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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관 ‘Connected’(2020)

★★★★
앞으로 다시 7년의 공백이 시작된대도, 이 앨범 한 장으로 그 기다림은 길게 느껴지지 않을것이다. 그렇기에 앨범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권순관만의 것임과 동시에,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전달한다.

평가: 4/5

2013년 첫 번째 정규앨범 < A Door >에서 이별을 노래했던 권순관이 7년이 지나 사랑을 담은 < Connected >로 돌아왔다. 그 사이 그는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았다. 앨범 자체가 가족애(愛)를 담고 있는 건 아니지만, 한 가정을 품어낸 그에게 뿜어져 나오는 온화한 기운이 앨범을 감싼다. ‘외롭던 눈물은 멈추고 / 문을 열고 함께 가자 일어나’. 앨범은 우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노래한다. 

연결’의 의미는 그가 지닌 음악적 감각으로 재현된다. 발라드 대부분의 편곡에 직접 참여했는데, 6분에 달하는 ‘다시 만날 때까지‘는 서정적인 멜로디에 일렉트로닉 피아노 사운드가 얹어지고, 웅장한 스트링에 이어 간주를 메우는 피아노 솔로까지 더해져 지루할 틈이 없다. 긴 러닝타임 속에서도 메시지가 살아남을수 있는 이유다.

그리운 사람과 하나였음을 깨닫는다는 노랫말의 ‘깨달아‘는 몰아치는 피아노 연주에 그리운 마음을 흘려보내고, 연대의 의미가 담긴 ‘Stay’는 간주에 합창단을 넣어 실제로 ‘함께 하는 것’을 실행한다. 앨범과 본인의 일체를 나타내는 대목. 반면, 앨범은 듣는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크러쉬와 함께한 ‘Connected’는앨범의 의미를 가장 직접적으로 내보이며, 재지(Jazzy)한 피아노 연주와 트렌디한 편곡으로 세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좋은 멜로디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세련된 편곡을 관통하는 건 꾸며지지 않은 노랫말이다. 누구나 겪는 감정과 때로는 미화되고 잊힐 마음을 다시 온전히 꺼내보게끔 만든다. 그의 음악은 그렇기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 모두가 한 번쯤은 해봤을 ‘이사‘가 바로 그 예. 아이들의 복작이는 소란을 효과음으로 삼아, 떠나기전의 집을 묘사하는 소박한 가사는 청자를 따뜻했던 과거로 안내한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도, 차트를 석권하고 있는 가창력 뽐내는 발라드도 그의 앨범에는 없다. 그럼에도 결국 우리가 오랫동안 두고두고 꺼내 듣게 될 음악은한 철 지나가고 말 유행가가 아닌, 이처럼 진심이 담긴 음악이다. 앞으로 다시 7년의 공백이 시작된대도, 이 앨범 한 장으로 그 기다림은 길게 느껴지지 않을것이다. 그렇기에 앨범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권순관만의 것임과 동시에,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전달한다.

– 수록곡 –
1. 이사
2. 너에게
3. Connected (Feat. Crush)
4. 다시 만날 때까지
5. 너에게만은 아름답기를
6. 깨달아
7. Stay
8. 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