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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Winner) ‘Cross’(2019)

개성 강한 멤버들로 뭉친 그룹에게 가공된 모습 보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평가: 2.5/5

능글맞은 캐릭터와 힙합 장르를 쉽게 풀어낸 문법, 팀의 성격에 성실하게 일조하는 멤버들의 보컬과 랩까지. 위너의 색깔은 명확하다. 장난스럽고 발칙한 이들의 이러한 개성에는 세련되게 조합하면 중독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확실한 멜로디와 풍성한 사운드가 뒤받치지 않으면 특색 없이 들릴 수 있다는 위험도 서려 있다. 이미 대중에게 ‘위너 스타일’로 읽힌 작법이기에 확실한 음악적 설득력 없이 경향성만 띤다면 색채는 금세 빛을 바랜다.

구성의 밋밋함은 그래서 이들의 음악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신작의 타이틀곡 ‘Soso’를 예로 들자면, 유려한 리듬감을 드러내는 송민호의 빠른 랩을 지나 역동적인 드럼과 코러스를 섞은 전반부로 적절하게 고조를 이루지만 후에 등장하는 후렴 ‘쏘 쏘’는 지나치게 심심하다. 프로듀싱 아이디어의 한계에 부딪혀 중독을 견인해야 할 부분에 제 역할을 심지 못했다. ‘빼입어’도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선율의 빈틈을 상쇄할 만큼 신시사이저 드롭이 확실하지 않고, 라틴 팝 유행에 발맞춘 이승훈의 첫 솔로곡 ‘Flamenco’의 비교적 정갈한 악기 구성과 언어유희는 전작의 ‘동물의 왕국’에서 이미 보여준 관악기, 의성어의 단순한 조합이라 새롭지 않다.

빠른 템포의 곡들이 미진한 데에 반해 사운드 스케이프의 부담을 던 느린 노래들이 앨범의 명맥을 지킨다. 어쿠스틱 피아노 반주를 기반으로 한 ‘Omg’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멜로디라인은 반복 청취를 가능케 하며 ‘우린 가랑비 속에 젖었지 / 걷잡을 수 없이 너는 커졌지’와 같은 섬세한 비유가 연인(혹은 팬들)에 대한 애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끄덕끄덕’ 역시 편안한 분위기의 승리다. 몽롱한 기운을 유지하는 간소화된 악기 구성이 자연스럽게 가사에 귀 기울이게 하고 사랑 고백을 담은 노랫말은 제법 시각적으로 상황을 묘사한다. 촘촘한 작사의 흡인력이 팀의 가치를 설득한다.

튼튼한 기본기를 갖춘 멤버들의 보컬과 랩은 일차원적인 멜로디를 실감 나게 표현하며 노래의 맛을 살린다. 가창력이 두드러지는 절창은 없지만 느린 템포, 빠른 템포를 오가는 적절한 완급 조절이 각 곡의 콘셉트와 조화를 이룬다. 무난하고 안정적인 짜임새. 그러나 확실하게 듣는 이의 쾌감으로 직결하는 음악적 소구점은 이번에도 부족하다. 개성 강한 멤버들로 뭉친 그룹에게 가공된 모습 보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수록곡-
1. Soso
2. Omg
3. 빼입어 (Dress up)
4. Flamenco (Hoony solo)
5. 바람 (Wind) (Yoon solo)
6. 끄덕끄덕 (Don’t be s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