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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송즈(Trey Songz) ’11 ‘(2018)

비슷한 분위기의 연속과 소리의 질감은 흐를수록 지루하다. 이것은 살아날 수 있었던 곡들의 다양한 개성을 덮어버린 중요한 원인이다. 내세울 트랙이 없으니 몇 곡을 제외하면 큰 반동 없이 변곡점을 찾지 못한 채 정처 없이 흘러간다. ‘연기파’든 ‘스타’든 앨범의 판세를 뒤엎을 주인공이 필요하다.

평가: 2/5

‘섹시 슬로우 잼 = 트레이 송즈’라는 공식을 증명하듯 자신의 생일 기념으로 발표한 더블 믹스 테이프 < 11 >(월) < 28 >(일) 역시 관능미 넘치는 진한 사랑 노래로 채웠다. 국내에서는 트레이 송즈에게 영향 받은 태양이 순화된 섹시 슬로우 잼을 선보이고 있다. 매끄러운 보컬을 기반으로 하는 트레이 송즈는 히트곡 ‘Na na’와 ‘Slow motion’처럼 묵직한 베이스를 강조해 앨범 전체에 깊고 부드러운 소리를 담았다.

이번 앨범도 알앤비와 둔탁한 비트에 날카로운 하이햇의 트랩을 배합해 끈적끈적한 사랑을 노래한다. 가사부터 농도 짙은 사랑이 중심이며 ‘Lay yo head’와 ‘Who let u down’의 중독적인 후렴을 앞세워 1990년대 알앤비 발라드가 묻어나는 ‘Let me know’와 재즈 피아노가 넘실대는 ‘Attitude’ 등이 각자의 매력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일리어네어 레코즈의 ‘연결고리’ 래핑 같이 박자에 맞춰 랩을 꽂는 ‘Closed mouths’와 비트를 강조한 ‘Drugz’도 놓칠 수 없다.

반복적인 베이스 라인에 악기를 쌓아올리는 ‘Reflection’은 에드 시런의 ‘Shape of you’를 연상시키며 편곡에 있어 다른 흥미를 유발한다. 한 곡 빼고 모두 피처링이 있는 < 28 >과 그 반대로 피처링이 한 곡뿐인 < 11 >에서 ‘Shooting shots’는 좋은 위치선정 덕에 초반부터 나오는 무거운 진행의 답답함을 해소하며 가장 밝은 기운을 뽐낸다.

‘Keep it right there’는 뉴 잭 스윙의 선각자 테디 라일리가 참여해 기대를 모았지만 그의 명성에 비해 다른 곡보다 특출함도, 댄서블한 시그니쳐 사운드도 없어 궁색하다. 이펙트 걸린 보컬과 얕게 들리는 피아노가 그나마 차별성을 마련한다. 앨범 전체를 감싸는 무거운 톤 때문에 ‘Keep it right there’를 위시한 곡별 에너지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테디 라일리마저 늪에 빠져버렸다.

비슷한 분위기의 연속과 소리의 질감은 흐를수록 지루하다. 이것은 살아날 수 있었던 곡들의 다양한 개성을 덮어버린 중요한 원인이다. 내세울 트랙이 없으니 몇 곡을 제외하면 큰 반동 없이 변곡점을 찾지 못한 채 정처 없이 흘러간다. ‘연기파’든 ‘스타’든 앨범의 판세를 뒤엎을 주인공이 필요하다.

  • – 수록곡 –
  1. Drugz
  2. Lay yo head
  3. Solid
  4. Closed mouths
  5. Keep it right there
  6. Reflection
  7. Who let u down
  8. Let me know
  9. Attitude
  10. Shooting shots(feat. Ty Dolla $ign & Tony Lane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