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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프(Griff) ‘One Foot In Front Of The Other Foot'(2021)

★★★☆
솔직하고 고무적인 음악에 마음을 끄는 힘이 있다.

평가: 3.5/5

2021년 브릿 어워즈의 신인상을 거머쥔 신예 그리프는 중국-자메이카계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영국 중산층 사회에서 차별을 겪은 혼혈 소녀는 앨범 프로듀싱뿐만 아니라 의상 디자인, 독특한 헤어스타일, 뮤직비디오 등 음악 외적 요소까지 활용하여 억눌린 자아를 표출했다. 그 결과물이자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한 데뷔 EP < Mirror Talk >에 이어 두 번째 앨범 역시 자신의 정체성과 긴밀한 인간관계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한다.

한층 깊어진 사색을 제시한 방법은 첫 앨범의 메트로놈처럼 간결한 비트에 무게를 더한 ‘다크 팝 앤섬’ 스타일이다. 작년에 공개한 싱글 ‘Black hole’이 음반의 서두에 위치하여 무거운 타악기 소리와 울림을 극대화한 보컬로 무채색의 기조를 이끌고 깊은 상처를 드러낸다. ‘One foot in front of the other foot’ 역시 타악기 소리에 동양적인 색을 더해 중국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새겨 넣는다.

교회의 가스펠과 테일러 스위프트의 < Fearless >에 심취했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은 이 신성 뮤지션이 갖고 있는 영감의 원천이다. ‘Shade of yellow’의 보코더 소리는 이모전 힙의 음악을, ‘Heart of gold’의 드럼과 보컬은 로드의 ‘Royals’을 따르고 있다. 동시에 ‘Earl gray tea’의 죽음에 대한 고찰과 특유의 간결한 사운드는 미국-필리핀 혼혈이자 테일러 스위프트, 로드 등의 영향을 받은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다양한 장르를 통해 드라마틱한 서사를 이끌어가는 것과는 상반된 매력을 보여준다.

단편적인 기획이 아닌 깊이를 더한 감정에서 비롯한 어두운 분위기처럼 하나의 색으로 집결할 만큼 숙고를 거친 담담한 고백은 섬세한 음색으로 발화하여 좁지 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유를 유도한다. 환상을 구현한 드라마 속 반짝이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21살 싱어송라이터의 솔직하고 고무적인 음악에는 마음을 끄는 힘이 있다. 척박한 현실을 딛고 성장한 신예가 강한 개성과 함께 팝시장에 뿌리내린다.

– 수록곡 –
1. Black hole
2. One foot in front of the other foot
3. Shade of yellow
4. Heart of gold
5. Remembering my dreams
6. Earl gray tea
7. 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