로 비워낸 노력의 결과가 아닌 차분하게 가라앉은 자연스러움이다. 언제나 그랬듯 적어서 좋은 게 아니라 좋아서 보니 적다.

– 수록곡 –
1. Rumours
2. Rocky trail (추천)
3. Comb my hair
4. Angel
5. Love is a lonely thing (Feat. Feist)
6. Fever (추천)
7. Killers
8. Ask for help
9. Catholic country (Feat. Feist)
10. Song about it
11. Washing mac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