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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If U Want It’ (2018)

테크노와 다크웨이브, 하우스와 힙합을 자유롭게 교배하는 그의 셋리스트는 세련된 댄스 플로어 위 확실한 메시지를 각인한다.

평가: 4/5

난 아무것도 몰라 – ‘If u want it’ –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와 이태원 클럽 피스틸(Pistil)에서 데뷔한 DJ 박혜진은 신중하고도 확실한 발걸음을 뗐다. 테크노와 다크웨이브, 하우스와 힙합을 자유롭게 교배하는 그의 셋리스트는 세련된 댄스 플로어 위 확실한 메시지를 각인한다.

박혜진의 케이 하우스(K-House)가 개성을 확보하는 지점은 단단한 랩에 있다. 예지의 가녀린 목소리가 이방인의 혼란을 직관적인 팝으로 담고 페기 구의 몽환적인 보컬이 복고적인 바이브 아래의 감칠맛을 더했다면, 박혜진의 랩은 두꺼운 킥 드럼과 함께 저돌적인 뮤지션의 의지를 형성한다.

간결한 정박의 비트 위 ‘내 메모장은 하나도 쓸모없어’라 읊조리다 ‘혜진아, 어서 여기 앉아 / 너 뭘 하고 있는 거야’라며 자아의 분발을 촉구하는 ‘If u want it’은 짧은 랩 파트가 비트 전체 무드의 큰 전환을 일궈내는 대표적인 예시의 트랙이다. 라운지 스타일의 피아노 루프를 반복하며 테크노를 끌어들인 ‘ABC’로 휴식을 취한 다음엔 ‘I don’t care’의 분명한 자기 선언과 다짐이 이어진다. 초반 킥 드럼의 엇박 배치를 통해 재미를 높이고 정박의 전개에서 랩을 배치하는 것이 흥미롭다.

묵직한 킥 드럼과 날카로운 신스, 사이드 스틱을 대비하며 다크웨이브의 불안을 전개하는 ‘Close eyes’에선 보컬에 짙은 잔향을 입혀 하나의 사운드 샘플로 사용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애플 뮤직에서 그를 소개하는 다운템포(Downtempo)에 가장 가까운 마무리 ‘Call me’에선 다시 목소리가 전면에 나서며 쓸쓸한 피아노 리프의 감성을 증폭한다.

아이폰 메모장의 좁은 화면으로부터 출발한 박혜진의 꿈은 멜버른 기반의 레이블 클립아트(Clipp.art)와의 계약과 아이디 매거진(i-D Magazine)의 호평, 2019년 세계 유수 페스티벌 참가로 점차 현실이 되어간다. < If U Want It >은 그 모든 것의 기반이 되어줄, 다부진 출발점이다.

내 삶 속에서 무엇이든 바랄 수 있어 – ‘I don’t care’ –

– 수록곡 –
1. If u want it 
2. Abc
3. I don’t care 
4. Close eyes 
5. Call me

By 김도헌

IZM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