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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The Bridge’ (2023)

★★★
노래를 통해 대중과 감성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순간을 확실한 현역으로서 앞으로도 누릴 것임을 예고한다.

평가: 3/5

데뷔 25주년을 맞아 정규 음반을 발매한 박정현은 소회가 가득했을 감정의 갈무리를 < The Bridge >라는 제목으로 담아냈다. 오랜 기간 활동한 베테랑 가수지만 이 앨범을 분기점으로 삼아 내일을 희망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가수의 음악을 지탱해왔던 가창력이라는 음악적인 자산을 놓지 않으며 그동안 함께한 팬들의 기대에 너끈히 부응한다. 박정현은 그의 열 번째 앨범으로 자신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그를 사랑해주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려 한다.

이를 위해 박정현의 보컬은 언제나 그랬듯 절정을 달린다. 어떠한 감정을 발하기 위해 냉정하게 계산하기 보단 치열하게 음악에 반응하며 자신의 재능에 몸을 맡기는 노래다. 데뷔 초창기 때에 비해 육체적인 기민함은 떨어졌지만 타고난 감각은 여전하기에 단점으로 여겨질 정도는 아니다. 외려 곡 전반을 이끌어가는 집중력은 성장한 모습이다. 스트링이 도드라지는 발라드 곡 ‘그대라는 바다’에서 곡의 역동성을 힘 있게 추동하는 그의 몰입이 잘 드러난다.

산뜻한 그루브의 곡들도 매력을 더한다. 격정적인 감정을 노래한 다른 곡들과는 달리 귀에 감기는 멜로디의 ‘Imma fly’와 가족을 이루는 행복을 노래한 ‘Let`s be a family’에선 가벼운 사운드로 기분 좋은 근사함을 만든다. 지금까지 박정현을 대표하는 곡들은 스케일이 큰 곡들이었기에 잔잔한 스타일의 곡들이 주목을 덜 받았다. 편곡이 전반적으로 힘이 빠지니 이렇게 깔끔한 곡들이 빛을 발한다.

< The Bridge >는 각 계절마다 싱글 혹은 EP를 발매하며 이를 묶어낸 음반이다. 이에 사계절을 완성하는 의미를 확보하지만 각기 다른 계절감의 곡들을 자연스럽게 엮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아쉽게도 이 앨범은 콘셉트나 스타일의 측면에서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하며 전혀 다른 계절감의 곡들이 모여야만 하는 당위를 제시하는 데에 실패한다. 때문에 풀 레인지로 들었을 때 트랙 간의 전환이 얼마간 갑작스럽다. 각각의 곡들이 지닌 완성도를 생각하면 이는 아쉬운 지점이다.

앨범의 얄궂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박정현은 < The Bridge >를 통해 그가 이야기하려는 바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가창력이라는 굳건한 음악적 기반, 가수를 사랑해주는 이들을 향한 애정, 소통의 가치에 관한 믿음이 이 앨범에 담겼다. 그는 오랜 기간의 경력을 자랑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이으며 새로운 성장을 암시한다. 노래를 통해 대중과 감성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순간을 확실한 현역으로서 앞으로도 누릴 것임을 예고한다.

-수록곡-
1. Intro: 걸음걸이
2. 그대라는 바다
3. Imma fly
4. 말 한 마디
5. 그대 품에 머물고 싶어라
6. 나의 봄
7. 이름을 잃은 별을 이어서
8. Only one
9. 하늘을 날다
10. Let’s be a family
11. 다시 겨울이야 (Full ver.)
12. Constellations
13. 겨울 할 일
14. Inertia
15. The magic I once had
16. Winter’s heart
17. 다시 겨울이야 (4seasons ver.)