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Album POP Album

게일(Gayle) ‘A Study Of The Human Experience Volume One’ (2022)

★★
게일의 대표 앨범이 될 것이다.

평가: 2/5

2004년에 태어난 게일은 자기를 힘들게 한 사람들을 향해 노래로 욕을 한다. 두려움을 모르는 이 10대는 자신을 둘러싼 분노와 답답함, 불확실한 미래를 정화하지 않고 고스란히 분출해 다른 사람에게 대리만족을 제공하며 견고하게 재단된 사회 구조에 들어가기 직전에 모든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정제하지 않은 광폭한 언어로 일갈한다.

전 남자친구의 모든 것을 증오하는 ‘abcdefu’부터 새로운 인연에 대한 의심을 떨치지 못하는 ‘Luv starved’, 쉬운 사랑에 대한 후회를 언급하는 ‘Sleeping with my friends’, 거짓말로 섹스만 원하는 상대를 저격한 ‘Ur just horny’, 꼬여버린 인간관계에 대한 ‘E-Z’까지 ’19금’의 내용을 17살의 소녀가 폭로한다. 사전검열 시대였다면 금지곡으로 묶였을 노래들이다.

거침없는 자신감과 다부진 자존감이 팝 펑크와 팝록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음악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되바라진 뮤지션의 당돌함을 정당화한다. 프로그래밍으로 찍은 드럼과 디스토션 걸린 일렉트릭 기타 사이에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인한 그는 빌리 아일리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색체에 자신의 음악 DNA를 투영해 현재의 음악 트렌드에 민감한 싱어송라이터라는 점 또한 부각한다. 틱톡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서 빌보드 싱글차트 3위까지 오른 ‘abcdefu’, 뮤트 백킹의 리듬 기타가 파워를 장착한 ‘Ur just horny’, 코러스가 아름다운 ‘Kiddle pool’은 밋밋한 나머지 수록곡들과 수준차를 드러낸다. 롱런을 위해 극복해야 할 지점이다.

역사적으로 음악은 보통 20년에서 25년을 주기로 재조명 받는다. 1950년대의 초기 로큰롤이 1980년을 전후한 시기에 다시 주목 받았고 1970년대의 디스코는 1990년대 후반에, 1980년대의 신스팝은 2000년대 후반, 1960년대 후반의 개러지 록은 1990년대 후반에 부활했다. 2022년 지금은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인기를 얻었던 팝 펑크가 부상하고 있다. 게일은 그 틈새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획득했지만 음반 제작사는 2집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 독기 빠진 순한 앨범을 원할 것이다. 이것으로 게일의 음악색은 옅어지고 자신의 언어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간이 지나도 < A Study Of The Human Experience Volume One >은 게일의 대표 앨범이 될 것이다.

-수록곡-
1. Luv starved
2. Abcdefu (추천)
3. Sleeping with my friends
4. Ur just horny
5. E-Z
6. Kiddle pool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